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기업시민 실천을 위하여: 커뮤니케이션과 사회공헌

 

 

 

 

기업시민의 핵심 가치는 정부-시장-시민사회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기업이 독립된 행위자로서 공존, 연대,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공존, 연대, 번영은 기업이 특정 인구 집단을 정책적 수혜자로 간주해 일방적 도움을 주는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업과 그 구성원이 기업시민의 내용과 가치를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다른 사회구성원과 상호 소통하고 협력해 성취될 수 있다. 이 글은 포스코가 내세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임직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체화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심층면접과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임직원들의 기업시민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공감도와 직장과 일상에서의 기, 봉사, 단체 참여 양상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현재 전사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기업시민 실천과 이를 둘러싼 내부 소통에 있어서 어떤 특징이 있는가를 알아본다. 궁극적으로 포스코 임직원의 기업시민에 대한 공유된 이해와 공감 수준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포스코의 경영이념으로 자리 잡은 기업시민을 임직원이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CSR이나 CSV가 주로 회사 차원에서 사회적 공헌과 책임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기업시민은 회사 차원의 실천뿐 아니라 그 구성원의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자발적 참여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기업시민 활동은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로 확산해 전체 사회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하며. 그 경우에만 기업시민 실천이 회사의 가치를 배가시키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즉 경영이념으로써의 기업시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행동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외부와의 연계도 강고해야 한다.

[그림 1]은 포스코 임직원들이 기업시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인식의 일면을 보여준다. 전체 응답자의 약 90% 이상이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인지하고, 이해한다(매우 잘 + 약간). 매우 잘 알고 있다와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65%와 59%로 나타나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인지도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91.1%, 여성 86.4%로 남성이 약간 더 높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이며, 20대가 가장 낮다(78.7%). 이해도의 경우, 직군별로는 생산/지원 직군의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88.5%). 직급별로는, 부장급이 가장 높으며(98.2%), 평사원이 가장 낮다(79.3%). 근무년수별로는 20~30년의 근무자들이 가장 높고(95.9%), 10년 미만 근무자들이 가장 낮다(77.1%).
기업시민을 알고 이해하는 것과 이에 공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업시민이 경영이념으로 뿌리내리고 향후 포스코의 전략과 조직문화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이를 납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림 2]는 경영이념으로써의 기업시민에 포스코 임직원들이 얼마나 동의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기업시민 공감도를 평가하기 위해, 기업시민 활동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먼저 “기업시민은 수익에 도움이 된다”에는 약 80%가 동의한다. 반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기업시민을 추진해야 한다”는 비율은 52%에 그쳤다. 또 “포스코 임직원이 기업시민을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93%로, 대부분의 임직원이 자발적 실천에 공감하였다. “포스코는 지역민에게 많은 기여를 한다”에 대해서는 약 90%가 동의한다. 요약하면, 임직원들은 포스코가 기업시민을 실천하는 것이 회사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동의한다. 단 사회적 가치 창출과 사회적책임에의 복무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업시민의 실천과 확산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회사의 안정적 운영과 성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림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인지도, 이해도와 마찬가지로, 공감도도 2-30대, 낮은 직급, 짧은 근무년수의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에서 낮게 나타난다. 이 결과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도입하고 조직 내부에서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제철보국’을 업의 핵심적 정체성으로 내면화한 4-50대, 직급이 높고 근무년수가 긴 임직원의 관점만으로는 젊은 세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 점을 고려해 향후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포스코 CCMSCorporate Citizenship Management Standards가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있는 3CContents, Channel, Consumer가 외부와의 소통만을 염두에 두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공감을 지향한다면, 그 현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내부 구성원에게 공감과 동의를 먼저 얻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이유로 구성원의 공감Compathy과 동의Consensus를 추가한 5C로 CCMS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개편할 필요가 있다. 부연하면 기업시민 관점의 컨텐츠를 발굴하고 재해석한Contents후, 이를 이해관계자 특성에 맞는 채널 운영으로 소통 품질을 강화함 Channel과 동시에 임직원과 외부 사회와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Consumer. 즉 기존 3C가 기업시민 사실 컨슈머Consumer 안에 내부 구성원의 공감과 동의가 일정 정도 구현되어 있기는 하나 외부와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각자의 역할과 목표가 분병하고 서로 차별적이니만큼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2C를 제안한다.

회사의 행위자는 직원이죠. 직원의 의식이 통일되고 방향성이 같이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게 회사의 미디어를 통해서만 달성이 될 수는 없을 듯하고, 먼저 직원들의 의식을 모을 수 있을만한 교육이 수행되어야 하지 않나? 직원들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해서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포스코 기업시민을 실천하는 아이디어를 늘 공유할 수 있도록 또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공유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실천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좋은 쪽으로 개선되어 포스코의 좋은 기업시민 문화가 생겼으면 합니다.
– 포스코 구성원 심층 면접

기업시민에 대한 이해와 공감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확인해봐야 할 사항은 과연 포스코 임직원들이 새로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포스코의 정체성을 대표해 온 ‘제철보국’과 얼마나 다르게 또는 같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기업시민과 제철보국이 동일한 개념도 아니고 서로 반대되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기업시민이
제철보국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계승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시민을 제철보국이나 과거에 등장했던 경영이념과 동일선상에서 이해하고 그 실천도 과거에 회사 주도로 해오던 것들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내부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제철보국은 희생이고 기업시민은 봉사와 나눔 아닐까요?
기존의 틀에서 탈피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단순 봉사에서 체께적인 활동으로 봉사자와 혜택을 받는 대상과의 교감과 보람을 느끼게 할 필요 있습니다.
– 포스코 구성원 심층 면접

[그림 3]은 제철보국과 기업시민 간 차이를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를 사회인구학적 특성별로 보여준다. 연령이 높을수록 기업시민과 제철보국을 다르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30대(3.06)와 50대(2.73) 두 집단 간 차이가 특히 크다. 근무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평균 3.16으로 가장 높고 포항이 2.80, 광양이 2.73으로 나타나 서울 근무자가 전반적으로 제철보국과 기업시민의 개념을 다른 것으로 이해한다. 직군별로는 경영/마케팅이 각각 3.06, 3.11로 다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고 생산계열 직군은 각각 2.75, 2.81로 그 경향이 비교적 낮다. 임원급이 3.24로 제철보국과 기업시민 간 차이를 가장 잘 알고 있다. 즉 기업시민과 제철보국 간 차이를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집단은 젊은 세대, 경영/마케팅 직군, 임원급 등이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제철보국을 오랫동안 내면화 해왔거나 생산계열에 속한 사람들이 그 둘 간의 차이를 잘 모르고, 제철보국의 연장선상에서만 기업시민을 이해한다. 그 이유를 찾아 기업시민의 확산을 촉진하고 공감을 강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정책 방향을 설정하면 좋을 것이다.
기업시민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으며 얼마나 공감을 얻고 있는지가 포스코 기업시민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중요하다면, 어떤 실천을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이유로 하고 있는가는 기업시민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 그리고 사회공헌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림 4]는 포스코 임직원들이 어떤 기업시민 활동을 얼마나 하는가를 보여준다.
‘기업시민 교육활동 참가’, ‘기부/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 ‘홍보 등 인플루엔서 활동’, ‘기업시민 탐구 활동’, ‘의견 및 아이디어 제시’, ‘기타’의 여섯 개 각각의 항목에 대한  참여 횟수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 포스코 임직원들은 ‘기업시민 교육 활동’, ‘기부/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 참여가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 네 개의 항목에 대해서는 일부만 제한적으로 참여하였다.
기업시민 활동 실천도에서 ‘기업시민 관련 강연 및 교양 교육과정 참가’는 응답자의 대부분이 1회 이상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 활동은 기업 자체에서 실시되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참여 횟수에 있어서 개인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기부‧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은 개인차가 큰데, 1-5회 참여자가 가장 많으며(43%), 6-10회(24%), 11-20회(23%), 21-50회(6%) 순이다. 대부분 최소 하나 이상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은 포스코와 그 구성원이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가를 반증한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기업시민이 경영이념으로 업무 방식, 조직문화, 구성원 상호작용에 착근될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의 높은 실천도는 기업시민 추진에 좋은 신호겠으나, 실천 유형 대부분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거나 제도적으로 권장되는 기부와 봉사 활동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분명하다. 즉 현재 포스코처럼 구성원의 참여와 봉사가 주로 조직 차원의 적극적 권유와 제도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경우 자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원봉사나 기부가 시민성에 기반한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추가적인 업무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이는 실천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에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봉사와 기부가 지역사회의 다른 주체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리매김하지 않으면 그 방식도 제한적일 수 있다. 자칫하면 기업시민 실천이 지역사회, 전체 사회로 이어지고 다시 회사의 이미지 개선과 경제적 가치의 증강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의 이상과 멀어지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또는 리더십의 변화에 따라 기업시민 활동 또한 부침을 겪을 수 있으며, 기업시민의 지속 가능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기업시민도입 초창기에는 회사가 뭐 하자고 하면 일단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지 금까지해오던 것인데 뭐가 다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회사에서 포장해서 하자고 하니 거부감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봉사활동은 관심사나 재능을 살린 동호회적인성격을 띠어야 활성화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참여나 지속성의 차원에서 그게 유리합니다. 봉사를 하고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 목욕시켜주고 이런 것들을하면 금방 지쳐요. 직원도 고령화가 되는데 힘들죠. 보통 회사에서 권유해서 하는데 이러니까 지속가능성이 없어요.
– 포스코 구성원 심층 면접

따라서 포스코 구성원이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의 맥락에서 전개하는 활동과 실천이 자발적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림 5]는 기업시민 활동의 자발성 분포를 보여준다. 전적으로 자발적인 경우가 52%, 평판, 보상, 경품 등에 끌려 참여한 경우가 17%, 참여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잠재적 불이익이 두려워서 참여한 경우가 20%이다. 비자발적 참여를 한 경우는 12%였는데, 이 중 5%는 직장상사 또는 동료 등의 권유로 인해 마지못해 참여하였으며, 나머지 7%는 자발적 선택의 가능성이 없이 의무적으로 참여한 경우였다.

기업시민 활동의 자발성은 세대 간, 직급 간 차이가 두드러진다. [그림 6]은 세대 별, 직급별로 자발성 여부를 살펴본 결과인데, 50대(61%)와 60대(73%)에서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대로 20, 30, 40대의 해당 비율은 각각 30%, 35%, 47%에 그쳤다. 직급별 응답 패턴도 비슷하다. 임원(90%) 대부분은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만, 부장(65%)과 과장(54%)이 전적으로 자발적인 비율은 이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평사원이 전적으로 자발적 참여를 하는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기업시민 실천이 자발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7]은 기업시민 내적 효능감과 애사심이 실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그림 7]의 그래프는 성, 연령, 직급 등 다양한 사회인구학적/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고려한 상태에서 도출된 분석 결과이다. 여기서 내적 효능감은 기업시민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확신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그림 7]의 왼쪽 상단은 효능감이 실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데, 효능감이 높을수록 기업시민 실천도 증가한다. 즉 기업시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실천도 더 한다. 그런데 포스코 임직원을 자발성 여부에 따라 세 개 집단으로 나누어 보면 그 양상이 달라진다([그림 7]의 오른쪽 상단). 전적으로 자발적이거나 반자발적(현실적인 이유로 참여) 집단에서는 여전히 효능감이 높으면 실천이 증가하는 반면, 비자발적(회사의 권유나 의무로 참여) 집단에서는 아무리 효능감이 높아도 실천이 증가하지 않는다. 애사심이 실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그러한 경향이 더욱 분명해진다([그림 7] 하단). [그림 7] 하단 왼쪽은 애사심이 높을수록 기업시민 실천도 전반적으로 많이 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자발적, 반자발적, 비자발적 등 세 집단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회사의 권유나 의무감으로 참여하는
자발적인 경우에는 애사심이 높으면 오히려 실천이 감소한다. 기업시민 효능감과 애사심이 기업시민 실천에 미치는 영향에서 나타난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포스코 임직원이 현 시점에서 조직 내부의 제도와 참여가 의무가 된 분위기 때문에 당장의 실천 수준이 높아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 자발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 기업시민활동과 실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게 새로운 슬로건이구나. 근데 회사에서도 기업시민만 관리하는 실이 새로 생겼고, 과거의 봉사활동과 뭐가 다르냐? 자발적인 참여의 문제가 아닐까? 회사 봉사활동은 예전에 셋 째 주 토요일 네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제는 조직이나 단체별로 신청하면 평일에 오후 세시부터 나가서 봉사를 할수 있게 해줍니다.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 나온 김에 뭘 해보자 이러면 강제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되니까요. 지금은 강제에서 반강제의 중간이 된 것 같아요. 자리를 잡아가면서 점차 온전한 자발적 영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죠.
– 포스코 구성원 심층 면접

일반적으로 기업시민의 이론적 층위를 두 가지 차원에서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사회적 책임의 실현자로서의 기업이다. 이는 기업시민에 대한 포괄적 정의에는 부족하지만, 기업의 자선적 활동과 사회적 투자를 기업시민의 중요한 요소로 만들어준다. 행위 주체로서의 기업이 행하는 다양한 지역사회 환원 활동, 봉사 활동, 교육 지원 활동 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기업시민의 맥락에서 중요하다. 둘째는 자유주의적 시민성 모델에 따른, 보다 포괄적 정의에서의 기업시민이다. 이 때 기업시민의 주체는 주주, 피고용인, 소비자들, 지역사회의 구성원을 아우르며, 기업에 속한 다양한 행위자들이 시민적으로 각성하고 실천하게 된다. 시민권 개념을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도로서 가능케 하고, 구성원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제공하고, 기업이 법인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정당화한다. 위의 두 입장 모두 기업시민을 실천하려면 기업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개인 차원에서 시민적 성찰과 각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포스코가 제철보국의 정신을 조직 내부와 전체 사회에서 실현하고자 지난 50여년 동안 꾸준한 노력을 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1% 나눔재단’같은 기부의 제도화와 각종 봉사 프로그램은 업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 제철보국이 지향하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능해 왔으며, 이 전통은 기업시민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시민이 제철보국과 차별되는 지점이 구성원의 시민성에 기초한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의 자발적 참여와 지속적인 실천이라는 점에서, 기업시민을 제철보국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고 각성과 변화 없이 하던 일을 계속 열심히 하는 것은 기업시민이 실현하려는 사회공헌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시민이 회사가 사회에서 적극적 시민성 실천과 시민권의 수호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시민 관점에서의 사회공헌은 내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회사가 권하거나 강제하는 기부나 봉사를 기업시민 실천의 전부로 이해한다면, 구성원의 실천은 수동적이고 비자발적인 참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에 의한 참여로는 지역사회나 전체 사회와의 연계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외부의 시각에서는 ‘그들만의 리그와 자화자찬’으로 보일 위험마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시민을 통한 선순환 – 회사는 기업시민 실천으로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창출하고, 회사는 경제적 이윤과 좋은 평판으로 보상받으며, 구성원들은 자랑스러운 조직에서 일한다는 자긍심을 가지는 등 – 의 가능성을 낮춘다. 구성원의 자발적인 실천을 촉진할 방안을 모색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해야 하며, 내부의 활동이 외부로 확장해 지역사회와 전체사회와의 연대로 이어질 방안을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포스코 라는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시민으로서 자신의 실천에 대한 성찰과 각성이 요구되며, 그 과정을 통해 기업시민의 목표가 개인 수준에서 기업차원에서 끊임없이 재설정될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