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국가자발적기여NDCs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통합적 접근의 전략화

 

 

 

 

 

UN 지속가능성의 세 가지 축:지속가능발전목표, 기후변화협정, 통합적 접근

주지하다시피,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앞으로 15년 동안 전 인류가 공동으로 추진해야 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2030 Agenda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가 선포되면서 기존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의 대안체제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개도국의 사회개발에만 국한되었던 MDGs에 비해 SDGs는 경제발전, 사회발전, 기후환경, 불평등, 거버넌스와 법치 등 모든 국정이슈를 개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까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로 확장되었다. SDGs는 17개의 목표goal와 169개의 세부목표target를 설정하고 방대한 범위의 발전이슈들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핵심 모토로 야심차게 출발하였다. 유엔 회원국들에게 정기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SDGs를 자국 국내 수준에서 맞춤형으로 이행할 계획을 담은 ‘자발적국별보고Voluntary National Review: VNR’를 4~5년마다 제출하도록 유엔고위급정치포럼UN High-Level Political Forum: HLPF 이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에 VNR을 이미 제출, 그리고 현재 2차 VNR 제출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2030년까지 유엔이 추진하는 지속가능성의 대표성과는 SDGs의 달성과 이를 위한 VNR의 이행점검으로 수렴될 것이다.
유엔의 SDGs 가운데 동일 이슈영역에 해당하는 목표의 수가 가장 많은 의제는 다름 아닌 기후변화 및 환경 문제이다. SDGs 자체가 대단히 포괄적인 의제들을 총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17개 목표 하나하나가 명시하는 이슈영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기후환경 이슈에 해당하는 목표는 무려 13번(기후변화대응), 14번(해양생태계), 15번(육상생태계) 등 3개의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SDGs의 모든 영역과 목표에 공통분모로 연결되는 이른바 ‘범분야이슈crosscutting issue’로 많은 유엔기관과 개별 회원국들이 기후변화를 상정하고 있다. SDGs가 2015년에 채택되기 3년 전인 2012년 Rio+20 회의를 통해 SDGs의 골격이 잡혔고, SDGs가 채택된 이후인 2015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에서 2020년부터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신기후체제의 근간이 될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 채택되었다. 이로써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었던 기존 교토의정서 체제를 넘어 모든 국가가 자국의 상황을 반영하여 참여하는 보편적인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CBDR’의 체제가 구축되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2020년부터 모든 회원국들이 기후행동에 참여하며 2020년 이후 5년 주기로 ‘국가자발적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 제출을 통해 이행점검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NDCs는 파리기후변화협정 각 당사국이 자국의 상황과 역량을 감안하여 자체적으로 설정한 감축 및 적응에 대한 목표, 절차, 방법론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기후행동 이행점검을 의미하며, SDGs의 VNR과 같이 기후환경 분야에서 COP21의 NDCs 또한 유엔 회원국들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SDGs에서 강조되는 기후변화 이슈의 중요성은 최종적으로 회원국이 제출하는 NDCs의 이행약속을 분석함으로써, 유엔이 2030년까지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고 있는 이행점검의 두 축이 VNR과 NDCs라 한다면, 이를 이행하는 메커니즘으로 최근 유엔을 중심으로 ‘통합적 접근Integrated Approach’이 강조되고 있다. 통합적 접근은 기존에 개발협력 프로젝트가 특정 섹터를 선택해서 그 섹터에 집중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섹터와 연계된 관련 섹터들을 같이 묶어서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복수의 섹터를 연결하여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접근법은 SDGs 자체가 상이한 목표들 간에 서로 복잡다단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주목을받게 되었으며, 기후변화가 범분야이슈로 다양한 목표들과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SDGs의 특징도 통합적 접근이 적절한 해법으로 동원되는데 한 몫 하였다. 통합적 접근의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부터 유엔에서 강조되어 온 ‘인도주의-개발-평화Humanitarian-Development-Peace: HDP’ 연계nexus가 있는데, HDP 연계전략은 분쟁지역에 인도적 지원과 평화구축을 위한 복합적인 목표로 개발협력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중장기적인 개발협력 프로젝트를 단기적인 인도적 지원과 연계하고 최종적으로 평화를 구축하는 과정에 중요한 구성요소로 포함시키게 된다.
앞으로 2030년까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2030의제와 파리협정을 통합하는 총체적 접근법을 이행기제로 주류화할 것이다. 따라서, 2030의제와 파리협정 간의 상호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한 SDG-NDC 상호연계성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이 결과에 따라 기후변화 이슈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SDG 목표들을 종합적으로 이행하는 통합적 접근이 한국 사회와 민간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국가자발적기여(NDCs)

2015년 12월 파리에서 채택되고, 2016년 4월 뉴욕에서 서명 및 11월에 공식 발효된 파리협정은 모든 회원국이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20년부터 5년 단위로 NDCs 형태로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적으로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재원 조성과 관련해서는 개도국와 선진국 그룹 간의 많은 논쟁을 거쳐 선진국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개도국은 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파리협정의 경우, 기후행동과 재정지원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각 국가의 상이한 역량과 준비단계를 감안하여 유연하게 NDC 이행을 권고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파리협정의 이행을 평가하는 지구적 상황점검global stocktaking을 실시할 것을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COP21의 파리협정 발효 이후 매년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어 왔다. 2016년에 개최된 제22차 당사국총회COP22는 파리협정을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기획하고 2018년까지 파리협정 이행에 필요한 세부지침을 마련하는데 합의하였으며, 2018년 제24차  당사국총회COP24에서는 국제탄소시장을 제외한 감축, 적응, 투명성, 재원, 기술이전 등 8개 분야 16개 지침이 채택되었다. 가장 최근인 2021년에는 영국 글래스고에서COP26이 개최되어 마침내 국제탄소시장 지침이 타결되고 파리협정의 세부이행규칙이 합의되는 등 신기후체제의 골격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파리협정 이행의 핵심은 각 국이 자국의 상황을 감안하여 보고하는 NDCs 시스템이고, NDCs가 SDGs 전체 이해과정에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가에 포괄적인 함의가 있다. 한국은 2015년 6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포함한 INDC를 우선적으로 제출하였으며, 2016년 11월에 국회의 비준을 얻어 INDC를 유엔의 공식 NDC로 등록하였다. 2030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기 위하여 한국 정부는 2016년 12월에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및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정립하였고, 2018년 7월에 기본로드맵을 한 차례 수정하였으며, 2019년 10월 기후변화 전반에 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또한, 2020년 12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 목표를 포함한 2030 NDC 수정안을 유엔에 제출하였으며, 2021년 10월 COP26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하여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2030 NDC 상향안을 발표하고 이를 동년 12월 유엔에 제출하였다. 한국은 파리협정 이행을 위하여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대응 방안을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의 자발적 기여가 거시적인 맥락인 SDGs와 어떻게 중첩되고 연계되어 있는가에 대한 정치한 분석이 병행되지 않으면 NDCs의 총체적인 영향력이 제한적으로 사용되거나 평가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SDGs와 NDCs의 상관관계

2030의제와 파리협정의 상호 관계성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강조한SDG-NDC 넥서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관한 선행연구가 풍부하기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2018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 발주한 “지속가능발전목표 SDGs와 기후변화 국가자발적공약NDC 연계 이행에 대한 연구” 협동연구총서가 SDG-NDC 넥서스 연구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결과는 한국의 NDC와 유엔의 IAEG-SDGs가 사용하는 글로벌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도출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정리할 수 있다. 한국의 NDC는 14개의 개별 SDG와 잠재적으로 연계성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SDG3(건강·웰빙), SDG7(에너지), SDG9(산업·혁신·인프라) 등과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SDG7(에너지)의 경우 다른 목표에 비해 NDC와 연계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국내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에너지 분야의 정책과 연계되어 상호 정합성이 높게 기획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한국 NDC가 SDG8(고용·성장)과는 강한 상충관계를 보이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이 고용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SDG12(소비·생산)도 NDC와 잠재적 상충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SDG8과 마찬가지로 경제성장과 관련된 생산활동과 고용을 통한 소비활동의 증가는 최종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확대하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정책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려는 한국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이 에너지와 산업·혁신·인프라 및 건강·웰빙과 긍정적으로조응하는 정책적 결과를 양산할 수 있는 반면, 경제성장·고용과 생산·소비 영역에 있어서는 상충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안이 보완 및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SDG-NDC 넥서스 연구를 토대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통합적으로 재수립함으로써 단편적으로 기후변화 섹터에 국한되는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기보다 연계되는 섹터들과 동시에 입체적으로 기후변화대응 로드맵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NDC의 방향성은 통합적 접근에 의거하여 경제정책과 고용정책, 그리고 사회복지정책이 맞물려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입안되고 이행되는 총체적인 맥락에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거버넌스와 통합적 접근의 전략화

이러한 SDG-NDC 넥서스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와 한국적 맥락에서의 통합적 접근의 전략화로 귀결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통합적 접근의 노력은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의 전략적 특징으로 수렴된다. 첫째, 기후변화대응정책은 기획단계에서 이행단계, 그리고 평가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다양한 섹터들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조정하는 전체적인holistic 접근으로 전략화되어야 한다. 둘째, NDC의 이행은 보다 투명한 정보의 공유와 책임 있는 운영관리 시스템을 토대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후변화와 연계된 섹터에서 활동하는 다중이해당사자multi-stakeholder의 역량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통합적 접근을 위하여 기후변화대응 활동의 효과적인 관리와 지식공유를 통해 연계된 섹터들 간의 수평적 그리고 수직적 확장scaling-up이 모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NDC의 통합적 관리를 위하여 시민사회와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주체들 간에 포용적인 파트너십이 제도적으로 권장되어야 한다. 기후위기는 글로벌 수준에서 해결해야할 정치, 경제, 사회의 수 많은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대응을 특정 경제주체나 나라가 해결할 수도 없고 부분적으로 전개될 수도 없다. 그런만큼 한국의 정체, 경제, 사회 모든 부분과 영역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며,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주체들 간의 파트너십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