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 활동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이란?

코로나19COVID-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있다.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에서 올해 10월에 발간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20: A Long and Difficult Ascent」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9천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극도의 박탈감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았다.
또한, 코로나19가 재확산됨에 따라 경기 회복이 위기에 처했으며,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당장 회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IMF, 2020). 즉, 세계 경제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항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적·물적 이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WHO(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에서는 올해 세계 무역의 규모가 2019년 대비 13%에서 최악의 경우 32%까지 줄어들 수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도 2019년 대비 13.5%에서 최대 36.2%까지 교역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무역 규모의 위축은 전세계 경제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Win-Win Growth’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이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호혜적 거래관계를 유지 및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공동의 경제활동(산업연구원, 2011: 9)”을 의미한다. 사실, 동반성장은 원래 학술적 용어가 아니라 정책 용어에서 비롯되었다.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 경제양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비전으로 처음 등장하였고, 이후 학계 및 산업계에서 동반성장의 개념 및 활동에 대하여 다양하게 정의하였다. 이를 요약하자면, “동반성장은 성과와 기회를 함께 나누는 공존의 원리로서 혁신과 창조력으로, 미래성과와 성장기회를 구성원 모두가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이자, 경제 주체들의 이성과합리성에 의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신영미·이찬호, 2018: 72)”이라 볼 수 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동반성장 활동 사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활동은 그동안 기업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민경제 선진화에 기여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동반성장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포스코POSCO, 삼성, SK, 그리고 현대차그룹차 그룹의 사례를 간단히 다루고자 한다. 먼저, 포스코에서는 지난 2018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이후, “기존 활동이 협력기업 경영안정이나 기술혁신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었다고 한다면,이에 더하여 안전·환경문제, 소재·부품·장비 국산하 등 산업계 난제 해결에 협력기업과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추구하는 보다 확대된 개념(이유경, 2019: 21)”으로서 ‘기업시민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해왔다. 기업시민 동반성장 활동은 ①개방형 소싱, ②하도급상생결제 시스템, ③성과공유확대, ④포스코형 생산성 혁신, ⑤혁신성장지원단, ⑥포유드림 잡매칭, ⑦기업시민 프렌즈라는 7대 브랜드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공생가치를 창출함과 동시에 공급망Supply Chain 전 차원에서, 환경·안전·지역사회공헌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자하며, 이를 통하여 강건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자 한다(Ibid.).
포스코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기업 및 혁신성장을 통한 포스트 코로나 재도약을 꿈꾸는 기업을 대상으로 ‘철강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철강상생협력펀드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철강업계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자, 지난 6월 한국철강협회 차원에서 추진한 것으로, 철강 관련 중견·중소기업 및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 자금 및 고용유지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 이를 위하여 포스코가 714억 원, 현대제철이 286억 원 조성에 참여하여 총 1,000억 원을 마련했으며, 기업 당 최대 10억원 한도로 시중대비 1.05%p 낮은 대출이율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청대상은 최근 1년 내 포스코그룹 또는 현대제철과의 거래 실적을 보유한 중소·중견 공급사 및 고객사 뿐만 아니라, 양사와 거래 관계가 없는 기업도 한국철강협회를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단, 운전자금용 대출만 지원 가능). 그리고 포스코에서는 철강상생협력펀드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상생협력펀드와 철강상생협력펀드를 중복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철강상생협력펀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 철강기업들에게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운전자금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특히, 철강상생협력펀드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조성한 것이 아니라, 업계 최초로 철강업계가 공동으로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포스코 동반성장 홈페이지; 포스코 뉴스룸 참고).
다음으로, 삼성에서는 그동안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경험을 활용하여,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3곳(E&W, 에버그린, 레스텍)의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제조 전문가들을 파견하였다. 삼성의 제조 전문가들은 마스크 기업들이 새롭게 설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기존에 보유한 생산 설비를 활용하여,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현장 제조공정의 개선과 기술 전수 등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일부 제조사가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금형을 확보하지 못하자, 직접 금형을 제작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마스크 생산량이 하루 4만개에서 10만개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그룹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하여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개를 기부하였다. 방역 용품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마스크 제조기업에 공정 개선을 도와 마스크 생산성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 마스크 부족 사태 해결에 일조하였다(삼성 뉴스룸 참고).
SK그룹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를 돕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하여, 월 6천억 원에 이르는 중소 협력사에 대한 납품 대금 지급을 월 3회에서 월 4회로 확대하기로 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상생프로그램을 통해 대금 지급 주기가 10일에서 7일로 단축되면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의 자금 회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급 정책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유지될 예정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중소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저금리 ‘동반성장’ 펀드에서 3,000억원, 그리고 무이자 ‘납품대금지원’ 펀드에서 700억 원 등 총 3,7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운영 중인데, 이 중 가용금액인 1,300억 원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협력사에게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중소 협력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여 향후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과 지역경제 살리기 등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SK뉴스 참고).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도 많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은 동반자인 부품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다양한 지원하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에 부품을 공급하는 350여 개 중소 협력사에 3,080억원 규모의 경영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였다. 또한, 지난 9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위아의 중소부품 협력사 3000여 곳에 총 1조 1,087억 원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였다. 이와 더불어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1차 협력사들도 2, 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여 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설, 추석 등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왔지만, 특히 이번 선지급 건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이 이번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통해 보다 긴요하게 자금을 운용하는데 기여했다고 볼수 있다(HMG Journal 참고).
코로나19는 세계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으로선 그 영향이 나쁜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앞으로 다가올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할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큰 기업이라고 해도 단일 기업 혼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경쟁력은 한 기업만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네트워크 능력에 좌우된다. – 찰스 H. 파인 교수 등은 기업의 진정한 핵심능력은 소재·부품 등을 공급하는 기업들로 연결된 공급사슬을 설계·관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 따라서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며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간다면, 이전보다 더 성장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