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혁신가로서의 기업시민 포스코

 

 

 

칼럼니스트 리안 아벤트는(Ryan Avent) 그의 책 ‘인류의 부(The Wealth of Humans)’에서 “당신이 당신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었을 수는 있지 만, 당신의 부는 사회로부터 나왔음을 기억하라”, “빌 게이츠의 성공에서, 그당시 정보와 생산을 결합시켜 부를 만드는 환경이 빌 게이츠 개인보다 훨씬 중요한 역 할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즉, 빌게이츠의 성공은 환경이 이미 조성된 상황 속에 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환경이 빌 게이츠의 노력이나 재능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다. 이것을 바탕으로, 부를 창출함에 있어 환경 및 사회에 대해 우선적으로 인식해 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찰리스 린드블럼(Charles E. Lindblom)의 책 ‘정치와 시장(Politics and Markets)’에 따르면, 기업은 기본적으로 ‘특권적 위치(Privileged Position)’를 가 진다. 그에 대한 근거로써, 기업은 활동 자체가 투자와 고용(경제성장과 일자리)을 창출하는 주체라는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권의 재창출을 원하는 정부에 구 조적인 힘(Structural Power)을 갖기 때문이다. 기업의 구조적인 힘과 그 힘을 둘러싼 정부, 정치인, 국민들이 있고, 기업이 이들 에게 구체적으로 대응함에 따라서 기업과 사회간의 관계가 형성 될 수 있다. 일반 적으로, 국민들은 경기가 좋을 때에는 정부에 보다 많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규제의 신규 도입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Vogel, 1989). 한국에 적용되는 예로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융/보험 계열사 의결권 제한 제 도가 있다. 경기상황과 규제의 강화/약화의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한국에서도 동 일하게 적용이 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참고로 하여, 포스코는 ‘기업을 둘러싼 사 회·문화적 환경이 변화해서 본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기업 성공모델의 근본적 인 전환이 필요’(4월 1일 창립 기념사)하고 그러기 위해서 ‘Business with POSCO · Society with POSCO · People with POSCO’를 최정우 회장이 제안한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마치 1960년대 미국의 대기업이 처한 상황과 유사하다. 드러커는 당시 미국의 대기업이 처한 환경 속에서, 대기업 경영진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를, ‘기업가의 정책혁신가로서의 역할’로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미국의 대기업과 경영진은 이전에는 기업의 책임이라 여겨지지 않았던 4개의 영역에서 도전을 받고 있고, 그러한 4가지 영역에서 혁신가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이 여전히 미국사회에서 중요한 하나의 제도(institution)로서 역할을 할지 여부가 정해질 것이다.” (Drucker “Big Business and the National Purpose”in HBR, 1962).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서 설명하면, 첫째, 단순히 개별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미국의 능력을 위해서 기업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고착되어 있는 미국의 임금과 일자리 관련 정책의 원칙을 바꿔야 하며, 경영진들은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지도자로서 역할 해야 한다.
둘째, 대기업은 기술과 비즈니스 관행에서 뿐만 아니라, 정책혁신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당시, 국방 · 장치 · 대규모 조달과 같은 영역에서 대기업 두 곳이 입찰담합을 한 사례가 있었다. 그 이후, 이전과는 다른 자유롭지 않은 시장(Semifree Market)이 등장하고,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서 기업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떤식으로 가격을 결정해야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다. 정부에 맡기거나 경제학자들에 맡길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모범을 보여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셋째, 거대기업에 대한 경영은 개별적인 기업이나 경영진, 혹은 주주의 사적인 이해관계 보다는 공공의 이해관계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둔감한 최고경영진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제약하는 규제에 의해 포위될 것이다. 넷째, 공공은 대기업 경영진이 기업가이면서도 전문직(Professional)이길 바라는 요구에 걸 맞는 행동수칙을 개발하기를 기대한다. 기업의 이익 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개선시키는데 경영진이 역할을 할 때 충분히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책혁신가로서의 기업시민 포스코는 포스코만이 할 수 있는 선도적인 노력을 찾아야 한다. 향후 한국형 모델 구축 노력에 참고할 만한 두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독일 아우스빌둥(Ausbildung, 쌍둥이 교육)시스템의 사례가 있다. 아우스빌둥 시스템이란, 학교에서의 이론교육과 기업현장에서의 실습교육의 결합을 말하며, 2004년 독일의 교육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직업교육에 관한 협의서를 채택하면서 본격화된 최신의 시스템이다.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풀게 하는 방식으로 각 기업 스스로 직업훈련센터를 구축해오고 있다. 독일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청년은 130만 명이며, 독일이 매년 아우스빌둥에 들이는 비용은 연간 108억 유로 (16조원 상당)로 GDP의 0.4%에해당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서, 독일은 통계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3퍼센트에 불과하고, 이들을 제외한다면 청년 실업률은 4.9퍼센트로 올라간다고 한다. 아우스빌둥시스템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지만 한국이 참고해야 할 모델임은 분명하다.
다음 사례로, 특정분야의 실무형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에콜42는 프랑스에서 2013년에 개교한, 학비도 교수도 없는 특수 인력양성 아카데미이다. 온라인으로 학교가 제시한 프로그래밍 과제를 스스로 수행하면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형태이며, 프로젝트는 실력과 관심 분야를 고려해 학생마다 다르게 구성한다. 포스코가 특정한 영역에서 교육을 하는, 특히, 제철 생태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에콜 42와 같은 교육기관을 설립해 혁신가로서의 역할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