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기업시민 활동 사례의 유형화와 그 함의

 

 

 

 

변화된 사회와 기업의 사회적 역할

저성장, 고실업, 저출산, 고령화..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위기적 상황을 대표하고, 또 앞으로 더 어려운 시기가 다가올 것임을 나타내는 상징처럼 언급되는 말이다. 20여년전 IMF 경제 위기 이후 급격히 둔화된 성장율과 만성화된 일자리 문제는 선거를 통해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마다 해결을 약속한 1순위 과제였다. 약속은 있었지만 두드러진 성과가 없었기에 문제의 심각성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급속한 증가세를 보인 저출산과 고령화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와 복지 관련 비용의 증가를 가져왔고,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성장의 둔화는 이제 우리 앞에 불가피한 선택처럼 자리하고 있다.
사회 구조적인 어려움 뿐 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재난과 위험들도 국민들의 객관적 생활 환경과 주관적 삶의 질을 저하시켜 왔다. 아직 소멸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일상화된 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생활 필수품으로 만들었고, 이상 기후로 인한 문제들도 나날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오랫동안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거나 새롭게 나타난 문제들은 대부분 자연발생적이라기보다는 인간에 의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 사회의 위험을 danger와 risk로 구분한다. 벡의 구분에 따르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여러 위기적 상황은 과학기술과 같은 인류의 진보가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위적 위험에 해당하는 risk로 구분한다.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되었던 일들이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위험과 위기적 상황은 우리가 그저 감수하고 수용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일까? 극복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 울리히 벡은 우선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제도화된 공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들이 현실의 위기인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일상의 위험과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띨수록 그렇다. 하나의 역량이 아닌 모두에게 내재된 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공동체가 마주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뒤르케임E. Durkheim은 해체된 전통적 공동체를 대체할 수 있는 규범의 주체로 직업집단을 얘기한 바 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연결하며 새로운 계약에 기반한 규범의 정립과 실천을 통해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와 공간으로 직업인과 일터를 제시한 것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도 이러한 취지 속에서 나타난 것이다. ‘with posco’의 가치는 이윤 창출과 산업 발전을 위한 주체적 역할은 물론이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의 구현을 지향하고 있다.
이 글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포스코 기업시민활동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고, 활동에 대한 유형화를 통해 현재의 전반적인 지형을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활동 내용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 시점에서 우선 점검이 필요한 사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보다 효과적인 활동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요소에 대해서도 제언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기업시민의 개념적 이해

본질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게 공동체가 처한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사회적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적어도 오래전부터 기업이 사회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하나의 생태학적 존재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다(이상민·최인철, 2002). 아울러 현대 자본주의의 기본적 환경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도 쉽게 수용되는 바이다. 시장 경제 속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이 점차 증대함에 따라 기업은 하나의 경제 주체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특히 장기화된 위기 상황은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많이 요구한다. 기업 본연의 존재 목적인 안정적인 이윤 창출과 함께 공생의 가치 속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영역의 위기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복잡성이 심화되는 문제에 기업과 사회의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체계화 및 조직화에 대한 인식과 자각이 나타난 것이다.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타난 개념이다. 주성수(2003)는 먼저 기업시민정신이란 기업의 핵심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바탕으로 사회적 투자와 사회공헌프로그램에 의해 공공정책에 관여하는 사회공헌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기업시민정신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기업을 시민기업Civil Corporation으로 지칭하며, 기업 내부의 가치와 역량을 효과적으로 개발해서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에 사회적, 환경적 목표를 설정하는 학습과 행동의 기회를 충분히 이용하는 기업으로 제시했다.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으로 기업은 효율중심의 관료제적 조직운영이 표편화 되면서 인류애적 가치와 배려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기업시민은 불가피한 시장경쟁을 인정하지만 기업이 공동체적 협력과 자애를 중요한 가치로 수용하고, 국가의 강제력을 시민권 증진을 위해 조정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자각 속에서 발현된 개념이다. 즉, 국가-공동체-시장의 교차점에서 경제적 가치와 활동을 넘어선 총체적 가치 추구를 통하여, 공동체와 더불어 상생을 모색하고 국가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곳을 배려하며 궁극적으로 인류의 공존과 공영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기업의 비전이라 할 수 있다(송호근, 2019).
송호근(2019)은 기업시민을 시민이 아니지만 시민이어야 하고, 시민권은 부여받지 못했지만 시민권 증진에 앞장서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며, 기업의 현실 위치는 시장에 있지만 그것이 지향할 행위와 비전은 정치사회에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구체적으로 시민권 보호와 향상을 위한 기업시민의 역할을 3P, 즉 참여Participant, 공여Provider, 촉진Promoter로 정의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차원과 방식으로 기업시민에 대한 개념화가 가능하다. 포스코에서는 포괄적으로 ‘기업에 시민이라는 인격을 부하여 현대 사회 시민처럼 사회발전을 위해 공존·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체’로 개념화 하고 있다.

좀 더 간명한 논의 전개를 위해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차원의 기업시민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기업이 하나의 주체이자 행위자로서 시민적 역할을 담당하는 차원이다. 기업이 시민적 주체라는 자각에 기반하여 공생과 공영, 공정의 가치 속에 사회 내다른 주체 및 행위자들과 관계 맺으며 활동하는 것이다. 이 때 기업에 시민이라는 표현을 적용할 때에는 자격이나 지위로서 ‘시민권’의 의미보다는 시민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미덕이나 규범적 기대로서 ‘시민됨’의 의미가 보다 적절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기업 내 구성원들의 인식과 조직 문화의 형성에 있어서의 시민적 의미이다. 기업 내 구성원들이 시민적 자질과 역량위에 조직 내 기본적 업무를 처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공감하며 공공의 선을 위한 활동에 능동적 주체로 역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기업과 기업 구성원들이 시민됨의 의미를 자각하고, 공공선의 추구와 공공재의 확충, 공익적 목표를 위한 협력적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 및 기여하는 것을 기업시민이자 기업시민적 활동이라 할 것이다.

 

포스코와 기업시민

창사 이래 포스코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기치아래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기여를 해왔다. 우수하고 경쟁력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도모함은 물론, 국가 미래를 위한 인재 양성과 지역 사회의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적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이다.
여기에 더하여 포스코는 2018년 ‘기업시민’의 이념 정립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제시했다.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배려와 나눔의식을 기반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기업시민의 이념을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의 주체들과 지향하는 주요 가치를 제시하였다. [표 1]은 포스코 기업시민의 세 가지 영역의 주요 주체와 지향 가치를 요약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성 혹은 시민적 자질과 관련하여 다양한 논의 속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요소, 즉 참여, 관용, 배려와 인정, 소통, 합리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내용도 부가하여 정리하였다.

 

포스코 기업시민 활동 사례 분석:평가 척도와 활동 유형화

일반적으로 평가는 행위 및 과업에 대한 측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측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는 성과에 대한 파악과 함께 향후의 계획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한다. 윌리엄 톰슨W. Thompson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개선할 수 없다’라고 얘기하며 평가에 있어 측정의 절대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평가시 당연하게 여겨지는 측정의 문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측정강박이다.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도 성과를 측정해 공표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느끼는 압박을 측정강박이라고 한다.
즉,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꼭 측정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며, 측정되는 항목은 우리가 정말 알고자 하는 것과 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측정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과도한 측정과 부적절한 측정이 문제다. 그 배경에는 과업에 대한 책임성과 투명성에 대한 강박도 작용한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활동에 대해 살펴보는 이 글에서는 계량적 방법에 의한 활동 별 측정과 평가는 유보하고자 한다. 그 이유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기업시민 활동의 내용적 특성에 기인한다. 기업시민 활동이 사례별로 매우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어 한정된 평가틀로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사업 초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리 설정된 평가 지표는 새롭게 시도되는 혁신적, 창의적 시도를 제한 할 수 있다는 점1 때문이다. 또한 평가를 위해 불가피하게 장기적 목표보다 성과가 확인되는 단기적 목표에 가치를 두게 된다.
사업 초기이자 다양한 성격을 가진 기업시민 활동이기에, 측정의 실손을 따졌을 때 손익이 크다고 판단되어 개별 사례에 대한 계량적 측정보다는 유형화를 통해 전반적 지형을 파악하고자 한다. 지형의 파악은 두 가지 효율성 제고의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는 중복적인 성격의 사업들을 파악하여 연합 혹은 통합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다른 하나는 이질적인 활동 내용이지만 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성과를 창출하거나, 서로 다른 사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추출하기위해서다.
우선 유형화를 위한 기준의 검토가 필요하다. 아래의 다섯 가지 유형화 기준을 우선 검토하였다.

다양한 유형화의 기준이 존재하지만, 노부호(2000)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두 가지 기준에 의거하여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바 있다. 먼저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부분적이냐, 체계적이냐에 따라 ‘자선’과 ‘투자’로 나눌 수 있고, 기업의 핵심역량과의 연관성 여부에 따라 ‘사회적’인가, ‘전략적’인가로 나눌 수 있다. 가령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원과 같이 시혜적 차원에서 기부하는 것은 ‘사회적 자선’에 해당되고, 기업의 핵심역량과 관계없이 사회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때 ‘사회적 투자’가 된다. 도한 기업의 핵심역량을 이용해 사회문제의 해결에 부분적으로 기여할 때 ‘전략적 자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자신만의 특화된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체계적 변화를 추구하기위해 직접 참여하는 것은 ‘전략적 투자’로 구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위의 논의 내용과 다섯가지 기준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업무연관성과 관련된 ‘사업의 성격’과 ‘참여/수혜대상’을 기준으로 네 가지 유형화 영역을 마련하였다. 즉, 그룹사별 기본 업무의 성격과 관련성 여부에 따라 일반적 사업과 특화사업으로 구분하고, 특정한 지역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에 따라 광의의 사업과 협의의 사업으로 유형화했다.

포스코 기업시민 활동 사례에 대한 조사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계열사별 홈페이지, 언론 보도 내용, 관계 자료 요청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실시하였다.
주요 조사 항목은 활동 목적 및 내용, 참여 범위, 수혜 대상, 지역 및 이해관계자에 대한 파급효과, 최초 시작 시기, 지속성 여부, 경제적 가치와의 연관성 등이었다.
분석 내용을 요약하면, 조사된 사례 수는 총 84개였고, 유형별 구성 현황은 다음과 같다.

한정된 지면의 사정상 여기에서 각 영역에 속하는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기는 어렵기에 간략히 유형화의 결과에서 나타난 바를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영역은 D영역으로 전체 활동의 35.7%를 차지하고 있었고, B영역은 가장 적은 비중인 8.3%로 나타났다. 주업무와 연관은 적지만 예전부터 시행해 온 사회공헌 활동에 기반을 둔 A+C 영역의 비중은 36.9%, 주업무와의 연관 속에 이루어진 활동은 44% 정도를 차지했다. 그리고 참여 및 수혜대상에 있어서는 한정된 지역과 대상에 대한 활동이 62%인데 반해, 보편적 대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활동은 19%로 나타났다. 활동의 취지와 내용에 따라 대상의 타겟팅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대상의 범위는 사업의 목적에 맞춰 구성되면 될 것이다. 다만, 시민적 성찰 속에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사업이 운영되지만,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업무 연관성이 높은 특화된 활동이 늘어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검토 및 논의

기업시민은 사회적 쟁점을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스스로 참여하고, 시민참여를 촉진하는 행위자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시민성 배양과 시민권 증진에 기여하는 어떤 행위라도 실행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된다면 기업시민활동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포스코 기업시민 활동 사례에 대한 조사 및 분석에서 나타난바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성공적인 기업시민 활동 정착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기업시민 거버넌스의 구축이 필요하다. 사업의 성격상 그리고 사업의 시행 초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보다는 활동 주체간 협력이 효과적이다. 우선 그룹사별 특화된 성격의 과업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적인 사업의 경우, 활동 주체간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또한 각 그룹사별 독자적인 역량의 공유를 통해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과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그룹사의 다양한 경험과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강화하여 모범적 사례의 성공요인을 검토 및 학습하는 것도 적극 모색할 만하다.
당분간 서열을 전제로 한 사업 평가는 유보하는 것이 적절하다. 경쟁보다 협력이 효과적이고, 사업의 내용과 목적이 다른 만큼 제한된 척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성과 측정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다만 수혜 대상 및 관계자의 평가를 사업에 대한 성과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적극 고려할만한다. 그 과정에서 사업의 목적 달성 여부 및 취약 요소에 대한 보완도 가능 할 것이다. 물론 일정 기간 경과 후 기업시민 관련 사업의 정착이 안정화된 후에는 계량화된 지표의 설정과 효과에 대한 평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사업의 시행 이전에 우선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수요 파악이 다각적으로 필요하다. 수혜 대상의 필요를 과거의 경험에 기반하여 미루어 짐작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원하는 바에 대한, 기본적needs에 기반한 활동이 사업의 효과성 제고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필요 부분에 대한 적소의 발견이 성공적 사업 운영의 기초가 될 것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볼 때, 본원적 업무와 연관성을 갖는 기업 시민활동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활동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 업무와 관련된 차원에서 지원 및 참여 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것이 봉사, 자선활동 등 일반적인 차원에서의 사회공헌 행위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나 주민들의 필요에 따른 일회적/단기적 행사나 프로그램의 운영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이 주 업무와의 연관성 속에 마련되고, 기업 경영 속에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안착될 때 그 의의와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외적 활동과 함께 내부적 인식 고양을 위한 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 즉, 기업시민 인식의 내재화와 체질화의 문제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이라는 이념이 대외적으로 이해되기에 앞서, 조직 내 구성원들이 기업시민에 대해 이해하고 회사와 본인의 목표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능동적 행동이 제외된 기업시민활동은 결코 지속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식의 변화는 단기간에 마련되기 어렵다. 시민성 혹은 시민적 자질과 역량은 과정적 지식보다는 체험적 가치의 성격이 크다. 기업시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학습의 기반위에 생활 속에서 시민인식이 체화되도록 지속적 관심과 제도의 보완이 마련되어야 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