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동반성장 활동의 성과와 미래

 

 

 

 

동반성장활동 히스토리

필자가 포스코에 입사한 90년대 우리사회를 관통했던 키워드 중 하나는 세계화 다른 말로 국제화Globalization 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사상에 기반하여 급속도로 확산된 글로벌화 트렌드에 따라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당시에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그때도 중소기업청 주도로 중소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지원 및 육성정책을 추진했으나,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관점의 정책 추진은 드물었다고 본다.
대한민국이 세계화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고, 이후 우리 경제는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해 구조조정 등 처절한 노력을 해서 빠른 시간 내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그러나,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중소기업 간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따라서 당시 참여정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즉 동반성장을 국가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게 된다. 2004년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을 설립했으며, 당시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은 “정부는 지원자 역할을 하고, 대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동반성장을 추진한다”는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정부가 많은 부분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초창기 동반성장 활동은 정부가 먼저 정책방향을 제시한 후에 대기업들이 따라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2004년 성과공유제를 자발적으로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대기업 중 최초로 중소기업 납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하는 등 선제적인 활동을 추진하여, 산업계 동반성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한편으론, 198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공급사슬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이론이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한국에 소개되면서 기업의 경쟁력은 단일기업만이 아니라 그 기업을 둘러싼 Supply Chain 전체의 경쟁력에서 나온다는 개념이 산업계의 컨센서스로 자리잡으면서 동반성장 활동에 대한 이론적인 뒷받침을 하게 된다.

 

기업시민 동반성장의 개념

그동안 대기업의 동반성장 활동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은 계속 커져왔고, 최근 들어서는 안전이나 환경문제에 대한 대기업의 책임론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성과공유제로 대표되는 포스코의 동반성장 브랜드는 성과공유제가 타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차별성이 다소 둔화되었으며, 한편으론 철강산업의 특성상 안전, 환경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배경하에 기업시민 경영이념에 걸맞는 수준으로 동반성장 활동을 Jump-Up 하기 위해, 금년부터 “기업시민 동반성장” 활동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기업시민 동반성장은 “기존 활동이 협력기업 경영안정이나 기술혁신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었다고 한다면, 이에 플러스해서 안전·환경문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 산업계 難題 해결에 협력기업과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추구하는 보다 확대된 개념”이다.

기업시민 동반성장은 [Open & Fair] 거래 기업과 공정하게 거래하고, [Innovation]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되 안전·환경을 강화하고, [Community] 제철소가 소재한 포항 및 광양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세가지를 주요 활동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3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핵심이 되는 7개 프로그램을 선정해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Open & Fair 공정거래

동반성장 활동은 대기업과 협력기업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신뢰는 무엇보다 거래당사자 간의 지속적인 공정거래 관행을 통해 축적된다.
거래의 기본적인 두가지 요소는 어떤 거래 상대방과 어떤 계약조건으로 거래 하느냐이다. Open & Fair는 거래 상대방을 선정할 때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는 개방형 구매를 하고, 계약 및 이행단계에서는 납품한 제품에 대해 제값 제때 주기를 실천하겠다는 것을 주요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① 개방형 구매 (e-Catalog 시스템)
포스코는 모든 종류의 거래에 100% 경쟁원칙을 적용하여, 누구에게나 공평한 거래 기회를 주고자 한다. 특히, 금년 7월에는 On-Line 물품홍보시스템인 e-Catalog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하여, 포스코와 거래관계가 없던 기업들도 보다 손쉽게 포스코와 거래를 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스템 가동 전에는 포스코와 거래를 원하는 기업은 신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제철소 사용부서를 일일이 방문해야 했다. 따라서, 기존에 거래관계가 없었던 회사는 어떤 부서를 찾아가야 할지 잘 몰라서 납품에 어려운 면이 있었다.
e-Catalog시스템 가동 이후에는 거래를 원하는 기업이 제품을 시스템에 등록하면 포스코 구매부서와 사용부서가 제품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구매까지 하게 된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포스코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제품을 손쉽게 홍보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고, 포스코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검토해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스템 가동에 대해 공급사들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며, “신규 품목을 공급하려면 어디로 찾아가야 할지 몰랐었는데, 공식 창구가 생겨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7월 가동 이후 시스템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10월 말까지 1,589개 제품이 구매품목으로 등록되었고 그 중 778개 품목에 대해 구매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② 제값 제때주기 (최저가 낙찰제 폐지, 하도급 상생결제)
포스코는 협력기업에게 합리적인 마진을 보장하기 위해 구매품목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입찰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작년 4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설비자재구매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였고, 그 대신에 저가제한 낙찰 등 다양한 방식의 공정거래형 입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저가제한 낙찰은 포스코의 기본적인 입찰방식으로 과도하게 저가로 투찰한 입찰사는 낙찰에서 제외하여 공급사간 출혈경쟁을 방지하는 입찰방식인데, 포스코 입장에서도 덤핑 낙찰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품질불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가제한 낙찰방식을 확대한 이후 공급사들은 “덤핑투찰이 확연히 많이 줄었다”는 반응이며, 포스코에 납품되는 자재의 불량률도 계속 감소하고 있어 품질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가격에 따라 공급자가 정해지는 시장매커니즘과 상생협력을 조화롭게 운영한다는 기본방향 아래, 덤핑투찰은 방지하되 입찰에서 건전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균형 있게 제도를 계속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구매물품의 특성에 따라 시장가경쟁 낙찰제, 총비용평가 낙찰제를 병행하여 적용하고 있다. 시장가경쟁 낙찰제는 적정한 가격에 가장 가까운 금액으로 투찰한 회사로 낙찰하는 방식인데, 소규모 공사계약에 적용한다. 공사계약에서 공사품질을 확보하고, 특히 공사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시공사에 보장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총비용평가 낙찰제는 입찰가격 뿐만 아니라 품질, 운영비 등 총비용을 계산하여 낙찰사를 선정하는데, 공급사별로 품질에 차이가 많이 발생하고 운영비가 발생하는 플랜트 구매에 많이 활용된다.

포스코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2004년 중소기업 대상으로 100% 전액 현금결제를 시행하여 산업계의 어음지급 관행을 개선하는데 기여했고, 현재는 매주 2회 대금을 지급하여 공급사가 대금을 청구하고 수령하기까지 4.3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2차 공급사는 1차 공급사의 자금사정 때문에 대금을 어음으로 받거나 또는 늦게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포스코는 두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첫번째는 500억원 규모의 현금결제 지원펀드로 2017년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 펀드를 활용하면 1차사는 일정 금액을 무이자로 대출받고, 이를 재원으로 2차사에게 납품대금을 30일 이내 현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그리고, 두번째는 공사계약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하도급 상생결제 시스템으로 민간 기업 중 최초로 금년 6월 도입하였다. 2차사로 지급되어야 할 금액은 1차사를 거치지 않고 2차사로 직접 지급하여 2차사가 기한 내에 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1차사에게 2차사로 직접 지급되는 금액의 0.1~0.2% 만큼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며, 포스코는 현금결제 지원펀드를 활용하여 무이자 대출을 해줘서 상생결제가 활성화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Innovation 혁신성장 지원

동반성장을 다르게 표현하면 “相利共生” 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대시켜 나가야 글로벌 경쟁에서 포스코와 협력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우리 산업생태계가 승자가 될 수 있다. 상리공생을 구현하기 위해 포스코는 먼저, 중소기업 생산성 혁신지원과 각종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의 역량향상을 지원하고, 이렇게 향상된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공유제 과제를 공동 수행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파이를 키우는 활동을 하고 있다.

③ 포스코형 생산성혁신 지원 (QSS 혁신활동,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중소기업연구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인당 생산성은 대기업의 33%에 불과하다. 이러한 생산성 격차는 대중소기업 간 수익율 격차, 나아가 직원 임금의 격차를 유발한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생산성향상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197억원을 출연하여 876개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활동 및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였으며, 제조혁신 활동은 포스코 고유의 생산현장 혁신기법인 QSSQuick Six Sigma혁신툴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부터는 2단계 사업으로 5년간 총 200억원을 출연해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구축과 QSS혁신활동을 각각 500개 회사씩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QSS혁신활동을 통해 중소기업의 체질을 먼저 개선하고, 그 위에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설치하는 ‘포스코型 생산성혁신’ 방식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QSS혁신활동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회사당 평균 77백만원의 재무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마트공장구축 지원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중소상생형 스마트공장구축지원사업’에 참여하여 회사당 지원규모를 기존의 2천만원에서 최대 1억7천만원까지 높여 ERP, MES 시스템 설치 등 전사 차원의 스마트화도 가능하게 되어 지원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④ 성과공유제 활성화 (BS+)
성과공유제는 포스코와 협력기업이 공동으로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이며, 포스코는 공급사에 현금보상 또는 장기간 물품구매로 성과를 보상하고 있다. 성과공유제를 통해 공급사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익률 향상 및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고, 포스코 또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 효과를 보고 있다.
작년까지는 재무적인 성과가 있는 과제를 위주로 추진하였으나, 금년부터는 재무적인 성과측정이 어려운 환경, 안전 분야에서도 다수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생산현장의 안전 Risk를 없애는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서, 환경 친화적 안전 친화적인 제철소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최근 문제가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관련하여 포스코의 국산화율은 88%로 비교적 높은데, 성과공유제가 이에 한 몫을 했으며 앞으로도 국산화 과제를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⑤ 혁신성장지원단
혁신성장지원단은 기술, 안전, 환경, 혁신 등 포스코 부서별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해서 협력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제철소의 설비관리를 담당하는 설비기술부는 공급사 및 고객사의 설비점검 및 개선을 지원하며, R&D 부서인 기술 연구원은 협력기업에게 기술 컨설팅과 시험설비 사용을 지원한다. 중소 협력기업의 개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프로젝트 수행형, 컨설팅형, 교육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Community 지역사회와 상생

포스코는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활동을 통해 제철소가 소재한 포항, 광양 지역사회의 어려운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⑥ 기업시민 잡매칭
포스코는 청년 구직자에게 직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고, 채용 소요가 있는 협력기업으로 취업까지 연계하여 지원하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05년부터 운영해왔다. 포스코의 협력기업에 현장기술직으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포스코 교육시설에서 2개월 간 직장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 후, 채용이 필요한 협력기업에 매칭하여 취업을 알선한다. 협력기업들은 “중소기업이라서 신입사원 채용 및 교육에 어려움이 있는데, 포스코가 대신 신입사원 교육을 해주고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금년부터 교육 인원을 기존의 120명에서 200명으로 확대하였다.
또한, 금년부터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실시 중인 ‘기업실무형 취업교육’ 수료자와 우수 협력기업을 매칭하는 “채용 전제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실무형 취업 교육은 구직 청년에게 취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역량을 교육하는 3주 합숙 교육과정으로, 포스코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 수료생 중 포스코 협력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3개월간 인턴십 과정을 제공하여 정식채용까지 연계하며, 포스코는 3개월 간의 인턴십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⑦ 기업시민 프렌즈
‘기업시민 프렌즈’는 포스코의 협력기업들이 포항, 광양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안전ㆍ환경 개선 활동 등을 추진하기 위해 발족하였으며, 포스코의 기업시민 활동이 지역사회로 자발적으로 확산된다는 데 의미가 크다. 포스코는 기업시민 프렌즈 활동에 필요한 재원을 협력기업과 공동으로 1:1 매칭지원하고, 포스코 직원들이 노력봉사활동에 같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
금년 6월 포항과 광양지역에서 발대식을 가진 후, 취약계층 대상 희망의 집짓기, 지역 어린이센터 수리, 추석 맞이 음식 나누기 등의 활동을 추진했으며, 내년부터는 지역사회의 안전·환경 개선 등 비즈니스 차원의 활동에 보다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동반성장 활동의 미래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저수익 수축사회로 진입하고, 공급과잉이 일상화되는 경제여건에서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의 중요한 세가지 요소를 든다면 제품개발R&D, 생산현장, 그리고 Supply Chain이라고 할 수있다. Supply Chain 경쟁력 향상은 협력기업과 상호 신뢰를 토대로 협력기업의 역량을 향상하고, 나아가 같이 나눌 수 있는 파이를 키우는 가치 창출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즉, 동반성장 활동은 대기업의 일방적인 시혜 차원 활동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상호 호혜적인 활동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사를 원가절감의 대상이 아니라 ‘기술혁신의 파트너’로 보고 Open Innovation을 통해 서로 발전하는 길을 모색해야 나가야 한다.
포스코는 기업시민 동반성장 활동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공생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Supply Chain 전체 차원에서 환경·안전·지역사회 공헌과 같은 사회적 가치도 함께 추구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강건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자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