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민 인덱스: 지표 개발과 활용

 

 

어떤 현상을 양적으로 측정하려면 측정의 기술적 측면도 필요하지만 계량하려는 대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적 합의도 필요하고, 그것을 인식하고 다른 경험적 현상과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지표도 필요하고, 저마다 지리적 제도적 시간적 환경이 달라도 그것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견고한 방법론도 필요하다.
– 마리 J. 부샤 & 다미앙 루슬리에, 2019

 

기업시민 인덱스index와 지표indicator

인덱스 개발의 핵심은 지표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 지표를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정의, 달성목표, 평가목적, 개발원칙 등 인덱스 개발의 전제가 명료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기업시민 인덱스를 개발할 때에도 중요한 절차로서 기업시민의 목표와 인덱스를 통한 활용 목적이 우선 설정되어야 한다.
기업시민 인덱스는 어느 대상과 비교해서, 경쟁을 위하는게 아니라 기업의 내면, 즉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가 많이 창출된 것처럼 보이려는 표면적·경쟁적 시도는 편의적인 가치계산법, 지나친 홍보 경쟁 등으로 기업시민활동의 가치뿐만 아니라, 인덱스 활용의 본래 의미를 상실하게 한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순위경쟁에 가까운 전시적 활동만을 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기업시민 활동과 관련하여 많은 기업들이 이미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 노력에 대한 평가나 측정의 방법론은 여전히 미비하다. 더구나 아무리 좋은 목적과 방법론으로 인덱스를 개발하였더라도 활용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인덱스 활용의 의지가 없거나 일회성 개발에 그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활용을 하고자 하여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경우이다. 이는 이미 지표의 개발 단계에 지표의 자료구득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부터 큰 오류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기초적인 자료조차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당혹스러운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똑똑한 기업”이라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능동적’으로 마련한 기업시민 인덱스를 통해 구축되는 데이터들은 기업 노력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 글은 기업시민 인덱스 기초연구로서 시도한, 기업시민 관련 인덱스에서 활용한 지표들을 분석하고 분류한 내용에 관하여 작성하였다. 분석 작업은 평판연구소Reputation Institute의 CR Index, CR Magazine의 기업시민 100100 Best Corporate Citizens,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의 ESG IndexMSCI ESG Rating, FTSE Russell의 ESG Rating Data Model 등 인덱스의 지표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 작업의 의미는, 기업시민의 내면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데이터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인덱스가 개발되었을 때 즉각적으로 적용,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DB를 구축하는데 기반이 되고자 한다.

 

기업시민 지표분류체계

사례분석을 통해 지표를 분류한 체계는 ESG+F의 구분을 기준으로 다음 위계에 이슈, 세부에 주요지표로 정리하였다. 지표들은 개발자에 따라서 그 구분과 의미가 차이가 있다. 기업시민 인덱스 관련 사례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지표들에 대한 구분과 위계에 대한 차이점을 보였다. 예를 들면, 환경자각, 동등한 기회, 윤리 등은 RI의 CR Index에서는 본 작업의 ‘이슈’에 해당되지만, 다른 사례들에서는 그보다 상위 이슈를 두고 동급 레벨의 내용들을 주요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기업시민 100의 경우 ISS-ESG를 기반으로 지표들을 채택/분류하고, 각 항목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의 지표들을 가져오더라도 그에 대한 선택과 방법은 개발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시민 지표분류체계>는 사례를 기반으로 한, 핵심이슈에 따라 도출한 체계로 기업 데이터 구축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탄소배출’, ‘생물다양성’, ‘인권’, ‘건강과 안전’, ‘제조물 책임’, ‘기업윤리’, ‘투명성’등은 위계를 떠나서, 지표 사례들에 반복적으로 출현하는 항목들로써, 관련 평가 세부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先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기업은 책임감있게 행동하고 그것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자신이 훌륭한 시민이며 칭찬받을 가치가 있음을 알리고 신뢰와 명성을 쌓을 수 있다. 좋은 시민은 그 자체로 다차원적인 구성체이며,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책임있는 행동에 대한 개념을 포함한다Tichy et al., 1997.
이에 환경Environment부문에는 기업의 환경적 자각을 통한 환경 개선 노력, 생물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자연자원에 대한 올바른 사용, 탄소배출 저감과 폐기물 관리에대한 노력이 주요 평가항목으로 구성되었다.
사회Social부문에서는 특히 인권, 제조물에 대한 책임, 인적자원관리와 함께 직무환경Workplace에 대한 내용이 강조된다. 업무환경이 만족스러운 직원은 장기적으로 기업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고, 전직 할 가능성이 적으며, 회사의 대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좋은 고용주에게 높은 평점을 준다. 따라서 양질의 인력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좋은 직장이라는 회사의 명성이 매우 중요하다Alniacik et al., 2012; Nolan et al., 2013.
지배구조Governance의 경우, 기업이 윤리적이고, 투명하고, 안정적이고 공정한 체제로 관리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자 하는 내용의 지표로 구성된다. 이해관계자는 언론, 감사, 정부 기관 등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접하며, 기업이 윤리적이고 투명하게 인식될수록 기업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정Finance의 경우, 자산수익률, 주당 순이익, 현금흐름 등 재무적 성과와 관련이 있는 지표로 구성하였다. 그러나 비재무적 성과와 관련있는 지표들도 사례에서는 거론이 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ESG 리스크/성과와 임원보상 과의 관계에 대한 공개”, “비재무적 요소에 의한 성과급 지급” 등과 같은 지표가 있다. 기업시민 활동의 가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모두 추구한다는 견지에서, 재정 부문 하나의 중요성은 나머지 E·S·G 그룹군의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맺음말

기업시민 인덱스의 측정은 관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서 큰 역할을 한다. 이해관계자 관리는 일반적으로 기업 전략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특히 사회구성론자들은 평판을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의 복합체로 본다Rindova and Martins, 2012. 따라서 이해 관계자가 회사의 여러 측면들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의사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평판연구소의 RepTrak® 시스템은 회사의 전반적인 명성이 이해 관계자의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인식하에 개발되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의 성과가 재정 부문의 성과와 연계되어 나타난다는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는 기업시민 목표에 부합하는 의미를 함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사례에서 이와 같은 지표들이 많이 부족하고, 그나마 출현하는 몇몇 지표가 재정부문에 ‘비재무적 지표’의 성격으로 분류되어 있어, 이에 대한 추가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활용가치가 있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한 기업시민 인덱스에는 두 부류의 그룹군 간의 연계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의 개발과 기업시민 인덱스만의 특화된 방법론이 필요할 것이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