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차의 배터리도 친환경일까?

 

 

탄소중립 실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요구가 증가하면서 친환경 사회 구축을 위한 전기차의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생산 과정을 포함한 산업 자체는 과연 친환경적인지, 전기차 배터리는 친환경 제품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구성하는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원료들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탄소 배출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폐배터리 폐기물 처리도 새로운 환경문제로 야기되고 있어 친환경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많은 기업들이 힘쓰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성 확보 정책]

국내 대형 배터리사들은 선제적으로 배터리의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ESG 경영 관점에서 공급사와 함께 탄소 배출 절감 계획을 수립하거나 사업 자체를 친환경화 하는 방향으로 국제 사회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RE1001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비즈니스의 전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을 기준으로 국내외 전력 사용량의 3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국내외 전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협력사도 함께 RE100 달성에 참여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극재 및 음극재 등 주요 소재 협력사를 대상으로 RE100 전환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히 협력사의 RE100 달성 동참을 요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협력사 대상 ‘RE100 온라인 설명회’를 열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사들이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관련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중립을 실천하여 실질적인 친환경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30조원 투자로 탄소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친환경 그린 중심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및 배터리/소재 분야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한 전기차 확산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SK on 및 분리막SK IE Technology 사업에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공정 운영 효율성 향상으로 2035년 기준 약 136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연료 전환, 저탄소 배출 원료 도입 등에 아낌없는 투자를 추진하여 사업 자체를 친환경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정책, 투자 계획, 탄소배출 목표 등은 ‘Net Zero Special Report’에 상세히 담겨있다. 이 보고서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발간하는 ESG 보고서와는 달리 국내 최초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분야 별 계획, 목표 등을 상세히 담았고, 자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계획, 밸류 체인 내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며 205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강력하게 밝혔다.

 

[친환경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도 친환경으로 추진하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은 2010년까지 탄소배출이 많은 내화물/생석회/화성 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했으나, 미래 산업 생태계를 고려하여 친환경산업의 일환인 전기차 및 에너지소재사업에 진출하였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에너지소재사업 매출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등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선점을 위한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국내 사업장에서는 연간 240만 톤의 온실가스가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소재사 업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0만톤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급변하는 국내외 기후변화 정책에 대응하며 사업부 별 특성에 따른 정책을 수립하여 2050 탄소중립 실천을 목표로 저탄소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전기차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에너지소재사업부”에서는 사업 운영의 궁극적 목적이 친환경 사회 구현에 기여하는 것이므로 사업전반에서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성로와 같은 주요 설비를 개선하여 열손실을 줄이고, 생산 공정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있다.

특히, 고객사인 배터리사들의 잇따른 RE100 선언에 발맞추어 세종 음극재2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광양 양극재공장에도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 구매거래를 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 등 중장기적으로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자원 재활용에도 적극 나서 폐기물로 처리되던 음극재공장의 흑연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순환자원 인증을 취득했다. 아울러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내화물, 생석회, 화성 분야”에서는 폐내화물을 재활용하여 원료로 사용하거나 패각을 활용한 생석회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등 자원 재활용 방안을 발굴하여 탄소 배출 절감 및 지역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임직원” 역시 기업시민 경영이념 하에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사업장 인근 환경 정화 활동, 텀블러 사용 캠페인 등을 통해 환경보존과 지역사회 경제발전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포스코케미칼은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와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한-EU 배출권거래제 협력사업에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 챔피언’ 인증을 획득하며 배터리 소재 생산 업체로서의 탄소중립 실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업계의 노력은 전기차 및 배터리업계의 탄소중립 실천의 시발점이며, 친환경 사회 구현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다. 배터리 소재의 탄소중립 실천이 전기차 산업 벨류 체인 전체의 탄소중립을 지탱할 수 있도록 소재업체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대책 마련]

국립환경과학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폐배터리는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을 1% 이상 함유한 유독물질로 분류됐지만, 국내에서만 2020년 약 4700개, 2025년 1만3000개, 2030년 8만개까지 그 발생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배터리 사업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성능이 초기 상태의 70~80%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우 수명이 다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이 상태는 전기차용으로 부적합 하더라도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금속성분을 추출하여 배터리 생산의 원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활용하여 배터리의 원재료인 양극재를 제조하는데 재투입하고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2차 사용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화학사업을 통해 확보한 공정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내 리튬을 자동차용 배터리에 다시 사용 가능한 형태인 수산화 리튬으로 회수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를 준비중이다. 배터리 소재업계에서도 배터리 재활용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과 신규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리싸이클링 전구체 원료 사용 기술 개발 등 국내 소재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 배터리 재생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 그룹은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폐배터리에서 니켈, 리튬 등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중국 화유 코발트와 합작해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6만㎡ 부지에 1200억원을 투자해 블랙 파우더에서 니켈, 리튬,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하는 공장을 착공했다. 2022년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에서는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블랙 파우더에서 양극재의 핵심 소재를 추출하게 된다. 포스코 그룹은 전기차 성장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친사회적 배터리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배터리 수요 역시 2020년 197GWh에서 2030년 4028GWh까지 20배 이상 늘어나고 배터리 생산을 위한 광물 채굴 및 가공, 소재 생산 등의 공급망의 수요나 폐배터리 활용 사업의 규모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산업의 급성장 속에서 전기차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감축이 진정한 친환경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수 요소가 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전기차 상용화 시대를 구현하려면 전기차 산업 내 여러 기업들이 지금처럼 적극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2020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GBAGlobal Battery Alliance 2가 배터리 업계 ESG 정보 공개의 투명성 도모하고 친환경을 위한 전기차 상용화 과정 중 배터리 생산 분야 또한 이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도입한 ‘Battery Passport’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도 더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배터리 친환경성 확보를 위해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관련 국가 부처에서도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기업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인프라 구축, 탄소배출권 거래 인센티브 지급 등 다양한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여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국내 기업 주도로 리딩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탄소중립을 실천해야 하는 것에는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동의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 시기를 앞당겨 빨리 달성하기는 것보다 보다 내실 있는 정책과 획기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친환경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데 기여해야 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