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형 산학연 협력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키운다

포스코는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시민 5대 브랜드 중 하나로 ‘함께 성장하고 싶은 회사(Challenge With POSCO)’를 선정해 창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업시민 Leaders” 시리즈 4편에서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벤처 생태계 조성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 및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산학연협력담당 박성진 전무님’을 만났습니다.

박성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산학연협력담당(전무)

 

포스코그룹은 포스텍-포스코-RIST 중심의 산학연 ‘벤처밸리’ 조성과 포스코의 ‘벤처펀드’로 구성되는 “포스코 벤처플랫폼” 구축을 통해, 신성장 사업 발굴의 기반 조성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포스코 벤처플랫폼만의 차별화된 포인트가 무엇인가요?

지난 2019년 포스코그룹은 1조 펀드를 조성하여 그 중 8,000억 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2,000억 원을 포항 벤처밸리 조성에 활용하였습니다. 이제 막 창업한 기업에는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텍 및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산학연 ‘벤처밸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느 정도 성장궤도에 오른 기업에는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미래 신사업 발굴 및 청년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앞서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말씀드렸다면, 소프트웨어적인 차별점은 다른 기업이나 대학과 달리 포스코와 포스텍은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패밀리 정신이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뿌리가 같아서, 다른 기업과 대학과는 다른 레벨의 산학협력이 가능한 거죠. 그리고 포스코가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을 통해 국가 산업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포스텍을 설립해 ‘교육보국(敎育報國)’에 일조해왔다면, 이제는 포스코 벤처플랫폼을 통해 ‘혁신보국(革新報國)’을 할 때입니다. 지금의 포스코가 있기까지 정부와 사회의 많은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지원을 차세대 청년 창업가에게 되돌려주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이 다시 교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1. 기업+대학+연구소+벤처 간 협력

 

포스코 벤처플랫폼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유망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체인지업 그라운드가 만들어진 계기가 무엇이며, 여기에서 어떠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나요?

혁신성장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구비를 누가 가지고 있느냐, 연구인력이나 연구시설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 보면, 과거에는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드니 대기업이 70~80% 정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기업 40%, 벤처중소기업 30%, 국가출연연구소 20%, 그리고 연구중심대학이 10% 정도 차지합니다. VC(Venture Capital, 벤처캐피탈) 투자가 연구 독점의 양극화를 깨고 평준화를 가져온 거죠.

그런데 대학/연구소 R&D 창업의 신사업 성장확률은 이를 보호해줄 장치가 있을 때 5%입니다. 만약 보호해 줄 장치가 없다면 성공확률은 200만 분의 1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연구중심 대학에 벤처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주 100시간씩 일을 할 수 있는 젊음과 연구결과물을 보호받을 수 있는 특허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분업화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품이 나오면 조직과 마케팅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대기업이 잘하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M&A를 통해 신사업을 만드는 분업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CSO(전략기획총괄)는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CTO(기술총괄)는 기술 전략을 수립합니다. 그런데 기술전략은 내부 리소스만으로는 수립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CSO와 CTO는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을 통해 기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를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시대라고 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는 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외부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는 곳이 바로, 벤처기업과 대학, 국가출연연구소입니다. 기업은 외부의 벤처기업과 대학, 국가출연연구소와 협력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내벤처, 벤처 투자, 기술 이전을 통해 CTO 산하의 연구조직을 코스트 센터(Cost Center)가 아니라, 프로핏 센터(Profit Center)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미래 연구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림 2.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

또한, 기존에는 대기업이 신사업을 발굴할 때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후 이를 실행하고 내재화했다면, 이제는 생태계가 복잡해져서 신사업을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신사업 찾는 전략을 ‘마스터 플랜(Master Plan)’ 전략에서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모델’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즉 혁신의 원천은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기존의 플레이어가 아닌 신생 벤처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외부 전문가들과 인터랙션할 수 있는 커다란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어주기 시작했는데요. 포스코에서도 이러한 이론에 입각하여 ‘체인지업 그라운드(CHANGe-UP Ground)’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포스코는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벤처기업에 포스코의 비즈니스 유닛, 연구 유닛, 지자체 지원, 벤처 생태계 등을 제공하고, 벤처기업은 포스코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또한, 포스코는 벤처기업과 지자체(경북 포항, 전남 광양)를 연결해주는 구심점 역할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포스텍과 RIST의 벤처밸리에서 육성 중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시스템을 갖추고,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림 3. 포스코그룹 벤처플랫폼의 내부 자원 및 외부 네트워크

 

지난해 말, 100곳이 넘는 벤처기업이 포스코 벤처플랫폼에 합류했고, 이들 기업가치가 1조 4천억이 넘으며, 근무 인원도 1,100명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체인지업 그라운드를 개관한 지 1년 2개월 만에 입주율 100%를 달성했습니다. 저희도 그 결과가 신기해서 원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창업부터 시작해서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네트워킹 지원, 포스코와 연계 그리고 해외 마케팅까지 이루어져, 청년 창업자들에게 최고의 ‘플레이그라운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4차 산업시대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바이오’, ‘IT산업’ 분야 창업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요. 특히 소부장 산업은 타 산업 대비 제품 생산성 검증이 어려워 벤처 기업들이 사업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들이 RIST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내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통해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제조 인큐베이팅센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소부장 벤처의 스케일 업(Scale-up)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장 후보도 연계해주는 등 공장에 대해 포항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 두 번째 특징입니다.

세 번째는 벤처기업과 협업을 통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팩토리 기술 실증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점인데요. 이 부분은 포스코DX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3가지 특징이 입주율 100%라는 결과를 얻게 해준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최종적으로 보면 24개 기업이 수도권에서 내려왔는데, 그 중 2개는 본사를 옮겼고 7개는 공장도 함께 지어서, 200개 정도 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림 4. 포스코 산학연 인프라 Flow Chart

 

전무님께서는 지난 2019년 1월 포스코그룹에 산학연협력실이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산학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특히, 벤처밸리 조성과 벤처펀드 투자를 통한 벤처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 초 한국공학한림원 제19회 “일진상” 수상자로 선정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산학연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사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투자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내부와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고비를 넘기며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제가 벤처 기업에 늘 하는 이야기가 “1조 가치의 회사를 꿈꾸느냐? 그럼 마이너스 1조 원의 고난이 필요하다. 포스코가 100조 원의 자산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마이너스 100조 원의 고민과 고난을 극복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어떠한 일을 할 때 어려움과 고난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들과 분기별로 일대일 면담을 통해 소통하고, 저희가 하는 일이 시대정신이고 중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포항, 광양, 서울에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체인지업 그라운드가 개설되었는데요. 글로벌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미국에서는 연구원들이 박사학위를 받으면 30%가 창업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에서 많은 비용을 지원해줘도 창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박사학위를 받으면 30%가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작기 때문에 이제 해외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중 하나가 미국으로 확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개설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도 육성 및 투자 중인 국내 벤처기업을 미국 현지 파트너와 연결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여, 창업-투자·육성-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글로벌 벤처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자 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삼성, 현대, 포스코를 창립한 선대회장들의 나이가 그 당시 20-30대였고,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도 20-30대의 젊은 청년들이 창업해서 만들어진 기업입니다. 저는 이러한 창업이 앞으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스코가 국가와 사회의 지원을 받아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젊은 청년들이 창업하고,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포스코그룹이 가진 역량과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포스코 벤처플랫폼이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과 창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이곳에서 태어난 벤처기업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