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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민 뉴스레터 <온;기(따뜻한 용기)> 섹션 첫 회로 포스코히어로즈 이수형씨를 인터뷰하였다. 포스코히어로즈펠로십은 포스코청암재단에서 2019년 제정한 장학프로그램으로 화재진압이나 인명 구조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앞장선 의인을 선발하여, 의인이나 의인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는 포스코가 의인들의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고자 포스코그룹 취업기회를 제공키로 했는데, 이수형 씨가 포스코휴먼스에 채용되어 3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사진설명) 포스코히어로즈 이수형씨

이수형씨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근황을 말씀해 주세요.
포스코히어로즈 특별채용으로 이번 3월부터 포스코휴먼스 클리닝센터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제주에서 포항으로 생활 터전을 옮겼습니다. 아들이 곧 중학생이 되어 교육환경 차원에서 제주를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포스코에서 취업 제안을 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저는 원래 서울 출신이지만 서울은 좀 살기가 너무 팍팍하다는 생각에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거든요. 다시 뭍으로 올라가더라도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포스코에서도 근무지를 서울과 포항, 광양 중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주셨는데 포항을 선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딱 제가 생각하고 있던 그런 새로운 터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젊은 시절 잠깐 해보았습니다만, 인생의 대부분을 자영업자로 살아왔기에 주위 분들이 늦은 나이에 조직생활을 잘 할 수 있겠냐며 걱정을 많이 해 주셨어요. 저는 직장생활도 해봤고 자영업도 해보았기 때문에 양쪽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지 않겠냐라는 생각입니다(웃음).
포스코휴먼스 기업문화도 마음에 들고 다들 너무 잘 챙겨주셔서 정년까지 잘 다녀볼 각오입니다(웃음).

지난 화재사건 선행 이후로 삶이 많이 변화셨죠?
여기저기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포스코청암재단을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상도 주시고 해서 정신이 없었죠.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유명인의 고충도 잠시 알겠더라고요(웃음). 사실 화재사건 직후에는 밖에서 마음 편하게 술 한잔 하기도 부담이 되었어요. 주위에서 저를 그렇게 좋게 보아 주시는데 혹시나 술에 취해 실수라도 해서 실망을 시켜 드리면 어떡하나 하고요(웃음)

(사진설명) 포스코히어로즈 이수형씨와 가족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 의협심이 강하셨다거나 어린 시절에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어린 시절에는 그냥 조용한 아이였어요. 운동은 좀 좋아했죠. 군 입대하기 전까지는 몸이 많이 말랐었고 내성적인 성향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바꿔보려고 군에 자원입대 하면서 활동적인 성향으로 많이 바꼈던 것 같아요. 극한적인 스포츠 쪽에 관심이 많았졌고요. 직장생활 하면서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했는데 그게 저에게 잘 맞더라고요. 스쿠버 다이빙에 재미를 붙여 다이빙 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제주로 내려와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치는 숍을13년간 운영을 해왔는데 재작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영업이 많이 어렵게 되었어요.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치시면서 재미있는 사건이나 위험한 사건이 있으셨나요?
제가 제주도에서 숍을 운영할 때 커플 손님이 오셔서 같이 물 속 안내도 하면서 가이드를 해 드렸는데, 여자 손님 한 분이 갑자기 수심 10여 미터 바다 아래로 쑥 가라앉는 거에요. 잠깐 정신을 잃으신 거죠. 제가 바로 내려가 그 분을 뭍 위로 끌어올리고 심폐소생술을 해드려 정신이 돌아왔는데, 정신을 차리고는 자기 물안경이 어디 있냐는 거에요. 아마 물 위로 끌어올리면서 벗겨져 바다 속에 빠진 것 같은데 제가 몇 번이나 바다 밑에 내려가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어요. 그 커플손님이 분실한 물안경 배상을 요구해서 결국 제가 물안경 값으로 15만원을 배상해 드렸어요. 가이드비도 못 건졌죠.

정말 물에 빠진 사람 살려 놓았더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옛말이 틀린 말이 아니네요. 목숨이 위험한 사람을 살려줬는데 배상을 해달라고 하니 화가 나지 않으셨나요?
사실 저도 황당하긴 했죠. 하지만 손님들과 그런 부분으로 다투어 봤자 마음이 편하지도 않고 평판만 안 좋아지죠.

(사진설명) 2019년 7월, 포스코히어로즈 상패수여식

이수형씨는 평소에 그런 양보하는 마음이 있으신 분인 것 같아요. 지난번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되셔서 받으신 장학금 전액을 자녀 분이 다니는 학교에 기부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 돈으로 은행 빚도 갚고 생활비로도 쓸려고도 생각했어요(웃음). 하지만 아내와 상의해서 장학금으로 받은 돈이니 뜻깊게 쓰자고 결정했죠.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저도 자주 가곤 했는데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들이 너무 오래된 책들뿐이더라고요.
그래서 히어로즈 장학금 전액을 학교에 기부해서 책을 사주기로 결정했어요. 우리 아이도 그 책으로 공부할 수 있고 책은 오랫동안 남는 거니까요. 집사람과 함께 학교 교장선생님을 찾아 뵙고 기부 의사를 밝히자 제 이야기를 제주도 교육감님이 트위터, 페이스북에 올리신 거에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제 포스코히어로즈 장학금 기부 이야기가 기사화되면서 또 언론에 나오게 되었네요(웃음)
사실 포스코히어로즈 장학금으로 받은 돈을 저희 가족이 쓰기가 조금 미안했던 게 사실이에요. 제가 화재가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깨워서 함께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후에 소방관 분들은 더욱 번진 불길 속으로 무거운 산소통을 매고 뛰어올라가 진압작업을 하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니 숙연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드님은 뭐라고 했나요? 우리 아빠가 이렇게 선행을 해서 받은 장학금을 학교에 기부했다고 얼마나 자랑스러워 했을까요.
아들이 다녔던 제주도 학교는 한 반에 15~16명 정도 인원이고 한 학년이 2개반 밖에 없어요.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선생님들이 아이들 이름도 다 알고 지내는 조그마한 학교다 보니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줬고 본인도 자랑스럽게 생각했죠. 당시 아들의 장래의 꿈이 소방관이었는데 지금은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하네요(웃음)

아드님께 특별하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철학이라든지 평소에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이 훈육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정직한 사람이 되라’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 되라’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라’라고는 자주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아들이 남들을 배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부모가 실제로 보여주는 모습만큼 좋은 교육은 없죠. 아이가 엄마 아빠가 살아가시는 모습을옆에서 보고 저절로 배우며 자란다고 하지 않습니까.

(사진설명) 이수형씨와 가족

포스코에 입사하셔서 기업시민에 대해 이미 많은 이야기를 들으셨을텐데요. 포스코히어로즈펠로십도 기업시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만든 장학프로그램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수형씨 본인이 생각하는 기업시민이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지금까지 포스코를 그냥 세계적인 철강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입사해서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이익을 많이 창출해서 직원들에게 급여를 많이 주고 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많이들 생각했는데, 요즘은 많이 번 만큼 사회에 공헌도 많이 하고, 환경에도 신경을 쓰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좋은 회사라고 평가하고 있어요. 기업을 평가하는 가치척도가 많이 바뀐 것이죠. ‘기업시민이라는 포스코의 경영철학도 거의 이 점과 일맥 상통하더라고요. 포스코가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하면서 미래 발전을 위해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주도적으로 앞장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포스코휴먼스에서 일하시면서 기업시민에 대해 느끼신 점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포스코휴먼스에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분리수거, 재활용 등 ESG에 대해 강조하는 분위기더라고요. 특히 포스코휴먼스는 국내 1호 장애인 사업장이잖아요. 제 주위에도 장애를 가지신 분이 계셔서 그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만, 혹시라도 제가 장애인 분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지 않았었나 하는 반성을 해 보게 되었어요. 일도 엄청 숙련되어 빠르시고, 먼저 다가와 인사도 반갑게 건네 주시고 하시는데 너무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그 역량에 맞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포스코에서 포스코휴먼스라는 국내 1호 장애인 사업장을 만들어 장애가 있지만 충분히 일할 능력이 되시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하며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사업장을 우리나라 각 기업마다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수형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포스코그룹에 입사를 하셨어요. 60세까지 근무를 하신다고 하면 앞으로 한 7~8년 정도 일을 하실 수 있는데 앞으로 포스코인으로서 어떤 각오와 목표가 있으신지요?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포스코그룹에서 이렇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시고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배려를 해주시니, 포스코휴먼스에서 정년까지 열심히 일해 볼 생각입니다. 제가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하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개선해야 될 점이 보이면 열심히 건의도 하고 해서 조금이나마 포스코휴먼스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 보겠습니다. 제주도에서 같이 일했던 주변 지인분들께 포스코그룹에 취업하러 떠난다고 하니까 다들 깜짝 놀라시는 거에요(웃음) “아니 그때 상을 줬으면 됐지 무슨 취업까지 시켜준데? 그런 기업이 진짜 있나? “하시는 거에요(웃음) 포스코그룹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가기를 갈구하며, 항상 시민들과 어려울 때 도와가며 함께 하고자 하는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저의 주위 분들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저도 포스코히어로즈 출신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합니다.
제가 서두에 잠깐 말씀드렸듯이 저는 젊은 시절 직장생활을 잠깐 했지만 뭔가 뚜렷한 목표 지향점을 잘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결국 창업을 해서 자영업자로 오랫동안 살아왔습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결혼도 좀 늦게 해서 나이에 비해 자녀도 어리지만 그렇다고 가정에 엄청 충실했던 것 같지도 않고 그래요(웃음) 그런데 이번 포스코히어로즈 선발과 포스코휴먼스 입사를 계기로 제가 아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는 없어도 당당한 아빠의 모습을 심어주고 싶어요. 포스코휴먼스에서 정년까지 열심히 일하고 기본적인 생활에 충실하는 것, 또 가정에 충실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이 아닐까 합니다. 포스코그룹과 인연을 맺고 포스코휴먼스에 들어온 지금이 저의 인생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마지막으로 포스코그룹이 기업시민 활동을 통해 우리사회에 조금이나마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따뜻한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