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시스템과 기업

 

 

 

 

기업, 유엔 개발전략의 변수에서 상수로

발전 혹은 개발의 맥락 속에서 기업의 의미와 그 역할은 항상 유엔의 관심사였다. 프로젝트나 전략 구상에서 변수에 불과하였던 기업이 개발의 상수로 등장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유엔의 지구정상회의UN Earth Summit부터라고 볼 수 있다. 정상회의에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윤리적 경영, 사업 사례들을 홍보하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사례들에 유엔기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90년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유엔 시스템 내에서의 논의는 두가지 견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모든 활동이 기업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활동이라는 견해와 좋은 사례들이 있으니 이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이용하자는 견해가 그것이었다.
유엔의 관심이 개발 목표달성을 위한 기업의 긍정적인 역할 이용에 집중된 것은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에서 공적-사적 파트너쉽Publicprivate partnership이 강조되고, 유엔 글로벌 컴팩UN Global Compact이 수립되면서부터였다.
같은 맥락에서 2003년에는 캐나다의 폴 마틴 수상을 리더로 하는 사적 부문과 개발에 관한 위원단Commission on the Privat Sector & Development이 만들어졌다.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던 코피 아난의 관심은 사적부문과 기업가 정신의 잠재력이 개발도상국에 어떻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당면한 개발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영리섹터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의 두가지 문제였다. 2004년에 사무총장에게 제출된 위원단의 리포트Unleashing entrepreneurship: Making Business Work for the Poor는 사적부문을 다룬 이전의 유엔 리포트와 달리 특히 시민사회조직과 기업의 역할에 주목하였다(이러한 기업의 역할 강조는 리포트의 작성에 도움을 주었던 이들 중의 하나가 컨설팅 업계의이른바 빅 포Big Four 중 하나인 McKinsey & Company 였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는 않다). 리포트는 새천년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제도환경 가운데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공적, 사적 부문간의 파트너쉽Public-private partnership 확대, 기업의 거버넌스 체제 개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기준 강화 등을 특히 강조하였다. 환경과 사회적 평등, 그리고 재정적 이익을 주축으로 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이른바 트리플 보텀라인the triple bottom line이 강조되었다. 이는 기업이 자선 활동차원의 사회적 기여로부터 벗어나서, 본연의 사업활동에 환경과 사회적 요소를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비지니스 전략을 수정하여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의 부상

유엔시스템에서 ESG논의를 본격화 시킨데는 유엔 환경계획UNEP과 유엔 글로벌 컴팩의 역할이 특히 컸다. 기실 1990년대 말까지만 하여도 윤리적인 투자는 재정적인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가설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세계 담론을 주도하던 밀턴프리드만 류의 신자유주의적 이론이 이러한 가설의 학문적 근거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경험적 근거에 의해 지속적으로 도전받고 있었다. 다름 아닌 포츈Fortune지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재정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는 사례에 대한 기사가 실리기도 하였다. 점차 고조되고 있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서 ESG 중 특히 환경, 사회적 측면이 기업경영의 주요한 요소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유엔시스템내에서는, 2005년 유엔 환경계획의 재정 이니셔티브UN Environmental Programme Finance Initiative가 글로벌 로펌인 프레쉬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와 협력하여 ESG와 투자의 기준 관계에 관한 법적 해석 보고서A legal framework for the integration of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issues into institutional investment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어떻게 투자전략에 환경, 사회, 그리고 거버넌스의 요소를 내재화할 것인가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였다. 이 보고서가 유엔 시스템내에서 투자 기준 분석에 ESG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투자를 위탁받은 이의 수탁의무fiduciary duty에 해당한다는 규범을 정립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는 곧 글로벌 규범으로 해석되기 시작했고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ESG 중심의 투자가 가능케 되는 계기가 되었다.

유엔 글로벌 컴팩은 유엔의 각종 규범을 근거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4개의 영역, 즉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에서의 10가지 원칙을 정립하였다. 또한 유엔과 다양한 사적부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었다. 유엔에서의 논의와 사적부문에서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소통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2011년 성립된 유엔의 기업과 인권이행 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은 기업과 국가로 하여금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비지니스와 그 조건구성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또한 ESG 특히 사회적, 거버넌스적 측면에 대한 기업의 영향과 가치창출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였다.

 

SDGs와 기업: 어떻게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가 수립되면서 전지구적 차원에서 기업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그 정점에 달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이전의 유엔 개발목표와 달리 지속가능발전 목표는 경제발전수준이 낮은 국가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글로벌 기업들, 특히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에 거점을 두고 세계적 공급 유통망을 갖게 된 기업들은 자신들의 밸류채인이 존재하는 모든 곳의 환경, 사회, 경제적 영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다시 한번 규범화된 것이다.
전지구적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된 기업의 역할이 개발의제의 주요 이슈로 자리 매김되면서 유엔시스템내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기업이 경제, 환경, 사회, 거버넌스 측면에 끼치는 영향과 가치창출을 어떻게 측정하고 정량화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측정할 수 없으면 정책에 반영할 수 없고, 정책에 반영할 수 없으면 기업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역할을 최대화 할 수 없을터였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는 17개, 그 하부목표가 169개, 그리고 이 목표들을 측정하는 지표는 2020년 현재 231개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의 영향과 가치창출 측정과 관련된 목표는 하부목표 단 하나, 그리고 이를 위한 지표 역시 단 하나에 불과하다(하부목표 12.6.기업 특히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에게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 것과, 그리고 보고과정에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지표 12.6.1 지속가능보고서를발행하는 기업의 수). 하부목표의 구체성도, 지표의 실효성도 문제이지만 과연 무엇을 지속가능보고서로 보아야 할 것인가, 즉 어떤 측정과 지표가 있어야 지속가능성을기록한 보고서로 보아야 할 것인가 역시 큰 문제이다.

 

측정, 지표 춘추전국시대의 종언?

이러한 문제들을 유엔이 해결하지 못한 것은 수많은 기준과 지표들이 각자 도생의 방식으로 진화한 지속가능성 정보 생태계 때문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현재 사용되고 있는 ESG 주요지표만 4500개가 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ESG 평가와 순위체계만 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모든 지표와 평가, 순위체계가 이를 만들고 활용하는 조직의 이익과 맞물려있으니 유엔이 쉽사리 표준화를 위해 나서기도 힘들었다.
허나 이러한 평가와 지표의 춘추전국시대도 그 정점을 지난 듯하다. 사적부문은 물론, 유엔시스템 내에서도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이를 위한 움직임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사적 부문에서의 주요한 움직임은 지난 9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이 산업섹터와 지역과 무관하게 모든 기업이 지속가능성 혹은 ESG 보고를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지표를 마련하기위해 발표한 리포트Measuring Stakeholder Capitalism towards Common Metrics and Consistent Reporting of Sustainable Value Creation에 잘 나타나 있다. 유엔시스템 내에서는 우선 회계 보고의 국제기준International Standards of Accounting and Reporting 그룹을 이끌고 있는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가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다. 무역개발회의는 핵심 지표 가이드Guidance on core indicators for entity reporting on contribution towards implementation of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2019년에 발표하면서 유엔 내에 존재하는 모든 지표체계의 기본이 되는 33개의 지표를 발표하였고, 이는 현재 유엔글로벌 컴팩트,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 Research Institute for Social Development 등의 지표체계에 포함되어 보편적, 기본 지표로써 인정받고 있다. 2018년 지표의 단순화, 표준화, 측정사각지대 제로, 전환적 지표의 설정 등을 목표로 다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유엔사회개발연구소의 경우, 무역개발회의의 핵심지표를 포함한 지속가능발전 측정을 위한 삼단지표시스템Three-tiered Sustainable Development Performance Indicator system*을 개발하고, 유엔무역개발회의와 함께 유엔내의 지표관련 기구들간의 연대체를 수립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별과 전환에의 기대

기존의 환경, 사회, 경제와 관련된 모든 유형의 소외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유엔의 SDGs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전의 비지니스 방식Business as usual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점, 즉 전환transformation의 절박성이다. 이와 궤를 같이 하여, 세계의 많은 기업, 특히 많은 한국의 기업이 낡은 비지니스 방식과의 결별과 전환의 시작을 선언하고 있다고 들었다. 유엔의 개발전략에 상수가 된 기업이 전지구적 지속가능발전의 당당한 주역이 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일까?

 


Three-Tiered Sustainable Development Performance Indicator System

UNRISD의 지속가능발전성과
삼단지표 시스템

지속가능성 측정과 보고체계는 최근 급속히 발전했고 이에 따른 많은 원칙, 지표체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지표, 보고체계가 21세기에 우리가 당면한 도전과 조건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면,

• 사회적 경제, 임팩트 투자 등 사회적 목적과 가치를 우선하는 경제행위와 조직의 성과를 잘 측정할 수 있는가?

• 녹색경제, 순환경제, 공유 경제 등의 경향과 이니셔티브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가?

• 디지털화, 경제구조변경, 금융화, 유연노동시장 등과 관련된 기술적, 구조적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가?

• 인권, 심화되는 불평등,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규범적 도전과 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강조하고 있는 전환적 과제 달성과 관련하여 기여할 수 있는가?

유엔사회개발연구소는 이러한 문제들에 답을 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삼단지표 시스템을 개발하여 적용실험중이다.

환경 지표 중 하나인 물 사용 효율성 지표를 이용하여 이들 지표들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지역 A에서 영업하고 있는 기업 B의 작년과 올해의 물사용 효율성 지표(UNCTAD 핵심지표:사용한 물의 양을 순수부가가치로 나눈 단위)를 각각 8과 7이라고 하자. 맥락화 지표는 리포팅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여 작년 대비 올해뿐만 아니라 물효율성의 전반적 흐름을 파악한다. 전환지표는 지역 A 에서 영업하고 있는 기업 B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국가수자원통계와 위성영상시스템을 통해 계산하여 기업 B가 지구수 자원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기여하였는가를 표시한다. 아래의 가상 통계를 통해 살펴보면, 각각의 지표는 기업 B의 물사용효율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① UNCTAD 핵심지표만 보았을때 기업 B는 물사용 효율성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다.
② UNCTAD 핵심지표의 맥락화 지표로 보았을 때 최근 2년간의 좋은 성적은 전체적인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③ 전환지표로 보았을때, 최근 2년간 기업 B가 물사용 효율성을 증가시켰다하더라도 지구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물사용효율성을 증가시켜야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전환지표인 Tier III는 이외에도 기존의 지표체계가 잘 다루지 않았던 영역, 즉 생활임금, 노동권, 정보공개, 민주적 의사결정, 위기극복능력,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 등에 대한 지표를 제공하기도 한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unrisd.org의 Sustainable Development Performance Indicators 프로젝트 페이지를 참고).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8호

ESG의 ‘S’ 전략 Strategically social

ESG는 오랫동안 비재무적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ESG의 3가지 요소(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미래의 지속적인 재무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ESG 이슈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은 대부분 사회적인(S) 측면보다 환경(E)과 거버넌스(G) 측면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차원에서의 좋은 성과 – 가령 지역 공동체와 회사 직원들이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 – 도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drian Cheung, May Hu, & Jorg. Schwiebert(2018)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지역사회와 관련된 활동에 투자할 때, 주주에 대한 배당금을 높이는 등, 재무적성과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들은 직원들의 업무몰입과 직무만족도를 높임은 물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이직 가능성도 낮춘다고 분석하였다.

사회적 책임 문화 : 올드내셔널은행 사례

한 회사가 지역공동체 문제를 해결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 회사만의 독특한 강점이 필요하다. 즉, 회사가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때, 더 큰효과를 거둘 수있으며, 회사의 전문성과 전략에 직접 관련있는 기업시민 사업이어야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올드내셔널은행은 회사의 업(業)과 관련된 금융교육 및 자료를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으며, 장애인 고용 및 포용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드내셔널은행 직원들은 2005년 이후 백만 시간 이상을 기부했으며, 이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창출한 사회적가치를 경제적가치로 환산한다면, 거의 2,200만 달러에 달한다.

직원들의 자원봉사를 위한 향후 계획 : BCCCC 전문가 모임

COVID-19 상황에서 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1월에 열린 BCCCC 전문가모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COVID-19가 확산됨에 따라, 봉사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수는 늘어났다고 발표했다(2020년 기준). 직접적인 자원봉사 대신, 온라인(가상) 자원봉사가 늘어난 것이다.
직접적인 자원봉사를 멈추지 않은 회사들도 있지만, 다수의 멤버들은 2021년 가을 혹은 그 후에 재개할 예정이며, 멤버회사들 중 18%는 이미 하고 있거나 올해 전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COVID-19 상황에서도 지역 사회문제에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한 기업과 직원들의 다양한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ERG : 경영 성과와 연결하기 Employee resource groups : Making the business case

ERGEmployee Resource Groups 1(직원 자원 그룹)는 종종 비즈니스 네트워크 그룹, 다양성 그룹 등으로 불리우며, 다양하고 포용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as원 주도 그룹이다. ERG는 직원 공통의 관심사, 성별, 문화, 출신지역 등 인구 통계학적 요인 뿐만 아니라 장애까지 각종 공통요인을 보유한 직원들로 구성된다. 이렇게 자발적이고, 다양한 ERG는 회사의 성장에도 다양한 기여를 한다.

• 직원 이직 방지에 기여한다.
ERG는 회사보다는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 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업시민 실천을 위한 업무 환경과 문화 조성이 직원들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회사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ERG는 직원의 참여를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효과적인 수단일 뿐만 아니라, 소속감을 높이고 다양성, 공정성 및 포용성에 대한 회사의 노력을 자연스럽게 강화하는 방법이다. 특히 ERG는 다양한 부서 내 직원들간 협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게 된다.

• 회사가 직면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만약 회사에서 ERG를 운영하고 있다면, COVID-19 상황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 유색인종의 더 높은 COVID-19 사망률, 그리고 LGBTQ+2 커뮤니티가 직면한 경제적, 건강상의 어려움 등과 같은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공론화 될 수 있다. 따라서 경영층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회나 회사가 직면한 이슈에 쉽게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 성과와 혁신을 극대화 한다.
조직간 협업 가능한 여러 ERG를 만들면, 상호 정보공유 활성화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 및 실행을 촉진하고 보다 적극적인 혁신을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직원 구성이 다양한 조직은 고객별 문화적 특성을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에 대한 고객의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

번역: 류지현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지속가능보고서의 진화 The Evolution of Sustainability Reporting

최근에는 특정 투자사뿐 아니라 주류 투자사들까지도 기업에게 환경 및 사회적 기여에 대한 성과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이해관계자 관점의 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 2000년대에는 환경 경영 관련 정보공개를 요구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2010년대에는 투자자들에게 비교 가능한 비재무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재무보고서와 지속가능보고서를 합친 통합 보고 프레임워크IR, Integrating Reporting 등 정보공개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진화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의 요구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S&P 500 기업 중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한 기업은 2011년 20% 수준이었으나, 2019년 86%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영국이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의 기후관련 리스크 및 기회 등에 대한 정보공개 권고안 기준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트랜드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세명의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BCCCC 자문 브랜든 르블랑Brendan LeBlanc은 SASB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지금이라도 모으고 공개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CBRE 그룹 CSR 담당 부사장인 제니퍼 라이치Jenifer Leitsch는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COVID-19 상황에서 지역사회와 직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 미래에 회사가 취하고 있는 노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State Street의 부사장 릭 펄Rick Pearl은 지속가능보고서 테마에 대한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를 해보면 과거에는 다양성 이슈가 부각되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 이슈, 앞으로는 임직원 건강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리포팅 이슈의 지속적인 진화에 대응이 필요하다.

번역: 김용근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창의적인 기후변화 해법

2015년 UN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발표했다. UN SDGs는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루기 위한 청사진을 담은 17개 목표로 이루어져 있다. SDG 13번 ‘기후변화 대응Climate Action’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에 맞서기 위한 긴급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 세계 기업의 환경성과 목표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몇 년간 악화되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날씨의 변화에서도 이미 잘 나타나고 있다. 10월을 기준으로 2020년에만 미국에서 발생한 16건의 기후재앙 한 건당 총재건비용은 극심한 기상이변인 건당 10억 달러 선을 훌쩍 넘어섰다. 2020년 미국은 연속 6년째 10억 달러 규모의 기후재앙을 10건 이상 겪고 있다. 해가 갈수록 기업 입장에서도 기후변화 완화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BCCCC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계획이다. 환경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는 비단 자연환경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 온실가스 감축에 오랜 기간 노력하면 할수록 기업에 대한 평판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이 탄소저감이나 기타 기후관련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스타트업이나 비영리단체, 기후변화

에 대해 창의적 해법을 제시하는 기관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엑셀론Exelon Corp.과 클릭Qlik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파트너십에 어떻게 자원을 투입했고, 보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있도록 기업 사회기여의 힘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차세대 기후변화 전사들의 든든한 후원자, 엑셀론

기후변화는 전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로 해결하려면 혁신적 해법이 필요하다. 미국 최대 무탄소 에너지사인 엑셀론은 탄소배출을 줄이면서도 보다 깨끗한공기와 저렴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원하는 대다수 고객과 그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엑셀론은 모든 일을 할 때 이러한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엑셀론은 청정 에너지 제조사일뿐 아니라 고객수 기준 미국 최대 전력 송배전transmission and distribution 업체로 6개 서비스 지역 천만 명 고객에게 전기와 천연가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헌신하고 있는 엑셀론은 석탄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무탄소 원자력과 태양광, 풍력발전소를 최대 효율로 운영해 고객에게 새로운 탄소배출 제로 에너지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2022년까지 회사 내부 운영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15%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수억 톤의 탄소배출은 피할 수 있었지만, 엑셀론은 더욱 깨끗한 에너지 미래를 만들려면 지역사회에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엑셀론과 엑셀론 재단Exelon Foundation은 기후변화투자 이니셔티브인 2c2i를 설립해 델라웨어와 일리노이, 메릴랜드, 뉴저지, 펜실베니아와 워싱턴 DC 등 엑셀론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에서 기후변화 해결에 힘쓰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엑셀론 재단은 천만 달러(연 백만 달러)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며, 엑셀론의 경우 자문서비스와 사업개발계획 형태로 천만 달러(연 백만 달러)를 현물출자할 예정으로, 총 2천만 달러의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엑셀론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단지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엑셀론이 해결책의 일부이기를 원하는 고객과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자 엑셀론의 이해관계자, 특히 팬데믹에 더욱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 취약계층이 깨끗한 공기와 지속가능한 생활 환경을 영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들은 더욱 깨끗한 공기와 저렴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에너지를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기업전략 부문 부사장이자 최고혁신/지속가능책임자인 크리스토퍼 굴드Christopher Gould는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목표들은 이제 더 이상 상호배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엑셀론재단의 기후변화투자 이니셔티브는 기업들이 기후변화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용적 해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 청정에너지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고 덧붙였다.
2c2i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은 온실가스 감축이나 도시 인프라의 회복력 증대, 기후변화 대응 등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게 된다. 2019년 수상한 아미더스Amidus는 워싱턴 DC의 초기단계 컨설팅펌으로 저소득 지역사회가 기후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태양광 회복솔루션solar resilience solution을 개발하고 제공한다. 아미더스는 워싱턴 DC 지역 주요 시설에 비상용 예비전력을 제공하는 등 수차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외 2c2i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은 또 다른 스타트업으로 그린프린트 파트너스Greenprint Partners가 있다. 시카고에서 시작된 그린프린트는 상수도 회사와 토지소유자와 함께 우수관리인프라stormwater infrastructure 프로그램을 설계, 건설하고 자금을 조달, 관리해 특히 저소득이나 중소득 지역을 회복가능한 지역사회로 만들고 있다. 그린프린트는 녹지공간을 늘리고 생물다양성을 지원하며 도시숲 확대를 통해 도시가 확장가능한 방법으로 우수에 따른 침수피해와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후변화투자 이니셔티브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엑셀론은 혁신적인 청정에너지기술투자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깨끗한 데이터로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기업, 클릭

클릭Qlik은 데이터분석 플랫폼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회사다.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데이터의 잠재력 확보를 위해 클릭의 소셜임팩트 활동은 자사의 기술과 전문성을 활용한 민관 파트너십 투자와 비영리단체 지원에 집중되어 있
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클릭 직원들은 사회문제, 특히 기후변화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에너지 절감과 재사용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클릭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은 재능나눔과 협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클릭 직원들은 자원봉사의 날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지역사회에 재능기부를 하거나 전세계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위씨호프WeSeeHope와 함께 여성의 창업을 돕거나 아프리카 고아와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있다. 클릭의 개발자 커뮤니티는 매년 해커톤을 통해 대학생들과 파트너사, 고객과 힘을 모아 더욱 큰 사회문제해결을 위해 능력과 열정을 쏟고 있다.
최근 해커톤에서 수상한 사례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세계 메가시티 네트워크C40 시티즈C40 Cities와 클릭과의 파트너십을 들 수 있다. 2018년 클릭과 C40 시티즈는 보스톤에서 ‘핵 챌린지Hack Challenge’를 개최해 그리노베이트 보스턴Greenovate Boston을 지원했다. 그리노베이트 보스턴은 마틴 월시Martin J. Walsh 보스턴 시장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모든 보스턴 시민들이 대기오염 저감과 건강하고 번영하는 혁신도시 보스턴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데이터에 따르면 건물은 보스턴 온실가스의 3/4을 차지하고 있으며, C40 회원시 총 온실가스배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핵 챌린지’는 보스턴 건물의 상태와 트렌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통해 시 공무원과 건물주, 시민들이 공통분모를 만들 수 있도록 잠재적 분야를 찾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클릭과 C40는 매년 ‘레이트 나잇 루나시Late Night Lunacy’ 세션을 열어 개발자들이 함께 앱을 만들고 기후적응과 온실가스 배출, 이에 따른 주요 리스크와 영향 등주요 이슈에 대해 숨겨진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앱에 사용된 데이터는 배출과 기후위험, 기후행동에 관한 정보를 포함해 전체 92개 C40 회원시로부터 받은 다양한 데이터셋을 망라한다. 이와 같은 파트너십 측면에서 클릭은 포용적이고 실행가능한 데이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C40 회원시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데이터와 애널리틱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회원시들이 성과와 협력기회, 글로벌 정책변화 등에 대한 귀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2019년 클릭은 여기서 더 나아가 C40 지식허브Khowledge Hub에 데이터 기반 멀티플 대시보드의 공식출범을 발표했다. C40 도시들은 클릭의 데이터와 애널리틱스 플랫폼에 기반해 ‘데이터 익스플로어앱Data Explorer’이라는 대시보드 시리즈를 공동 개발했다. 대기질과 쓰레기, 교통, 청정에너지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데이터 익스플로어앱을 통해 C40 회원시뿐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주요 데이터 포인트를 보고 글로벌 트렌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도시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경우 대시보드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며, 기후재앙 예방에 필요한 정책과 투자를 증진시킬 수 있다.
기후변화 저감을 위한 장기 목표에 따라 클릭의 C40 파트너십은 미래에 집중되어 있다. Qlik.org 부사장이자 사회적책임 담당임원인 줄리 케이Julie Kae는 “클릭은 C40 도시들과 다른 지속가능 관련 조직과 협력해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면서, 기업과 정부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전문성 활용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가 힘을 합쳐 전 세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대화와 행동을 이끌어낸다면 우리의 삶과 지구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거버넌스, ESG 경영의 시작점

 

 

 

 

[ESG 경영의 부상(浮上)과 기업들의 움직임]

오늘날 기업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다. 코로나 19라는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더욱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글로벌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의 회장 ‘로렌스 핑크Lawrence D. Fink’1는 2020년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투자결정 과정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지표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기업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함과 동시에 주주, 고객, 직원 그리고 지역공동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장기적인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전망하였다. 또한, 2021년에 작성한 서한에서는 장기적인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대한 공개와 양질의 ESG 정보 공시, 그리고 ESG의 실질적인 이행을 강조하였다.2 이미 유럽에서는 평균 근로자 수 500인 이상, 매출 4천만 유로 이상의 기업에 대해 비재무적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NFRD(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비재무보고지침)를 2014년에 도입하였으며, 이를 2018년부터 공개하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ESG 관련 투자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에서는 2025년까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서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시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ESG 요소 중 거버넌스governance 3와 관련된 공시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하였다. 한편, 미국 나스닥에서는 2020년 12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이사진의 다양성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하였으며, 이사진에 대한 투명한 다양성 통계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나스닥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이 강조되자, 국내 대기업들은 ESG관련제도 정비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재편에 나섰다. 그 움직임 중 하나가 ‘ESG 위원회’의 설치이다. 포스코는 지난 3월 ESG위원회를 신설하였으며, 기후변화 관련 저탄소 정책과 안전·보건 등에 대한 계획을 검토하고 이행사항을 모니터링하는 활동 등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SK도 기존에 존재하던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와 별도로 ESG위원회를 따로 신설했으며, 한화와 LG도 올해 새롭게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은 ESG 위원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ESG 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조직을 두고 있다.4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ESG 경영을 단순히 선언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이행으로 옮기기 위한 의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ESG위원회를 통해 관련 주요 정책을 결정함으로써 검증기능을 강화함은 물론,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ESG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4500개가 넘는 ESG 주요지표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ESG 평가와 순위체계만 해도 400개가 넘는다고 한다.5 ESG는 일반적으로 E(환경) S(사회), G(거버넌스)로 나누어서 평가하고 있으나, 평가기관별로 정보수집 및 분석방법이 상이하다. 그래서 아직까지 ESG 평가체계의 일관성과 투자효과를 판단하는 객관성이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ESG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 개발과 다양한 평가체계 간에 지속적인 컨센서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환경과 사회 영역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거버넌스를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급 평정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거버넌스이기 때문이다. 김진성 한국기업 지배구조원 ESG평가팀장은 “환경의 경우 산업군 별로 환경 민감도를 상중하로 나누는데, 민감도가 높은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경우 ESG에서 환경의 비중이 높지만, 어떤 기업이든 ESG 등급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거버넌스”라고 밝혔다.6 또한,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ESG는 각각 별개라기보다는 E와 S에 대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릴지가 거버넌스에 달려있다.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을 해야 전반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7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제시하고 있는 ESG 전략 대부분이 E와 S에만 치중하고 있으며,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WEF에서 제시한 ‘거버넌스의 원칙’
2019년 개최된 BRT(Business Round Tabl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고려한 비즈니스를 실현하겠다는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2020년 1월 개최된 WEF(World Economic Forum, 세계경제포럼)8에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SCM(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공통지표)이다. 이는 2020년 9월에 발간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측정 :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공통의 지표와 일관된 공시를 향하여(Measuring Stakeholder Capitalism : Towards Common Metrics and Consistent Reporting of Sustainable Value Creation)』라는 보고서에 정리되어 있다. 이 보고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측정지표는 거버넌스의 원칙principles of governance, 지구planet,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이라는 4개의 축에 따라 소개하고 있으며, 총 21개의 핵심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WEF가 제시하는 거버넌스의 원칙은 ‘기업의 목적’, ‘지배구조의 질’, ‘이해관계자의 참여’, ‘윤리적 행동’, 그리고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감독’이다. 즉, 기업의 목적이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거버넌스가 잘 구성되었는지(ESG 역량, 이해관계자의 다양성, 의사결정의 독립성), 의사결정 구조에 주요 이해관계자의 의사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윤리경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반부패, 내·외부 보고 매커니즘), 비즈니스 전반에 ESG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이 거버넌스의 원칙인 것이다. 그러나 이 5가지 원칙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기업의 목적’이다.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이 의사결정의 목적을 어디에 둘 지 명확하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유니레버Unilever의 거버넌스 특징]

유니레버는 세계가 직면한 사회 및 환경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당사의 제품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생활을 평범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성과 ESG 달성을 위하여 노력을 펼친 결과, 2020년 글로브스캔-서스테인어빌리티GlobeScan-SustainAbility에서 조사한 ‘지속가능성 대표기업’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2020년 S&P ESG Score 총점을 91점(E 96점, S 89점, G 89점) 받았는데, 이는 동종업계COS Personal Products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9
유니레버의 비즈니스 전반에는 ESG관련 전문가그룹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과 ESG와 관련된 다양한 이사회 및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니레버는포용성과 다양성을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요소로 보고 있다. 이에, 유니레버 이사회의 여성비율은 42%, ULE(Unilever Leadership Executive, 유니레버 최고경영진)의 여성비율은 31%, 그리고 운영진management의 여성비율은 무려 50%에 달하며, 글로벌 기업답게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사회 내 여성의 비율이높아지고, 다양한 인종이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참여비율이 증가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포용성 및 다양성을 고려한 거버넌스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유니레버는 기업 목표와 부합하는 USLP(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를 대표적인 전략으로 세웠다. 그리고 여기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최고경영조직인 ULE에게 이 계획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하였다. 또한, 유니레버는 주요 이해관계자를 주주뿐만 아니라, 직원, 소비자, 고객, 공급업체 및 비즈니스파트너, 그리고 지구와 사회라고 보았으며,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사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공개하고, 각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사회 및 ULE 고려상황과 결과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리경영을 위해 뇌물수수 및 부패금지, 이해상충방지 등에 대한 원칙을 공개 및 이행하고 있으며, 정보보호, 공정거래, 공정경쟁 등 리스크 및 기회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페덱스FedEx의 거버넌스 특징]

유래 없는 펜데믹pandemic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자, 반대급부로 온라인쇼핑 및 언텍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배송물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자 포장과 배송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졌으며, 지속가능성과 ESG의 달성은 물류업계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에, 글로벌 물류기업인 페덱스는 친환경 포장 및 배송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등 친환경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성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기 위한 ‘페덱스 기업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설치하였으며, 전사적으로 환경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감독하고 있다.

페덱스는 기업 전반에 다양성과 포용성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다양성&포용성 협의회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이사회 구성원(13명) 중 여성이 4명, 다른 인종의 구성원이 3명 포함되어 있다. 또한, 페덱스는 고객, 주주, 팀멤버, 공급업체, 공급망 내 근로자들, 정부, 지역사회, 미디어, NGO, 규제 기관을 모두 주요 이해관계자로 보고있다. 이에,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들과 정기적으로 비즈니스 전략, 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 기업지배구조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고객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페덱스 연차보고서 및 글로벌 기업시민 보고서Global Citizenship Report, GCR 등을 공개하여 ESG 성과를 자세하게 공유하고 있다.
한편, 페덱스는 가장 먼저 직원people을 고려할 때 고객에 대한 서비스service의 질이 높아지고, 회사가 이윤profit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보는 ‘P-S-P 정책’을 강조하고있다. 이러한 사람중심 경영을 위하여 페덱스는 공정한 대우 보장, 다양성 존중, 그리고 괴롭힘이나 차별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 무결성및 규정 준수를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회사의 정책 또는 절차의 위반에 대해 알고 있거나 의심이 되는 경우 익명으로 보고 및 신고가 가능한 ‘페덱스경보 라인FedEx Alert Line’을 연중무휴 운영하고 있다.

 

[ESG, 선택이 아닌 필수]

오늘날 글로벌 투자자들은 투자 원칙으로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ESG 리스크 관리 및 감독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이에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 위원회 및 협의체 등 다양한 ESG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ESG 중 환경이나 사회 영역에만 치중해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도 거버넌스 영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환경과 사회문제에 대하여 어떠한 의사결정을 내릴지는 거버넌스에 달려있기 때문에, 거버넌스는 ESG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 할수 있다. 즉, 오늘날 ESG가 필수라면, 거버넌스는 필수 중에 필수이다.
그러므로 ESG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윤리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보편적인 원칙을 준수하되, 기업이나 산업의 특성에 맞는 거버넌스를 마련하여, ESG 경영이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