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민의 문명사적 과제

 

 

 

인사이트 코리아, 2023 기업시민 포럼 리뷰

2023 Corporate Citizen Forum:
기업시민이 ‘사회의 품격’ 높인다

지난 6월 2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인사이트 코리아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동반성장연구소가 후원하는 「2023 Corporate Citizen Forum(기업시민 포럼)」이 열렸다.
인사이트 코리아는 2020년부터 기업시민을 어젠다로 정하고 꾸준히 관련 보도를 해왔다. 2021년부터는 세계적으로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확산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매년 기업시민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기업시민 포럼 주제는 ‘기업시민이 사회의 품격 높인다’이다. 우리 사회는 압축성장과정에서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사회적 자본을 습득하는 데는 조급했다. 이번 포럼이 기업시민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하며, ESG 중에서 사회적 책임(S)에 초점을 맞추어 포럼이 개최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해진 국회의원의 축사에 이어 한림대 도헌학술원의 송호근 원장이 ‘기업시민-문명사적 의미와 사회적 기초’에 대하여 기조강연을 하였다. 이어진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사회투자 이종익 대표, 스타트업 공공공간 신윤예 대표, 그리고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의 김동수 소장이 비스니스 현장에서 축적한 ESG 실천 노하우를 공유하였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LG전자와 SKT의 ESG 경영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은 더불어 살 본능을 갖고 태어났다.
더불어 사는 삶에서 감성과 정서가 발아하고, 그 사회적 관계망에서
시민적 공공성이 싹튼다. 한국인은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이제는 동시대를 사는 시민들을 배려할 시간, 동행의식은
개별 시민과 기업이 배양하고 실천할 시대적 과제다.

– 송호근(2015), 나는 시민인가 中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랜드에 민감하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개성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다. MZ세대는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30%를 차지하지만, 기업 구성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MZ세대는 우리 사회의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자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세대이기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이러한 MZ세대에게 국가에 대한 헌신만을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2023 기업시민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한림대 도헌학술원 송호근 원장은 “이제 기업은 위만 보지 말고 옆을 바라볼 때”이며, “사회 전체, 기업의 임원들이 MZ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경영전략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송호근 원장은 2015년 집필한 『나는 시민인가』의 키워드인 ‘시민적 공공성’을 언급하며, 가족과 국가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행태를 지적했다. 피륙2이 씨줄과 날줄로 짜지듯, 사회는 ‘국민(국가에 대한 헌신)’이라는 씨줄과 ‘사회(공동체적 연대)’라는 날줄로 엮어져야 하며, 이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허술해질 것이라고 말하였다.
송 원장은 시민의 공공성의 핵심으로 ‘동행의식’과 ‘공감’을 꼽으며, 함께 사는 지혜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계속 심화되는 사회공동체 문제해결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로 상호호혜적 시장 형성, 기업 이윤과 공익 기여, 21세기 문명의 문법 적용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21세기 자본주의가 ‘영생’에서 ‘동행’으로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국가, 공동체, 시장인데 ‘기업’은 시장의 위치에서 국가, 공동체, 시장의 가운데로 이전해야 하며, “기업은 시민이 아니지만 시민으로서 행동해야 하고, 시민권은 없지만 시민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기업시민의 개념을 설명했다.
기업시민의 역할에 대해서는 공여provider, 참여participant, 촉진promoter을 꼽았다. 먼저, ‘공여’는 기업의 자원과 역량을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 제공하는 공여자의 역할을 의미하며, ‘참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중재자의 역할을, 그리고 ‘촉진’은 시민권의 증진을 통하여 성숙한 시민사회로의 도약을 선도하는 촉진자의 역할을 뜻한다. 송 원장은 이러한 기능을 통해 사회경제권 권리socioeconomic right 증진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송 원장은 엑슨모빌, 포드, 나이키 등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채택한 글로벌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 기업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따라서 ESG 경영은 이제 기업의 생존과 기업가치 제고의 필수요건이며, 기업시민은 ESG를 포괄하는 선제적 경영이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업시민의 문명사적 과제는 한국형 뉴딜을 문명 전환의 관점에서 디자인 해야하고 기후 위기, 불평등에 대비한 AI, 나노과학, 유전자과학, 신소재, 동행의식, 탄소중립, 경제혁명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연설을 마쳤다.
문명 대전환의 여행이 이제 시작되었다. 시대 변화에 걸맞은 기업시민 개념을 발전시켜나가고, 이를 통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배려와 공존, 공생의 가치를 구현하여 사회의 품격을 드높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