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철학과
기업시민 경영

1. 서언

세계 자본축적에서 앞선 서구 투자자의 관점에서 개도국의 부실한 기업지배구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금 확보 및 고혁신 경제로의 진보를 가로막는 문제다. 개도국에서 출발한 한국은 다행히도 고도성장을 이루며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마찬가지로 지배구조 개선의 결함 때문에 여전히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서구 학자 및 실무가들의 판단이다.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보면, 포스코 그룹은 5년 전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 이념을 선포하고 이와 같은 가치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포스코의 기업시민경영은 이제 국내 및 해외의 대표적 모범관행으로 소개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서구에서 조어된 기업시민 개념이 경제학의 시조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18세기 철학과도 맞닿아 있음을 소개한다.

 

2. 기업시민의 개념 및 역사

기업시민 개념은 실질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해서 등장했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근자에 학술적 공론화를 거치고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Waddock 2008). 아래 구체화되듯이 이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기업의 자유재량 행위를 훌쩍 넘어서는 개념이다 (Post 2002). 또한 현재 기업관행의 당위적 부분으로 여겨지기는 해도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과장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21세기 들어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이슈처럼 사회적 책임에 관한 지향성을 존중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업시민에 관한 중요성이 커졌다. 게다가 와튼스쿨의 금융재무학 교수인 에드먼스(Alex Edmans, 2011)에 의해 미국 100대 일하기 좋은 기업이 1984~2009년에 걸쳐 주식수익률에서 동종기업을 2.1~3.5% 능가했으며, 분석가들의 예상을 체계적으로 뛰어넘는 수익을 냈다는 논문도 기업시민에 한몫했다.

기업시민은 기업이 자선활동이나 자원봉사 같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시민은 공동체적 정체성 하에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핵심적인 사회적 가치(foundation value)와 윤리적, 법적, 경제적 책임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가를 고려한다 (그림1 참조). 따라서 기업시민 의식은 문명시민으로서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또한 그 목표는 이해관계자를 위해 여전히 이윤과 수익성을 존중하되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한층 수준 높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3. 스미스의 도덕철학과 경제학: 기업시민 개념의 사상적 기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20세기 후반 세계 경제학계에서 시장지상주의자를 자처했다. 따라서 그의 1985년 뉴욕타임스 칼럼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오로지 이윤극대화에 있다. “주주들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버는 것 이외의 일에 대해 기업 관계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우리 자유사회의 근간을 완전히 훼손할 수 있는 경향은 드물 것이다.”

또한 프리드먼은 기업의 이윤극대화 관점에 대한 변호를 “보이지 않는 손”이 거론되는 《국부론》의 통찰에서 구했다. “사전에 의도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동의 결과로서 경제적 질서가 확보될 수 있다” (Friedman 1980). 20세기 후반 사회경제의 지배적 패러다임이었던 신자유주의의 파고 속에서 스미스의 복합다층적 사상을 일차원적으로 그리고 그릇되게 차용하는 프리드먼과 같은 경제학자들은 오로지 이기심과 경쟁이 수반하는 사회적 이익을 강조하면서 주주자본주의를 격찬했다.

 

하지만 고전읽기에 무심한 프리드먼 및 이에 편승했던 추종자들은 스미스의 학문세계가 도덕철학, 즉 융합적인 사회과학에 속한다는 점을 이해하는데 주저했다. 영국 경험론 철학의 거두인 흄과 스미스에 따르면, 경제활동의 주요 동기가 되는 인류의 이기심(self-interest)은 매우 복합적인 감정이다.

《국부론》에서 인류의 핵심 운동원리로 강조했던 생활개선본능(self-betterment), 또 이와 별개의 명예심의 추구는 이기심의 긍정적 구성요소다. 이와 대조적으로 무사안일의 동기나 탐욕, 또는 지배욕이나 허영심은 이기심의 부정적인 요소를 구성한다. 이 후자의 동기들은 기회주의나 무임승차행위로 쉽게 귀결되며, 과시적 경제행위와 사회갈등을 빈번히 낳는다. 근대 초기 토마스 홉스가 말했던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상태”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어느 사회든 오로지 이기심을 자유방임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에 의해 최대의 사회적 이익이 보장된다는 우화는 인류의 상식에 반하는 명제다. 이것의 허구성은 이제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익숙한 ‘용의자의 딜레마’ 게임과 내쉬 균형이 적절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런 우화는 현대 진화생물학이 제시하는 공생의 과학적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어떤 공통 목적을 위해 공생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동물”로 규정했다. 한편 스미스에 의하면, 인간이 소멸하지 않고 생존과 진화를 거듭한 것은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이기 때문이다. 그는 《도덕감정론》의 서두에서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고 해도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본성도 있다”고 말한다. 이 동감(sympathy)은 인류의 강력한 이기심 내지는 대체로 미약한 이타성과도 구분되는 사회적 본능이다. 이것은 공정한 관찰자의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공감하면서 그런 행위를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자연적 본능이 인류 역사의 다양한 국면에서 자생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형성시킨다. 예를 들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같은 제도화된 공유 사회규범이 출현하거나 전승되는 기제의 원천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가장 강력한 이기심의 본성을 부분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역시 공유된 사회적 가치 체계 속에서 최적으로 기능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도덕과학적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더욱이 《도덕감정론》에서는 역사적으로 공동선의 획일적 추구가 종종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그리고 동감 원리에 기반한 정의감에 의거해서 민법과 형법 같은 국가적 규제(예: 현대 시기에는 상법과 증권거래법 등에 의한 기업지배구조 규제)가 출현했음을 설명한다. 즉 사회적 공감의 원리 때문에 공동체의 정치적 의무에서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핵심 원리인 정의의 지배가 성립했다. 특히 정의는 “건물 전체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으로서, 만일 이것이 제거되면 인간사회라는 거대한 구조물은 한순간에 산산이 분해될 것이다” (Smith 1759). 스미스의 도덕철학 강좌 수강학생들의 강의노트 필사본인 《법학강의》는 이처럼 정의감에 기반한 법제도의 성립과 진화에 관한 설명을 잘 보여준다.

결국 이기심의 원리에 근거한 《국부론》은 별개의 저술이 아니라, 복합다면적 사회공동체 및 국가 운영의 이면에서 작용하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과 상호 협업하는 논리를 추구한다 (표1 참조). 이 불후의 책에 의하면, “완전한 정의, 완전한 자유, 완전한 평등을 확립하는 것이 모든 계층의 최고도의 번영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증하는 매우 단순한 비밀이다.”

사실 《국부론》의 핵심 사상에 해당하는 이 구절의 의미는 경제활동은 사회적 삶속에 뿌리박고 있으므로, 그 배경에 있는 공정한 관찰자, 그리고 도덕, 문화, 관습, 법률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시장과 경제활동은 사회공동체와 국가라는 원리적으로 서로 차별화된 인문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흥망성쇠를 겪는다 (North 2005; Kim 2014).

 

 

4. 스미스의 ‘기업시민’ 철학과 경영적 시사점

18세기 스미스의 도덕철학이 기업시민 개념의 선구자라면, 그것은 어떠한 경영적 시사점을 갖는가? 그는 이기심의 추구가 개개인의 생존을 위해 가장 강력한 동기임을 분명히 했다. 과거의 해석과 주주자본주의의 논리는 이러한 협소한 관점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오로지 자기이익 추구에만 몰입하는 행태는, 현대경제학적 용어로 말한다면, 거대한 외부효과를 낳아 끊임없는 시장실패로 이어진다. 환경파괴와 기후위기가 그 대표적 거시 사례다.

스미스에 따르면, 역사적인 사회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은 공정한 관찰자의 시각에 의거해 타인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성향에 의존하며, 마찬가지로 국가 규제의 토대가 되는 정의의 원리 역시 동감의 본성에서 파생했다. 이러한 복합다층적 이론체계는 현대경제이론은 물론, 예컨대 사회학의 대가 막스 베버의 종교경제학,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더글라스 노스의 신경제사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모델 가운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부상하면서 이를 스미스와 관련짓는 담론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기업조직은 사회공동체에 소속되어 규제를 받는 실체일 뿐만 아니라, 조직의 특성상 자기중심적 성향과는 구분되는 사회학적, 정치적‧법적 요인이 내포되어 움직인다. 즉 조직의 운영에서 자기이익추구 동기에 의존하는 경제적 교환관계가 중시되지만, 동시에 공정한 교환관계의 원칙으로서 공감, 상호호혜와 신뢰, 명성의 규범뿐만 아니라 권력유인이 조직의 특성을 규정하고 그 지속가능성을 창출해낸다. 특히 이때 신뢰와 명성은 주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거래비용을 감축하며 동태적인 조직운영과 경제성장의 동인이 된다 (김광수 2016). 이러한 점에서 기업시민 경영에 애덤 스미스의 철학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참고문헌

김광수 (2016). “애덤 스미스의 조직이론과 조직의 경제학”, 󰡔국제경제연구󰡕, 제22권(2), 1-34, 한국국제경제학회.
김광수 (2019). 󰡔국부론과 애덤 스미스의 융합학문󰡕, 도서출판 해남.
Edmans, A. (2011). “Does the Stock Market Fully Value Intangibles? Employee Satisfaction and Equity Price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vol.101(3): 621-640.
Friedman, M. (1980). Free to Choose: A Personal Statement. New York: Harcourt Brace Jovanovich.
Kim, K. (2014). “Adam Smith’s and Douglass North’s Multidisciplinary Approach to Economic Development,” American Journal of Economics and Sociology, vol.73: 3-31.
Kim, K. (2022). “Resolving a Seeming Paradox in Adam Smith’s Study of History,” The European Journal of the History of Economic Thought, vol.29(1): 40-60.
North, D. (2005). Understanding the Process of Economics Change,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Post, J.E (2002), “Global Corporate Citizenship: Principles to Live and Work By,” Business Ethics Quarterly, vol.12(2):143-153.
Smith, A. (1759).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edited by D.D. Raphael and A. Macfie, Oxford: Clarendon Press. (김광수 옮김, 《도덕감정론》, 한길사)
Smith, A. (1776).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edited by R.H. Campbell and A.S. Skinner, Oxford: Clarendon Press.
Waddock, S. (2004). “Creating Corporate Accountability: Foundational Principles to Make Corporate Citizenship Real”, Journal of Business Ethics, vol.50(4): 313-327.
Waddock, S. (2008). “The Development of Corporate Responsibility/Corporate Citizenship,” Organization Management Journal, vol.5: 29-39.

 

조엘 포돌니 교수와 이무원 교수의 대담

* 본 내용은 2023년 8월, <제25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진행된 조엘 포돌니 前 학장과 이무원 교수와의 ‘질의응답 및 대담’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변혁적 교육의 과제

이무원

제가 묻고 싶은 첫 번째 질문은 대학들이 변혁적 교육(transformational education) 규모를 확장하는 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장님께서 제안하신 잠정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교수법, 새로운 커리큘럼, 그리고 교수진의 승진 및 보상 기준 등을 포함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교육 모델을 필요로 하는데요.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도전적인 추세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조엘 포돌니

우선,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면서 받게 될 교수진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이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가 무엇을 지원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교수진들이 자신이 진행해오던 학과 과정의 강의를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분야(multidisciplinary)에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제가 애플 유니버시티의 학장이었을 때, 중점적으로 신경 썼던 부분은 교수진이 어떻게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 고민은 단순히 제가 교수진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서 교수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러닝 아티팩트(learning artifacts, 학습 결과물)를 예로 들자면 교수진이 새롭게 교육할 수 있게, 그리고 교육하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도구는 무엇인지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부분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때부터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변화를 주도하면서 결과에만 집중하려고 하다 보니, 그 과정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들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여러 방해 요소들이 존재하니까요. 그래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여정이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느낀다면, 사람들이 그 속에 뛰어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대학의 정체성 문제

이무원

제가 그런 질문을 드린 이유는 대학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교육 변화를 통해 대학이 생태계의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대학이 본연의 임무에 대한 책임과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변혁적 교육의 확산이 해당 문제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엘 포돌니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는 제가 애플 유니버시티에 재직할 때 항상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기업이 세운 대학은 거리두기 문제가 있습니다. 애플의 CEO인 팀 쿡(Tim Cook)과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대학이 아이디어, 심지어 경영진에서 나온 아이디어와도 씨름하고 도전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신뢰를 잃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걱정거리와 우려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쿡은 “대학은 기자가 신문에 대해 느끼는 것처럼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즉, 기자가 신문을 사랑하고, 성공하기를 원하며,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경영진이 이익을 위해 특정한 방식으로 기사를 쓰라고 지시한다면, 그것은 신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들이 더 효율적으로 규모를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대학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쉬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비용 부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변혁적 교육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방향

이무원

대학이 변혁적 교육을 확대함으로써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학장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생태계 내에 있는 다른 활동 주체들, 특히 기업과 중앙정부, 지방정부와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맺는 것도 매우 중요해 보이는데요. 이러한 관계들이 이루어지기 위한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습니까? 아니면 좋은 예시들이 있는지요?

조엘 포돌니

저는 러닝 아티팩트에 집중한 다음, 호기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4년에 나온 ‘매킨토시(Macintosh)’ 광고 이미지를 처음 봤을 때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답을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애플의 디자이너들을 찾아가 “왜 절대 움직일 수 없는 컴퓨터 위에 손을 올려놨나요?”라고 말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당신이 이것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이것은 기능적인 면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감성적인 면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저는 아티팩트를 찾는 접근방식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통해 대학, 기업, 정부 간의 연계가 형성된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제품이든, 스토리이든, 일종의 도식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들은 수많은 아티팩트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확립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는 그것이 더 쉽게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제 생각에는 그것이 더 나은 파트너십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온라인과 대면 커뮤니케이션, 혁신적 성과 간 관계

이무원

온라인 대 대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사람들의 혁신적인 성과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웹사이트에 게시된 최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는 지극히 일상화된 업무 성과는 향상시키지만, 상상력과 창조적 능력을 요구하는 일의 성과는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엘 포돌니

창의성에는 우연이나 행운이 큰 역할을 합니다. 줌(zoom) 미팅이나 원격 학습의 단점은 우리가 실제로 만날 기회가 줄어, 우연한 만남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발상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읽으면서 중요하거나 흥미로운 부분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는 것과 원격으로 토론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저는 원격회의 소프트웨어보다 더 창의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변혁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콘텐츠를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대면-원격’, ‘실시간-비실시간’, ‘집단-개인’ 학습 경험의 구분을 뛰어넘는 제품과 플랫폼을 설계하고 구축하기 위한 교육기술이 필요합니다. 모든 학습 방식은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인과 사회 전체를 위한 교육에 대한 수익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포스코 최초 개인·가족 부문 봉사활동 1만 시간 달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다

– 10월 6일, 김학동 부회장 우수 봉사활동자 9명에 인증패 수여 –

 

포항제철소 제선부 배수남 과장이 올해 4월 가족 부문 봉사활동 1만 시간을 달성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데 이어, 10월 6일 개인 부문 1만 시간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학동 부회장은 10월 6일 포항 본사에서 배수남 과장을 비롯한 9명에게 우수봉사자 인증패와 금뱃지를 수여했다.

이날 배수남 과장 외에도 5000시간 이상 달성자 3명(△안전방재그룹 최태송 과장 △제강부 박천석 과장 △냉연부 천종권 과장), 3000시간 이상 달성자 5명(△설비기술부 강재수 과장 △전기강판부 정대용 과장 △인사노무그룹 박종일 과장 △에너지부 박기원 과장 △STS압연부 권오현 과장)이 인증패를 각각 받았다.

▲김학동 부회장이 10월 6일 포항 본사에서 봉사활동 누계 3000시간 이상을 달성한 직원 9명에게 인증패·금뱃지를 수여하고 격려했다. 오른쪽부터 김학동 부회장, 배수남 과장, 최태송 과장, 박천석 과장, 천종권 과장, 강재수 과장, 정대용 과장, 박종일 과장, 박기원 과장, 권오현 과장 [사진=김진석 포항제철소 대외협력그룹]

올해 4월 가족 부문 1만 봉사시간을 달성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배수남 과장은 10월 개인 부문에서도 1만 시간을 달성했다. 가족·개인 부문 1만 시간 동시 달성은 배수남 과장이 최초다.

봉사활동 1만 시간을 달성하려면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씩 봉사하더라도 27년이 소요된다. 현재까지 1만 시간 이상 봉사자(직원 개인 부문)는 광양 예비군연대 최의락 차장, 포항 STS압연부 하염열 파트장, 광양 제선부 유인섭 과장에 이어 배수남 과장이 4번째다.

또한, 지금까지 가족 부문 1만 시간(직원·배우자 각각 5000시간 이상 혹은 직원 5000시간·배우자 3000시간·자녀 2000시간 이상)을 달성한 직원 가족은 총 일곱 가족이다. 1만 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한 직원이나 가족은 명예의 전당에 3년간 헌액된다. 이외에도 직원 배우자 2명이 각각 봉사활동 1만 시간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 수상자들은 지역사회 방범순찰, 국립공원 환경정화, 독거노인 대상 배식과 도시락 배달, 벽화 그리기, 글로벌 집짓기 등 지역사회에서 오랜 시간 사내외 봉사활동에 참여해왔다. 김학동 부회장은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며 수십년간 이웃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온 여러분이 아름답다. 앞으로도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여식 이후 다과회에서 최영 기업시민실장은 “오랜 기간 변함없이 꾸준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눔활동을 펼쳐오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수남 과장은 “일상 속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새 1만시간이 됐다. 돌이켜보니 주변에서 많은 동료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나눔문화를 확산하고자 2004년부터 봉사시간 단계별로 인증패를 지급해 왔다.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한 2019년 7월부터는 대표이사가 직접 3000시간 이상 우수봉사자에게 직접 인증패를 수여하는 등 격려하고 있다.

 

 

‘기업시민경영’ 수업을 통해 선택한 서울대 대학원의 길

 

[기업시민 Young Leaders 5편]

김지원(서울대 경영대학 회계학 석사과정)
김채현(서울대 공과대학 기술경영경제정책 석사과정)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원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김지원입니다. 석사과정 2학기에 재학중이며, 관심 연구분야는 이익조정과 ESG 경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ESG 경영이 기업의 이익조정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기업의 이익조정을 결정짓는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요새는 여러 세미나 수업 발표를 준비하고, 관련된 논문들을 읽으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채현

안녕하세요,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술경영경제정책 석사과정 재학중인 김채현입니다. 현재 구윤모 교수님 연구팀에서 Energy & Environment Policy, Carbon Neutral Technology, Hydrogen Economy, Energy Storage System, Secondary Battery Technology, Technological Innovation, Optimization Modeling를 관심분야로 즐겁게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기에, 탄소중립을 통한 녹색성장 및 지속가능발전 분야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오랜 꿈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기술을 연구하고자 하는 마음에 화학공학과에서 탄소중립 기술에 관련한 공부를 이어갔었는데, 공부를 할수록 기술과 실제 산업의 연결고리에는 수많은 고려사항들이 존재함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활동과 더불어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 등을 수강하며 기술과 경영, 그리고 기술과 정책의 전해질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느낀 저는 이 꿈을 지금 재학중인 대학원에서 실현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현재는 제가 하고싶었던 가슴뛰는 연구들을 진행하며 매우 바쁘지만 누구보다 만족스러운 대학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2.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은 어떤 계기로 수강하게 되셨나요?

김지원

학부 때 학부연구생 활동을 하면서 ESG와 관련된 연구 주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ESG 주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4학년 때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을 알게 되었고,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ESG의 구체적인 개념과 실사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꼭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포스코 실무진분들을 실제로 만나보면서 ESG가 실제 기업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포스코는 ESG 경영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김채현

포항공과대학교를 다닐 때 ‘과학기술정책연구방법’수업을 수강하며 ‘국내외 ESG 동향 분석 및 국가의 역할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기업들의 ESG 전략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그룹이 ‘기업시민’이라는 차별화된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모습을 확인한 저는, 이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싶은 의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제게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은 제목만으로 제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강의계획서를 통해 일방향적 강의식 수업이 아닌 상호소통하며 생각을 확장해나갈 수 있는 수업임을 확인하여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런 저의 관심과 흥미는 이 수업을 수강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3.「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을 통해 느낀 점과 새롭게 알게된 점은 무엇입니까?

김지원

수업의 전반부에서 ESG 개념과 실례에 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파타고니아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같이 알게 되면서, 실제로 얼마나 기업들이 ESG 경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수업에서 가장 재밌고 의미 있었던 것은 포스코가 기업시민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포스코 인터네셔널의 팜유 사업부 실무진들을 만나뵐 수 있었는데, 팜유 사업에서 어떻게 기업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지,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되면서 진정한 ESG 경영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코 기업시민실에서 오신 분들의 ESG 경영에 대한 열정을 보면서 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그와 같은 열정을 갖고 ESG 경영에 임한다면 주주의 이해관계를 최우선으로 여기던 기존의 경영학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채현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을 수강하며 크게 두가지를 새롭게 알 수 있었습니다. 먼저, ESG 경영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포스코그룹의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프로젝트 형태로 직접 경험함으로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존·공생하여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더 큰 기업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는 방안이 실제로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몸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포스코그룹 직원분들께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피드백받는 과정에서 학부생의 작은 의견도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들어주시는 모습을 통해 기업이 학생들의 의견을 환영하고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수업 경험을 통해 저는 기업시민과 ESG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그 가치를 현실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며, 기업과 대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Q4. 수업을 들으며(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나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김지원

일단 경영학 전공인 만큼, 어떻게 회사가 ESG경영을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경영전략의 측면에서 프로젝트를 구상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 입장인 만큼 회사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략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진 분들께서는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려볼 것을 격려해주셨고 많은 조언을 통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코 회사로 직접 찾아가서 실무진 분들과 회의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있는 회의가 이뤄졌고, 학생들의 프로젝트에 세심한 피드백을 주셨던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대학원 입학 전에 ESG 관련 컨설팅 부서에서 연구원 인턴으로 잠깐 일을 했었는데,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에서의 프로젝트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채현

프로젝트 발표일정을 위해 포스코센터에 다녀온 날의 기억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한적한 포항에서만 생활하다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있는 포스코센터에 들어가면서부터 웅장함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업의 일환으로 이렇게 외부로 나갈 수 있었던 기회가 정말 흔치 않았은데, 이 수업을 통해 학교 밖에 나가서 포스코 분들과 교수님들께 직접 설계한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 때 포스코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파란색 친환경 텀블러 또한 지금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운좋게도 매우 성실한 팀원들과 함께했고, 김용근 교수님께서 꾸준히 옆에서 도와주셔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으며,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Q5. 기업시민형 인재로 한층 성장하셨는데, 앞으로는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김지원

석사 졸업 후에는 박사 유학을 통해서 경영학을 더욱 깊이있게 공부하고, 보다 본격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회계학에서도 ESG는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인 만큼, ESG 주제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회계학에서는 서플라이체인 전반의 ESG 경영 수준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 보다 넓은 범위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저 역시도 보다 폭넓은 범위에서 연구를 진행해 볼 계획입니다.

김채현

저는 궁극적으로 공학적 지식과 산업의 흐름을 모두 섭렵한 녹색기술경영경제정책분야의 전문가로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제게 직업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기간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기울여 연구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축적해야할 배움의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겠지만, 그 노력의 시간들을 통해 미래에는 더 크게 성장하여 기업시민 OLD LEADERS로 다시 인터뷰 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Q6. 앞으로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을 듣게 될 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지원

대학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재밌었고 많은 것을 배운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SG 경영의 개념과 실례를 알 수 있었고, 이를 넘어서 여러 실무진들의 조언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경영학 전공에서는 요새 ESG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수로 여겨지는 만큼, 꼭 필요한 수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을 비롯한 포스코 직원분들께서 많은 열정을 갖고 도와주시는 만큼, 열심히 임한다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니 좋은 수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성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채현

저는 학부시절 부전공까지 이수하며 4년간 많은 수업을 꽉꽉 채워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수업들을 수강해왔지만, 졸업 이후 돌이켜보니 그중에서도 이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은 여운이 강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중 하나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기업시민 경영과 ESG 수업」을 통해 여러분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넓은 세계를 탐험해보시길 강력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출산 지원제도가 조직수준의 태도 및 여성직원 이직률에 미치는 영향

조직구성원의 구성과 일·가정 균형 분위기 조절효과

 

김영상(성균관대 교수)
성명은(성균관대 석사과정)
오은지(성균관대 박사과정)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저출산시대를 맞이하여 기업들의 저출산 지원제도가 조직 구성원들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떤 상황적 요인들이 그러한 관계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인터뷰를 통한 질적 연구 (연구 1) 및 2차 자료를 활용한 양적 연구 (연구 2)를 실시하여 저출산 지원제도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했다. 질적 연구인 연구 1에서는 저출산지원제도들의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러한 긍정적 및 부정적 영향이 직무별 차이, 조직내 직원들의 구성 (다양성 등), 조직 분위기, 그리고 리더의 역할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부정적인 영향을 완하하기 위하여 HR팀 및 리더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적 연구인 연구 2에서는 저출산 지원제도가 여성 직원들의 집단 수준의 직무 만족도, 조직 몰입도, 이직 의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하였고, 실제로 저출산 지원제도는 유의미하게 여성 직원들의 집단 수준의 이직 의도와 이직률을 낮추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연령 다양성이 높을수록 일-가정 균형의 분위기 형성이 잘 되어 있을수록 저출산 지원제도의 효용성이 극대화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저출산 지원제도의 효용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적 요인들을 탐색했다는 부분에서 이론적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고, 저출산 지원제도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접근법을 밝혀냈다는 부분에 있어서 실무적 시사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저출산 지원제도, 이직률, 직무 만족도, 조직 몰입도, 이직 의도, 다양성,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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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에서 보는 지속가능경영

국부론에 대한 보편적 오해

경제는 원활한 시장 기능을 통하여 발전할 수 있으며, 시장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개인들의 이기심에 의해서 작동한다. 경제학의 대표적인 명제이고 경제학을 공부한 많은 이들이 의심의 여지가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결론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이 명제에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國富論)과 연관 짓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 까닭을 말하려고 한다.

필자는 1990년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하여 경제학을 공부했다. 뛰어난 동기, 선후배들 틈에서 그저그런 학점으로 학부를 졸업한 평범한 학생이었고, 경제학 강의들을 통해서 애덤 스미스[1]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손’ 정도가 전부였다. 경제학의 기반이 되는 철학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작은 궁금함이 이제 나이가 들어 점차 크게 자라나면서, 2018년과 2019년 두 번의 여름방학 기간에 학부생들과 함께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스미스의 국부론 원저를 읽고 함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국부론의 실제 타이틀은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국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이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국가의 부는 어떤 특성들로 파악해야 하는지 그리고 국부의 증대에 기여하는 요인들은 무엇일지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당시 영국과 유럽의 경제현상들을 취합하여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첫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그가 정의하는 국부는 인력에 대한 보상의 크기이다. 즉 대다수의 국민에 해당하는 laborers에게 돌아가는 분배의 몫이 큰 국가가 부강한 국가라고 정의하고 있다.[2]

그런데 왜 우리는 국부론이 이기심에 대한 책으로 이해하게 되었는가? 필자는 국부론 1권 2장 “분업의 원리” 편에서 등장하는 다음의 두 문장에서 원인을 찾고자 한다. 스미스는 우리가 저녁식사 테이블에서 여러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식재료 제공자들이 자비(benevolence)를 베풀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이해관계(interest)가 작동한 까닭이라고 한다. 따라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인간애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나로부터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하여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self-interest가 이기심으로 투영되어 독자들의 확대해석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3] 하지만 해당 내용이 언급된 곳의 전후 맥락과 국부론의 곳곳에서 스미스가 피력하고 있는 견해들을 세심히 종합해 보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이기심의 작동에 있다라는 해석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일례로 2권 3장 “도시의 성장과정” 편에서 스미스는 다음과 같은 뚜렷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소비형태들 중에서 보다 관대한 영혼을 상징하는 것들이 있다. 소득의 많은 부분을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성공한 사업가들이 있는 반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 없이는 절대 나누고자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경박한 사치적 소비를 추구하는 후자의 부류는 [사회적 부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인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개인들의 검소한 소비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증대이다. 검소한 소비는 [그에 따른 사회적 부의 축적은] 국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제적 풍요로움을 키우는 데 있어 더욱 크게 이바지한다.”

스미스에게 있어서 이기심이란 우리가 국부론을 논할 때 통상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지 않은가? 중상주의 시대 유럽국가들 간의 수입규제 정책으로 야기된 국내독점상인 출현 및 그로 인한 폐해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 4권 2장 “수입규제” 편도 찬찬히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존경받는 사업가들은 독점추구라는 끔찍한 정신세계에서 탈피해 있다. 오히려 그들은 이웃 사업가들을 방해하기 보다는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제조산업에서 만연하는 정보의 은닉이 없고, 보다 이로운 경영방식을 발견하면 주변에 전파하는 것을 좋아한다.”

국부론에서 스미스는 이기심(selfishness)라는 단어를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이기심으로 오역하고 있는 단어는 self-interest 이다. 그렇다면 스미스는 self-interest를 통하여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일까? 국부론에 앞서 저술된 도덕감정론(道德感情論)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도덕감정론 7부 도덕철학의 체계 편에서 그는 self-interest의 목적에 대하여 서술한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부주의하고 절약할 줄 모르는 성품은 자애의 결핍이라기 보다는 self-interest가 목적하는 바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 것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self-interest의 목적은 무엇인가? 행위의 적정성을 논하는 1부 2편에서 스미스는 self-interest를 상호공감에서 오는 행복감과 연결을 짓는다. 의무감을 논하는 3부 6편에서는 self-interest가 지니는 특별하고 중요한 목적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세상에는 성실한 마음가짐으로 self-interest의 올바른 목적을 추구하려 하지 않는 비열하고 옹졸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왕실이 국가의 영토를 개척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기대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왕실을 경멸한다. 우리는 정당한 방식과 노력으로 이익을 창출하고자 하지 않는 경영자들을 존경하지 않는다. Self-interest의 위대한 목적은 사려(prudence)와 정의로움(justice)을 바탕으로 한—원대한 포부(ambition)라 불러 마땅한—열정(passion)이다.”

스미스가 self-interest의 키워드로 제시하는 prudence, justice, passion이라는 단어들을 후대의 독자들, 경제학자들이 과연 어떻게 이기심과 연관 지을 수 있었던 것인지 불가사의할 따름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의 self-interest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읽어나가며 필자는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줄곧 사용하고 있는 self-interest가 의미하는 바는 도덕감정론에서 드러나는 그의 철학을 견지하며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미스가 품고 있는 self-interest의 그 심오한 뜻을 짧은 글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다음과 같은 예시들을 통해 필자의 개인적인 해석을 제시해본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상해를 입거나 나아가 생명을 잃는 경우들이 발생해 왔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소방관들은 화재가 발생하는 곳마다 어김없이 인명구조를 위해 뛰어든다. 2019년 대구에서 코비드 사태가 발발했을 때 어떠했는가?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많은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대구로 향해 밤낮으로 환자들을 진료했다. 즉, 사회의 구성원 그리고 경제활동 참여자들이 분업의 원리에 입각하여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에서 본분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각자의 역할들이 공정한 사회에 모여서 국부의 증가에 기여하는 구조를 self-interest의 집합체로 그려본 것이다.[4] 국부론으로 다시 돌아가 1권 1장에서 가장 먼저 제시하는 스미스의 철학을 되짚어 본다.

“모든 장인(匠人)들이 행하는 경제활동들의 결합을 통한 위대한 국부의 증가, 올바르게 통치되는 사회, 모든 경제인구 각자의 기여를 통해 발생하는 풍요는 고스란히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돌아간다. 가장 인색함을 추구하는 구두쇠일지라도 수천 명 사람들의 지원과 협력 없이 스스로만을 챙겨서는 결국 부를 가져갈 수 없음을 인지하자. 호사를 누리는 한 유럽국가의 왕자가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근면하고 검소한 개인국민들의 기여도보다 반드시 더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아닌 상대방을 먼저 고려하자

마무리하며, 필자는 서두에서 언급했던 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 두 문장을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자 한다. “거래를 할 때에는 나의 필요성이 아닌 상대방이 얻게 될 혜택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것은 인류애에 기반한다는 류의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그저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이다.” 2010~2018년 애트나(Aetna)사의 CEO로 재직한 마크 베르톨리니(Mark Bertolini, 1956~)는 2015년 4월 미국 경제사회에 반향을 불러온 의사결정을 단행했다. 2009년 이래 시간 당 $7.25이던 연방정부의 법정최저임률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16로 애트나의 직원들을 보상하겠다는 발표였다. 애트나의 직원들이 아파서 결근을 하는 경우 사소한 질병이더라도 수일, 수주에 걸쳐 회사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파악한 그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아플 때 병원에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수준의 보상을 먼저 제공한 후에야 직원들에게 회사에 기여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라고 하며 그의 경영철학을 설명했다. 1987~1999년 알코아(Alcoa)사의 CEO로 재직하며 근무손실발생 재해율(lost workday rate)을 0.126이라는 초현실적 수준으로 낮춘 폴 오닐(Paul O’Neill, 1935~2020)은 어떠한가? 퇴임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작업안전이란 결코 경영의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숨을 쉬는 것과 같이 작업자들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존경받는 경영자들의 의사결정 뒤에는 경박한 selfishness가 아닌 위대한 목적의 self-interest가 자리하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이하 ‘스미스’로 명명

[2] 국부론에서 애덤 스미스는 경제활동 참여자를 세 부류로 파악하고 (laborers, employers, landlords) 경제활동을 통한 산출물이 각 그룹에 돌아가는 공정한 배분의 규칙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공정하게 작동하는’ 시장시스템이 그 방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3] 국부론에서 이기심(selfish or selfishness) 단어가 등장하는 장면은 놀랍게도 세 곳에 불과하다: 수익을 이웃과 나누지 않고 개인소비로 낭비하는 사람, 사치와 과시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사회적 부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의 국민성.

[4] 필자가 이해하는 애덤 스미스의 self-interest는 개별경제주체 수준의 개념이 아니라, 사회라는 보다 넓은 범주에서 탄생하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경제생태계를 존중하는 지속가능경영 철학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