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 ESG 경영의 글로벌 나침반을 지향하다

 

 

 

 

 

[경영환경의 요구]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전 세계를 팬데믹의 광풍으로 몰아넣고 있는 covid-19은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 쉬프트에도 큰 기폭제가 되고 있다. 아마존의제프 베조스Jeff Bezos, 페이스북의 마크 저크버그Mark Zuckerberg, 애플의 팀 쿡Tim Cook등 글로벌 비즈니스의 선두에 있는 대표 CEO들은 인류 삶의 질적 향상과 사회 공동체의 지속을 위한 기업의 역할 증대를 앞다투어 강조하고 있다. 수많은 글로벌 선두 기업은 경영 미션과 비전, 비즈니스 모델, 조직 문화에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을 실질적으로 녹임으로써,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제고하는 실천 전략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오랫동안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사회공헌 정도로 인식해왔던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지에 대한 산업계와 학계 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작년과 올해 한국의 많은 CEO가 신년사에서 ESG 경영의 원년을 동시다발적으로 선포하고 있지만, 아직 슬로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KOSPI 상장사 대상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화의 단계적 확대 추진을 발표하면서, 국내 모든 기업은 ESG 경영을 요구하는 제도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ESG 경영의 나침반을 찾아야 한다는 시급한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과 제도의 요구에 대해 SK 그룹의 사회가치경영, 특히 최근의 ESG 경영은 효과적인 해결책이자, 더 나아가 한국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미래 청사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SK 그룹의 ESG 경영 철학]

SK 그룹의 사회가치경영이 한국 산업계에 성공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현재 SK 그룹의 실험에 대해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ESG 경영에 대한 SK 그룹의 모범적인 사례는 사회가치경영에 대한 리더의 선구적인 철학, 사회 가치를 현실화하기 위한 운 영 시스템 구축, 이해관계자 집단과의 협력과 소통, 지속적으로 사회가치경영을 업 그레이드 할 수 있는 조직 내 인프라의 결집된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우선, ESG 경영 을 통한 사회가치 실현을 바라보는 SK 그룹의 철학과 시각은 covid-19 후 SK 그룹 의 행보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SK 그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주창하고 있는 “Deep Change” (근본적 변화)를 을 통한 <혁신>으로 달성하고자 한다. 이는 경제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동시에 이러한 발굴의 장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업계 최고의 기술력으 로 수소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플러그 파워Plug Power에 대한 SK E&S의 지분 확 보, 반도체 웨이퍼 원/부자재에서부터 웨이퍼 제조 전 공정에 이르는 밸류 체인에서 의 탄소 절감을 통한 SK 실트론의 국내 최초 ‘카본 트러스트’ 인증 획득 등의 사례는 모두 ESG 경영에 기반한 혁신 성장 모델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작년 12월 SK 그룹이 한국 최초로 ‘RE100’ (재생 에너지 100%)에 가입을 확정한 일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향후 지속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RE100 는 각 참여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 에너 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선언하는 것으로, 2014년부터 영국의 다국적 비영 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이끌어 왔으며, 구글, 이케아 등 280여 개의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가입해 있다.
ESG 경영에 대한 SK 그룹의 접근은 미래형 양손잡이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의 전형을 보여준다. 조직학습이론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고 제 임스 마치James March 교수가 제시한 탐색exploration전략과 활용exploitation의 균형을 통 한 조직의 지속 성장이라는 개념 틀에 기반하여, 하바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투쉬먼 Michael Tushman 교수와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찰스 오레일리Charles O’Reilly III 교수는 급변 하는 시장과 기술 환경 하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탐색 전 략과 활용 전략을 동시에 구축해야 함을 역설하고, 양면성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축 하기 위한 양손잡이 조직의 청사진을 제안하였다. 즉 성공적인 학습 조직이 되기 위 해서 기업은 현재 역량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미래의 성장 동력을 이끌어갈 신사업을 위한 새로운 역량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이론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양면성 전략과 양손잡이 조직의 실제 도입과 실행은 매우 어려우며 노키아, 블랙베리와 같이 한때 세계 최고의 기업들도 양손잡이 조직의 성공적 수행이 좌절되어 몰락의 길로 접어들곤 한다.
최근 사회가치경영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양손잡이 조직의 개념에도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사회가치경영의 관점으로 양면성 개념을 적용하면서 경제적 가치 창출 활동과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어떻게 동시에 추구할까에 물음을 던지고 여러 방향의 전략적 대안을 실험하고 있다. 영리 기업의 입장에서 경제적 가치라는 도구적 주도권instrumental initiatives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라는 도덕적 주도권 moral initiatives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양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21세기 경영 환경 하에서 기업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제적 가치 추구와 사회적 가치 추구의 양면성에 대해 SK 그룹의 ESG 경영이 취하는 접근을 진단하면서 한국 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형 양손잡이 조직의 좌표를 찍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 2-3년 동안 SK 그롭의 최태원 회장이 지속적으로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래형 양손잡이 조직으로 나아가겠다는 최 회장의 이니셔티브는 2018-19년부터 드라이브를 건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으로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창립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SK 그룹의 사회가치경영은 기부금 및 학업 지원 등의 자선적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의 사회 가치 경영은 기업 활동의 곁가지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Going Beyond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라는 최태원 회장의 모토로 대변되는 이러한 변화는 “Imagine Your Gas Station” 사업을 통한 공유 인프라 구축에서 잘 드러난다. SK는 단순 석유 판매와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 경영을넘어, 3600여개의 주유소 간 네트웤, 주거 및 사업 공간과의 근접성, 주유소 인근 지역 주민의 특성 등을 고려한 자산의 사회화를 내포하는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였다. 공유 인프라를 통한 사회가치 창출은 SK 그룹이 여타 영역에서 실험해오고 있는 플랫폼을 통한 사회 가치 창출과 궤를 같이한다. 기업, 시민,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역량과 자원을 결집하고 공유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국내 최대 사회 공헌 플랫폼인 행복 얼라이언스Happy Alliance의 구축과 사회혁신 인재 양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대학들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사회혁신 교육자 네트웤ENSI: Educators’ Network Social Innovation의 주도가 좋은 사례이다. 이렇게 SK그룹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가치경영이 비즈니스 모델의 전략적, 운영적 핵심으로 자리 잡게 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그 산물이 바로 DBL 경영이다. SK 그룹의 DBL 경영은 2019년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사례로 등재되어 전 세계 수많은 경영대학원의 수업 교재로 활용되어 미래의 글로벌 경영인들이 학습하고 있을 만큼 사회가치경영에 대한 혁신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모범으로 인정받고 있다.

 

[DBL 경영과 운영시스템]

SK 그룹은 DBL 경영의 철학과 운영에 입각하여 ESG 경영 내 관리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SK 그룹은 회계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환경 배양을 추구하고 있다. 회계 시스템은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환경 구축에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2019년 SK 그룹 신년회에서 최태원 회장은 KPI의 사회적가치 비중을 50%까지 늘이고자 하는 의지를 표방하며 재무적 가치 중심의 성과평가 제도를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제도로 개선하고자 하였다. 전통적인 회계 시스템인 SBLSingle Bottom Line 하에서의 재무제표는 경제적 가치 창출 일변도의 경영을 할 수 밖에 없지만, DBL 하에서의 ESG 경영은 모든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회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대등하게 경영 활동에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ESG 사업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가치의 단기적 손실을 수반하므로 SBL 하에서는 불가능하지만, DBL 하에서는 검토 가능한 사업 아이템이다. 반대로 DBL 기반 경영은 SBL 하에서는 가능했던 사업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환경오염 등 부정적인 사회 가치를 측정, 평가하고 공개하여, 사회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 구상을 조기에 방지함으로써 ESG 경영에 공헌할 수 있다.
물론 ESG 경영에서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측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측정과 평가가 경영의 필수임을 주창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로부터 영감을 받은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완벽하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는 없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신념 하에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DBL하에서의 측정은 철저하게 사회적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이해관계자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에 주목하는 것을 제 1 원칙으로 삼는다. ESG 활동으로 발생하는 사회가치 창출 과정, 즉 투입Input -> 산출Output -> 결과Outcome -> 영향Impact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결과’의 측정을 지향한다. 물론 ESG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까지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단기적 산출을 기준으로 삼는 상황 속에서 산출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결과를 측정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SK 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정량화하는 과정에서 국제기관과 연관된 여러 산업협회 및 학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척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SK 그룹의 측정 체계가 글로벌 수준에서 통용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K 그룹의 비즈니스 사회성과에 대한 측정지표 체계는 ESG 경영 부문인 환경, 사회, 거버넌스 각각에 대하여 제품, 공정, 가치사슬, 공동체를 포함하는 경영 활동 전반의 사회성과에 대한 측정을 시도한다. 이러한 세부 활동의 포괄성과 구체성은 ESG경영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내에서도 선두를 차지한다고 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K 이노베이션은 경영 활동에서 발생하는 긍정적 사회가치를 측정하고 계산함으로써 기존 사업이 미친 부정적 성과와의 비교를 통해 실효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 2030년까지 긍정적 가치가 부정적 가치를 넘어서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E-Mobility, Total Energy Solution 등의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가는 ‘그린 밸런스 2030’도 그러한 과정의 일환이다. SK 그룹은 ESG 경영으로 창출되는 사회공헌 성과에 대한 측정도 꾸준히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와 이러한 방법론을 공유하며 사회가치경영의 표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 30개가 넘는 공공기관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중국 국영자산 감독관리 위원회SASAC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사회가치 측정 기준을 확립하는데 뜻을 같이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에 창설 멤버로서 참여하는 등의 활동은 SK 그룹이 자신의 DBL 기반 ESG 경영의 일반화와 공신력을 제고하기 위한 의지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생태계와의 커뮤니케이션]

이러한 측정 방법론의 일반화와 통용화는, 개별 조직이 아닌 조직이 몸담고 있는 생태계에서 대부분의 가치가 창출되는 21세기 경영에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일지도 모른다. 와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을 주문하고 있는 오늘날의 경영은 산업 생태계를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가치의 에코시스템 내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사회가치경영의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SG 경영을 비롯한 사회가치경영의 혁신 생태계는 기업이 그 생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생태계 내 전체 구성원들이 집합적으로 사회가치 창출에 참여하게 하는 능동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UC 버클리 경영대학의 핸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 교수가 제안한 21세기형 개방형 혁신의 방향은 ESG 경영의 방향에도 유효하다하고 할 수 있다. 체스브로 교수에 따르면 개방형 혁신 과정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는 경제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공동체의식과 시민의식에 기반하기 때문에, ESG 경영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잡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ESG 경영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은 외부로부터 사회적 혁신에 관한 노하우를 학습하여 기업이 보유한 기술, 자원, 역량을 사회가치 창출의 수단으로 보완·발전시키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혁신을 택하거나,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사회적 혁신 아이디어가 풍부한 외부에 내놓음으로써 사회가치 창출을 시도하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자사의 제품과 기술력을 지역 사회 사업가에 제공하여 베트남 농촌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유니레버의 ‘완벽한 마을’perfect village 프로젝트, 지역사회 의료 전문가들의 지식을 내부화하고 자사 보유의 기술력을 활용하여 낙후 지역에 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 휴렛팩커드의 원격의료시스템 e헬스 센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SK 그룹의 ESG 경영도 필연적으로 개방형 혁신을 피할 수 없다.
개방형 혁신을 통한 ESG 경영의 사회가치 창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혁신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의 사회가치의 성과에 대한 측정과 보상에 대한 공유이다. 즉 협업 당사자 간 동일한 철학과 언어로 사회가치 창출에 접근해야 한다. 한국과 같이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꾸려지는 상황에서는 사회가치 언어의 표준화 작업에 대한 대기업의 보다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SK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DBL을 받치고 있는 사회 가치 측정과 보상 정신을 한국 사회 전반에 전파해오고 있어 ESG 경영을 위한 개방형 혁신에 누구보다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1월 최태원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제안한 SPC(Social Progress Credit;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가 바로 그 시발점이다. SPC 프로젝트는 사회적 가치에 비례하여 가치가 평가되는 일종의 유가증권을 사회적 기업에 발행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SPC를 통해 사회적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를 직접 측정함으로써 비즈니스의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고 거기 더하여 캐쉬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혁신적 성장을 추동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또한 SPC는 화폐가치로의 가치 측정과 관리 지표 구축을 통해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 40여 개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실험에 들어간 SPC 프로젝트는 전국 각지 220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규모로 급성장하였으며, 5년간 1700억에 달하는 사회성과 창출과 340억원의 인센티브 지급이라는 지표가 말해주듯이 SPC 프로젝트는 사회적 기업 증대에 전기를 마련한 실험으로 평가될 수 있다. SPC 프로젝트는 SK그룹이 ESG 경영을 위한 개방형 혁신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사회가치 창출을 위해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법에 유용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개방형 혁신 ESG 경영의 모범 사례를 많이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실제로 SPC 프로젝트는 작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사례연구 교재로 채택되어 미래 경영인들의 배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SK 그룹은 산업 생태계 내 이해관계자들을 넘어서서 사회 전반에 ESG 경영의 효과를 획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부터 SK 그룹에서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슬로건 하에 ESG 경영을 통해 시장에서 SK 그룹 내 계열사의 매력도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화 측면에서의 매력도가 아닌 SK 그룹이 생산하고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거기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미래 세대와 잠재적 투자자로부터 호응과 공감을 얻었을 때만이 지속가능 성장을 할 수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SK 이노베이션의 ‘그린 밸런스 2030’ 전략에서 나오는 여러 스토리는 그 자체로의 비즈니스 사회성과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로부터의 신뢰와 공감을 얻어 기업가치의 장기적 극대화를 꾀한다. 1980년대 초반 조직사회학 내 신제도주의학파neo-institutionalism의 창시자인 스탠포드 대학 존 마이어John Meyer 교수는 기업 활동의 효율성efficiency보다 정당성legitimacy이 기업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증폭할 것이라 주창하였고 이후 관련 연구들은 CEO를 비롯한 경영자들이 정당성 강화를 위한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계열사 CEO들에게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어 달라 주문하고 그 성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SK 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 프로젝트는 이러한 트렌드의 훌륭한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미래로의 나침반, SK]

작년 여름 한국 정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발전 전략으로서, 생활 인프라 및 에너지 산업을 전환하고 녹색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탄소중립Net-zero 사회를 지향하고자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에 부응하여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한국이 세계를 그린 뉴딜로이끌기를 기대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움직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며, 기업의 능동적이고 혁신적인 ESG 경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린 뉴딜 정책과 유사한 국가 정책들이 비슷한 시기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봇물처럼 나오고 있는데, 다행히도 SK 그룹의 ESG 경영을 진단하면서우리나라의 정책 성공 확률이 여타 선진 국가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사회가치 경영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확고한 믿음과 SUPEX추구협의회, 사회적 가치연구원의 전사적 지원은 SK 그룹의 ESG 경영이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긴 호흡으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SK 그룹의 ESG 경영의 성과가 한국 사회 전체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 기업군에 건설적으로, 그리고 속도감 있게 전파되고 학습되어야 할 것이며, 기업간 상호 학습을 통해 ESG 경영의 집합적 업그레이드를 성취하여 ESG 플랫폼 경영, 나아가 ESG 프로토콜 경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궁극적 목표 달성에도 SK 그룹이 큰 역할을 해주리라 희망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ESG와 기업 생태계의 변화

 

 

 

 

[기업에 대한 ESG의 도전]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드높다. ESG는 잘 알려진대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기업들이 환경을 해치지 않고, 사회에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지배구조를 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요구는 그간 일반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로 사회에서 논의 되어 왔으며 20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ESG가 이전의 사회적 책임 혹은 윤리적 책임과 다른 것은 바로 이 문제를 자본시장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와 연계시켰다는 점이다.
영국을 필두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UN 역시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 원칙UNPRI을 통해 ESG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환경에 대한 책임을 무시했던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ESG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월가의 주요 투자사와 펀드들이 ESG를 강조하는 지속가능 투자에 나섰다. 한국도 올초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
위 사실들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면 ESG는 기업들에 대한 일종의 민간 차원의 규제 혹은 제도적 환경으로부터의 규범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위험은 계속 높아지고, 경제적 양극화도 심화될 뿐 아니라, 시장 불확실성도 계속 늘어나는 현실의 절박함과 위기감 속에서 정부와 시민사회가 손잡고, 자본시장에 압력을 행사해서 기업들에게 보다 책임감있고 지속가능한 미래지향 경영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기업들의 개별적이고, 자발적인 인식의 변화에 따른 행동의 변화가 쉽지 않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감시와 강제(?!)에 의해서라도 바꾸어야겠다는 결의의 표출이라 할 수도 있다.

 

[ESG 등장의 배경]

가뜩이나 디지털 전환과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ESG 중심의 최근 급격한 기업환경 변화를 기업들은 부담 증가로 느낄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규제나 규범적 압력으로 여겨 기업들이 마지못해 ESG를 수용하게 되면, 그것은 이윤추구 경쟁에서 족쇄처럼 여겨지고 결국 상징적 혹은 표면적으로만 순응하게 될 수 있다. 기업조직에 대한 신제도주의 관점에서는 기업조직의 이러한 대응을 환경의 요구에 대한 기업조직의 어긋남decoupling이라고 부른다.1 특히 이러한 대응은 기업조직에대한 제도적 환경의 요구와 규제가 강제적일 때 더 가능성이 커진다. 그 최종 결과는 ESG의 의도 만큼 지속가능성이 증가하지 못하거나 기업들의 불만이 늘어나는 등 부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기업의 이해관심을 관계적으로 좁고, 시간적으로 짧게 이해한 결과이다. 기업의 이해관심을 관계적, 시간적으로 좀더 넓게 확장해서 보면 인식은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기업에 대한 ESG 요구를 수동적, 방어적 차원의 비용이 아닌 능동적, 적극적인 투자로 볼 수 있는 또한 보아야 할 근거를 기업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혁신적 기술과 우수한 제품, 서비스로 경쟁기업을 앞서 시장을 선점하고 확장해감으로써 높은 이윤을 올려 주주와 구성원들에게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모든 기업의 이해관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20세기말 이후 시장의 확대와 경영의 발전에 따라 기업 이해관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들이 등장했다. 기술적으로 혁신의 범위가 지역적 클러스터로부터 국가적 시스템까지 포함하게 되면서 기업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예컨대 공급계약이나 전략적 제휴 등으로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뿐 아니라, 혁신을 담당할 연구개발 인력들이 지역사회나 국가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원활히 공급되어야 한다. 그 결과 이제는 기업의 이해관계를 기업 경계 안으로 한정해서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

 

[기업생태계의 관점]

이처럼 기업의 이해관계 범위가 확장되고, 경쟁의 단위가 개별 기업이 아닌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로 확대된 것을 무어James Moore, 이안시티Marco Iansiti 등 경영전략가들은 기업의 경쟁과 생존이 ‘기업생태계’에 의존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2 기업생태계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은 이른바 지식, 정보, 기술, 시장에서의 융합convergence 경향이 전례없이 높아진데 기인한 바가 크다. 개별 기업 단위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혁신이 여러 분야에 걸쳐 융복합적으로 진행되고, 기술발전으로 전혀 무관했던 분야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기회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들은 20세기 중후반 빠른 성장과 인수합병 등의 경험을 통해 거대조직의 병폐인 비효율 증가, 시장대응과 의사결정 속도의 둔화, 기업내 거래비용 증가의 문제를 피하고자 기업 자체의 거대화는 피하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동시에 외부와의 연결을 강화한 결과 기업생태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본 기업생태계가 주로 기업의 투입input과 중간thruput 단계에서 경쟁을 넘어선 협력coopetition에 초점을 맞춘 반면, ESG는 기업의 산출output이 시장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협력적 기업생태계에 대한 투자가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받아들이더라도,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까지 기업이 투자해야 할 이유나 근거는 무엇일까? 거대 투자자들의 요구와 압력에 호응하기 위해서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그것 뿐이라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최소의 부담이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전략적 시야를 기업생태계까지 확장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체 사회와 환경까지 포함하도록 넓고 멀리 보게 만드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경제적 가치만이 아닌 환경적, 사회적, 윤리적 가치가 경쟁 과정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발생하는 개인과 전체 간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개별 기업이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하더라도 이를 무시하는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린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공동의 가치는 개별 기업 간의 경쟁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문제의 해결책이 외부로부터의 강제가 아닌 자발적 동의에 기반할 수 있을까?

 

[ESG에 대한 적극적 대응의 필요]

해결의 실마리는 게임이론의 오랜 ‘죄수의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했던 악셀로드Robert Axelrod의 “협동의 진화”에서 찾을 수 있다.3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죄수들이 자신의 이해관심을 앞세워 궁극적으로는 가장 많은 공동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협력을 포기하고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 배신을 선택한 결과 공동의 손해를보게 된다. 이에 대해 악셀로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회성이 아닌 연속된 게임에서 상대방의 호의(협력)에 호의(협력)으로 대응하고, 상대방의 배신은 응징(배신)하는 맞대응tit-for-tat 전략을 취하면 배신보다 협력이 궁극적으로는 우세해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악셀로드는 맹목적 협력의 선호는 맹목적 배신을 이길 수 없지만, 조건부로 협력하는 맞대응 전략은 모두에게 손해를 가져오는 맹목적 배신을 이기고 협력이 우세한 전략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런데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나 악셀로드의 시뮬레이션에서는 미리 상대방의 전략을 알 수 없지만 만약 게임에서 참여자들이 상대방의 전략을 미리 알 수 있게 된다면 문제는 보다 빠르고 쉽게 해결된다.
현실에서 게임 참여자들이 서로의 전략을 드러내 상대방이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정체성identity’과 ‘명성reputation’을 통해 이루어진다. 만약 게임 참여자의 전략을 협력 대배신이 아닌 공유가치 추구 대 맹목적 이윤추구로 바꾸고 공유가치 추구가 이윤추구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한다면, 동시에 참여자 전략이 각자의 정체성 인증을 거쳐 다른 참여자들에게 드러나도록 한다면 우리는 보다 적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이면서도 맹목적 이익 추구로부터 공유가치를 함께 추구하도록 게임을 바꿀 수 있다.
문제는 맹목적 이윤추구가 공유가치 추구를 압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경쟁에서 서로 다른 전략이 서로 맞부딪칠 때 그 결과를 정하는 규칙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기능주의와 구성주의 관점을 구별할 수 있다. 기능주의란 경쟁에서 서로 다른 전략 간의 우위를 기능적 성과를 중심으로 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성능이 더 우월하거나 더 저렴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이기는 것이 그 예이다. 그에 비해 구성주의는 경쟁에서 서로 다른 전략 간의 우위를 사람들이 선호하는 기준에 따라 정한다. 시장에서 소비자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준에 보다 적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이기는 것이다.
조직간 경쟁에 대한 탁월한 이론적 모형을 제공한 조직생태학의 최근 이론적 혁신은 경쟁에 대한 구성주의적 이론화를 가능케 한다.4 애초에 조직생태학은 환경이 제공하는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조직 간의 경쟁이 환경에 대한 적합도fitness에 좌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의 이론적 혁신을 거치면서 이러한 기능주의적 주장은 보다 구성주의적 주장으로 대체되었다. 혁신된 이론에 따르면 조직의 적합도는 시장의 청중audience에 대한 매력appeal로 정해진다. 시장의 청중이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소비자, 투자자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의 청중들은 저렴하고 튼튼하며 편리한 제품만을 선호하지 않고, 생산자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시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윤리적 소비나 임팩트 투자 등이 각광을 받는 것도 바로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변화의 배경으로는 20세기 후반 이후 서구를 중심으로 나타난 물질주의로부터 탈물질주의로의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21세기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기업들의 과도한 탐욕에 대한 비판,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가능성 위기에 대한 위기의식 등을 들 수 있다.
20세기초 대호황시대의 미국에서 전례 없는 경제 성장과 거침없는 욕망의 표출은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와 공유가치의 붕괴를 낳고 최종적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함께 막을 내렸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자본의 팽창과 디지털 기술의 눈부실 발전 속에서 한 세기 전과 유사한 양극화와 개인화의 병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ESG에 대한 최근의 강조는 지난 100년간의 교훈을 토대로 모두가 살만한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힘을 모으자는 거대한 흐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정치학자 퍼트남Robert Putnam의 표현대로 양극화로부터 공동 번영으로의 새로운 반전upswing을 가져올 수 있으려면 기업들이 새롭게 변화한 기업의 생태계에 대한 적극적 인식과 동조, 참여가 필요하다.5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 의미와 과제

 

 

 

 

[ESG 열풍]

최근 들어 투자시장과 기업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몰아치고 있다. ESG 이니셔티브는 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 환경, 사회, 거버넌스(지배구조)라는 비재무 요인을 중요한 검토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련 비재무적 상태를 장기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 결국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높이는데 긍정적이란 인식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전달하는 주요 수단으로 인정되면서 많은 회사에서 ESG를 관리하는 조직 체계를 정비하며 대응 중이다.
ESG 이니셔티브에 대해 먼저 화답한 것은 투자자다.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전문자산운용회사가 관리하는 기금의 약 1/3에 해당하는 30조 달러가 ESG 투자 범주에 속한다. 금액의 크기도 놀랍지만 2016년과 비교해 보면 30%도 넘는 증가세다. 2020년 4월부터 6월 사이만도 투자자들이 700억 달러 이상을 ESG 주식형 펀드에 쏟아부었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연간 총 현금유입액을 크게 초과하는 금액이다(Howard-Grenville, 2021).
투자기관에서 제안된 기업 리스크 점검표 역할을 하는 ESG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활발히 전파되는 것을 보면 그 파급력이 예사롭지 않다. 2019년에 발표된 Allianz ESG Investor Sentiment Study는 1,000명의 18세 이상 미국 시민에게 실시한 ESG 인식조사다.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청년 세대의 81%가 ESG는 단순히 자기만족의 투자전략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적 의미에 대한 장기적 이해라고 답했다. 또한 89%는 본인에게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이 투자처를 추천하기 전에 해당 기업의 ESG 요소들을 상세히 검토해 주길 희망했다. 57%의 MZ세대 투자자들은 투자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민의 건강이나 웰빙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여 투자를 철회하는 결정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Allianz, 2019). 모건스탠리 등 해외의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최근에 MZ세대가 기존 세대와 비교해 착한소비, 지속가능투자 등에 적극성을 보인다는 유사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기업이주목할 주요한 세대적 전환이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 놀랍다. 자유기업원이 2021년 1월에 발표한 ESG에 대한 대학생 인식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소비, 투자, 진로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ESG가 주목할 만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생 응답자 중 78.4%는 취업 대상기업을 선택할 때 ESG 가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80.3%의 응답자는 주식 거래 시에도 ESG 등급이 우수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겠다고 답했다. 60.9%는 상품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충실한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ESG가 청년 세대의 중요한 의사결정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ESG 포함 유사 개념들에 대해 학생들의 인지도를 평가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4.0%만이 ESG 용어적 의미를 안다고 답했다. 반면 좀 더 대중화된 개념인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70.2%, 68.8%로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ESG는 젊은 세대들에게 아직은 익숙치 않은 개념이지만 그 취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는 메시지다(자유기업원, 2021).

 

[기업 필로티미 corporate philotimy]

학계의 반응도 뜨겁다. 무엇보다 관련 논문이 최근 2~3년 사이에 크게 늘어났다. 2003년 이후 ESG를 제목으로 출판된 해외 전문학술논문Social Science Citation Index과 한국의 학술논문Korea Citation Index의 게재 추세를 보면 최근 3년 사이에 폭발적인 증가세다. 연구의 세부 주제 확장과 내용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이 2021년 3월 Research Debrief로 분석한 <HBR이 선택한 ESG 이슈는 무엇일까?>의 내용에 따르면 Harvard Business Review Korea(2013-2020)에 정리된 연구
중 ESG 경영에 대한 논의가 총 30편이며, 2020년에만 14편에 이른다. 이는 최근 학계와 경영 전문가들 사이에 ESG 주제에 대한 관심의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좀 더 살펴보면, 과거에는 리더십 차원과 투자 측면의 제한된 연구주제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최근에는 인종, 젠더 등 다양성diversity 이슈와 정의로운 예금과 깨어있는 자본주의justice deposits and conscious capitalism, 지속가능성 관련 사회문제 영역과 연계하여 ESG 경영을 논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사진 구성의 다양성 관련 논의, 재무적 성과에 기반한 CEO 랭킹 폐지를 소개하는 등 거버넌스 이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회적가치연구원, 2021).
그중에 2020년 12월 발표된 가브리엘 카라게오르규Gabriel Karageorgiou와 도미닉 셀우드Dominic Selwood의 <ESG의 핵심은 ‘기업 필로티미corporate philotimy’>라는 글이 최근 일고 있는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의 근본적 의미를 흥미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ESG 지표는 단순히 표면적 수치일 뿐 숨어 있는 근본적인 가치는 기업 필로티미coporate philotimy라는 개념이다. 필로티미란 philos(사랑)과 timi(명예)에서 온 그리스 단어로 품위, 정직, 존엄성 등 다양하고 깊은 뜻이 담겨있고, 개인 행위를 넘어 사회 전체와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시공을 초월하는 공공선이자 공정성, 공감, 정의를 불러일으키는 윤리적 나침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업 필로티미는 기업이 창출하는 재무적 성과 이상의 궁극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필로티미가 확고한 기업은 내부 이해관계자인 직원을 아낀다. 직원을 소중히 여긴다는 철학은 결국 우수한 재원을 채용하고 보유하여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한다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지역, 국가, 글로벌 공동체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소통, 협력, 연대를 추구한다. 공감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회사가 그들에게 의존하는 자원의 소중함을 알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하게 되어 신뢰받는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기업 필로티미는 기업 경영 방식을 좌우하는 DNA이자 기업의 지속가능성 행동을 결정하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ESG는 기업 필로티미의 본질을 정량화하여 표현하는 값이다. 따라서 ESG 지표를 흉내내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포장해서는 안된다. ESG는 성공을 향한 수단이나 지름길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기업 필로미티를 올바르게 만들어 가는 것이 기업이 준비할 일이라면, 투자자들의 일은 기업 필로티미를 잘 갖춘 투자대상을 선별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ESG 지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거품 낀 홍보와 진정성있는 실천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기업 필로미티를 가진 지속가능한 기업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기업이 가진 비전과 문화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그 기업이 과연 사회적 목적과 가치를 추구하는지, 장기적 기회와 단기적 이윤 중 무엇을 선택하는지, 직원-고객-이해관계자들의 충성도는 어떤지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꼼꼼히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류에 편승해 즉흥적 약속을 남발하지 않고, 발표된 계획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인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 필로티미는 결국 진정성과 실천으로 완성되는 가치다(Karageorgiou and Selwood. 2020).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과 신기업가정신]

투자기관에서 시작된 ESG 논의는 기업에게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요구이기에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기초가 된다. 하지만 투자자가 내준 골치 아픈 숙제를 어찌하면 무사히 마칠까 고심하는 소극적 태도는 안타까운 헛발질이다. 특히 ESG와 관련된 국내외 환경 변화를 일종의 ‘규제’로 보는 해석은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편협한시각이다. ESG 아젠더를 새로운 ‘기회’로 보는 관점의 전환과 함께 이러한 시대적 도전에 응전하는 신기업가정신neo-entrepreneurship이 요청된다.
ESG 경영의 본질은 단순히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리스크관리가 아니다. 직원과 외부 이해관계자를 존중하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소중히 여겨 상생을 도모하며 사회적 가치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고, 기업 정체성의 대전환이 수반되는 혁신의 과정이다. 물론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이나 평가기관들의 체크리스트 지적사항에 대한 리스크관리는 의미있는 출발점이다. 다만 평가 잘 받기식 대응은 기업의 정체성과 경영전략을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적 가치 경영에는 못 미치는 미봉책이다.
ESG 경영이 위험관리 체크리스트 점검을 넘어 수준 높은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기업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창의적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때로는 그 기업의 핵심 사업도 포기하는 혁신적 의사결정과 모험적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평가 대응형 ESG 관리’와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의 차별점은 글로벌 공동체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비전과 전략 수립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은 컨설팅 회사에 의뢰하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그럴듯하게 쓰는 일과는 질적으로 다른 노력이다.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바꿔 가는 탐험exploration이다(장용석 외, 2018). 때로는 그 기업의 핵심 사업도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한 혁신적의사결정과 모험적 기업가정신이 수반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경제적 가치 극대화에서는 찾을 수 없는 미래 기업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장용석, 조희진, 2015).
부침과 논란은 계속되지만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에 열광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전기자동차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서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논하고 있는가? 아니다.
그가 도전하는 미래와 우주개발은 기존의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 PER로는 설명이 안 되는 꿈대비 주가비율Price to Dream Ratio, PDR에 대한 논의다. 지금 당장 기업실적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미래에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이상을 포함한 무형의 잠재가치가 높게 평가되면 관심과 재원이 몰리고 기업가치가 높아져서 그것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미래 지향적 서사의 이야기 구조를 갖춘 기업 ‘스토리’를 통해 전파되는 무형의 잠재가치는 과거재무실적이 아닌 기업과 리더가 설파하는 지속가능한 비전과 혁신에서 나온다.
최근 SK가 주창하는 사회적 가치 경영social value management, SVM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SK가 ESG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며 전면에 내세운 건 불과 1년여 정도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사회적 가치 경영을 준비하며 기업의 비전, 정체성, 구조, 전략, 측정체계, 소통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간 깊고 넓은 혁신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일찍부터 설계되고 추진된 사회(S)영역 관련 혁신이 눈에 띈다. 이윤극대화 문구는 삭제하고 사회적 가치실현을 명시하는 정관 개정을 실행하여 이해관계자와 구성원에게 기업 정체성과 비전의 변화를 천명하였다. 또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때 창출된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정의하여 회사가 만든 사회적 가치를 직접 측정하고 해마다 발표하는 매우 이례적인 개혁을 추진하였다(Jang et al., 2019).
재무적 성과 측정과 경제적 가치 시스템으로는 아직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회적 가치를 기업 미래 가치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이를 발굴하여 기업전략과 비즈니스모델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기존 대기업에서 보지 못한 혁신성이 높은 실천이다. 환경(E)과 지배구조(G) 부문의 변화도 활발하다. 국내 최초 RE100 가입, 이사회 내 ESG위원회, 인사위원회 설치 등 파격적이지만 준비된 실천이 줄지어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을 파이넨셜 스토리financial story와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로 담아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시도 또한 한국 기업에서 찾기 어려운 신선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의 미래]

그렇다면, 투자기관에서 출제된 새로운 유형의 시험문제 잘 푸는 요령의 터득이 아닌 사회문제의 해결을 통해 미래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 정체성, 전략,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거버넌스(G)가 핵심이다.
최근 들어, CEO들 사이에서 ESG 이슈들이 기업전략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Eccles et. al., 2020).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의지나 선언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ESG 아젠더가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실현되려면 최고 의사결정 집단인 이사회의 논의과정에 명확히 포함되어야 한다. 이사회에 ESG에 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의제화되고 그 후속 조치가 기업 경영의 주요 결정 과정에서 치열하게 확인되는 노력이 필요하다. ESG 경영은 지속가능보고서를 쓰는 부서나 IR담당자가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 CEO와 이사회가 직접 챙겨야 할 중대한 이슈다. 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정리되지 않으면 결국, 그린본드는 발행하면서 반反환경적 사업에도 투자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비주력 사업이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서 사회, 환경 리스크를 줄이는 진정성있는 의사결정은 이사회와 거버넌스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환경이슈(E)를 넘어서는 사회문제(S) 해결을 진정성 있게 고민해야 한다.
환경문제 특히 탄소배출과 관련된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되고 있기에 여타 사회영역의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측정하기도 쉽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도 용이하다.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 RE100 운동에 선도적으로 동참하는 기업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이러다 보니 다수의 후발 기업에서도 환경문제 해결을 ESG 경영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운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핵심 ESG 경영 프로젝트의 유사성이 증가하는 동형화isomorphism가 발생하고 있다(DiMaggio and Powell, 1983). 하지만 선도 기업들이 만든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주요 대응으로 ESG 혁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기업의 전략적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개별 기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전략으로서 업태와 산업 특성에 맞는 ESG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 노력을 담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차별화된 전략을 다각적으로 개발해야 한다(Serafeim, 2020). 게임산업에 속한 기업에게 제조업과 유사한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환경문제 해결이 미흡하다 비난하게 되면, 청소년 게임중독, 정보격차 해소, IT교육불평등 감소 등 산업 특성에 맞는 사회문제 중심의 ESG 경영혁신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네슬레가 2009년부터 5년간 2,300억원을 투자하여 지역사회 상황에 맞는 원두재배를 교육하고, 설비를 지원하며, 지역 농가들로부터 18만톤의 커피를 공급받아 지역상생과 안전망 구축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혁신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제 구현하기는 쉽지 않은 사회문제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의 고전적 사례다.
현재 많은 투자기관, 평가조직에서 제공하는 ESG 기준 중 S와 관련된 항목들은 일부 제한적인 사회문제 영역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Howard-Grenville, 2021). 주로 고객만족, 직원의 보호와 안전, 인권, 성별 다양성 등 조직내부 S 아젠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지역사회,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평가하는 일부 지표가 포함되어 있으나, 개별 기업 특성에 맞는 사회문제 영역을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노력이 높게 평가될 수 있는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 ESG 경영이 리스크 점검을 넘어 수준 높은 사회적 가치 경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기업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창의적 결과물들을 도출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경영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내재화가 가능해 진다(장용석 외, 2018).

••회사 구성원의 공감과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는 긴 호흡으로 추진한다.
많은 이해관계자와 직원들이 공감하며 함께한 크고 작은 ESG 경영 실천의 성공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업 구성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회사가 다양한 혁신적 경영철학과 전략을 지속적으로 천명하며, 제도, 조직을 정비해 나가다 보면 구성원들은 일종의 개혁피로감에 시달리게 된다(MacMahon, 2020).
사회공헌CSR, 공유가치CSV, 지속가능발전SDG 등 일련의 혁신 물결에 이어 맞이한 ESG 논의는 자칫 조직 내부구성원과 다수의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정당성 획득을위해 신경쓰는 또 다른 유행fashion and fad이며, 그에 대응하는 척 시늉하는 디커플링decoupling으로 비쳐질 수 있다(Meyer and Rowan, 1977). 회사는 구성원에게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설득하고 참여와 협력을 요청하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투자기관뿐만 아니라, 관계사, 고객, 지역공동체, 규제 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ESG 이니셔티브의 진정성을 증명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담긴 미래 가치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얻어 내야 한다.

••ESG 기반 사회적가치 경영의 핵심은 스토리다.
ESG 기반 사회적 가치 경영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최적의 네러티브가 필요하다. 환경문제, 사회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경영전략이 파이넨셜 스토리, 거버넌스 혁신 스토리, 더 나이가 기업의 가치를 높여가는 서사로 진정성 있게 전달되어야 투자자, 고객,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애스워드 다모다란, 2020). 가장 돈 잘 버는 기업보다는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일하고 싶은 기업Best Companies to Work For, 세상을 바꾸는 기업Change the World으로 인정받는 것은 그 기업이 제공하는 스토리의 설득력이고 서사의 울림이다. 네러티브의 전염성은 경제주체와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로버트 쉴러, 2021). 재무적 가치와 숫자로 점철된 시장에서 ESG 스토리에 대한 요청은 우리 기업 모두가 직면한 도전이고 동시에 기회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대전환을 상징하는 ESG의 광풍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주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투자기관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기업이이윤을 내야 사회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전통적 사고를 탈피해 ‘사회에 먼저 혜택이 발생하면 결국 기업의 이익이 창출된다’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주요한 메시지다. 우리기업들이 이런 변화의 시대를 맞아 평가, 감시, 규제 대응이라는 방어적 태도를 과감히 버리길 바란다. 대신에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전략 수립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가치의 동시 창출 기회를 탐험하며 기업혁신의 동력을 만드는 신기업가정신을 발견하길 기대해 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9호

포용적 기업시민을 위하여: BCCCC 온라인 기업시민 컨퍼런스 참여 후기

General Session 1 : Building Inclusion into Business

“기업시민을 통하여 비즈니스가 어떻게 더 포용적일 수 있을까?” Building Inclusion into Business 세션에서는 비즈니스 리더와 매니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패널 토론이 이루어졌다. 먼저,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해서 기업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지금은 유색인종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가진 사람들에게 감정적이고 도전적인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기업들의 대응은 자금 지원, 옹호 및 홍보에서 압도적으로 중요하며, 인종을 포용하는 경제 구축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재무결정에 있어 더 큰 이해관계자 생태계를 고려하기 위하여,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진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즉,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고려와 주주 약속에 대응해 왔으나, 현재는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에, 기업의 대표자들은 그들이 일하는 조직의 이익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큰 그림을 보아야 하며, 직원 데이터를 공개하고 이정표를 설정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정확하고 명확한 데이터를 가져야 한다고 보았다.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하면, 수행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국가 이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았다. 기업이 민주주의, 이민, 경찰 폭력의 문제에 무관심하면, 공동체를 위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살고 싶은 국가, 만들고자 하는 커뮤니티, 즐기고 싶은 삶에 질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문제점을 밝혀내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 보았다. 이에, 조직 전반에 걸쳐 유색인종의 승진, 유지, 전체적인 참여가 중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성, 포용성 이슈가 미국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국가/사회적으로 기업시민의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기업의 재무결정, 인재 운영 데이터, 조직관리 측면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고려하는 것이 향후 국제적인 ESG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희우(포스코 기업시민실 과장)

General Session 2 : Bridging the Digital Divide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를 말하며, 코로나로 원격 교육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더더욱 큰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즉, 적절한 디지털 장비와 인터넷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 학생들은 그들의 가능성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EY US에서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인터넷 연결, 그리고 학습 멘토를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내 공공기관, 민간단체, 비영리단체간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며, 기본적으로 지역 오피스 중심으로 이루어지나, 필요시에는 전국단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재택 수업이 확산되면서, 학생들간의 교육 격차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취학 자녀가 있는 저소득 계층의 1/3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색인종 학생들이 대체로 학교시설이나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향이 있어 원격 수업을 위한 지원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수업이 강제되면서, 저소득층 및 유색인종 가정의 취학자녀들이 실제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EY는 디지털 격차 이니셔티브Digital Divide Initiative를 통해 인터넷 연결성을 제공하여 교육환경에서의 경제적, 인종적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Y의 디지털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단계(Now, Next, Beyond)는 다음과 같다.
먼저 ‘Now Stop the bleeding’ 단계에서는 학생들에게 디지털 장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Next Stabilize’ 단계에서는 학생지원을 위한 공공·민간·비영리 단체 간의 네트워크 형성, 디지털 멘토링Digital literacy, Cyber Safety, 유치원~고등학교(K12) 학습 커리큘럼(과학, 공학, 수학 등) 등이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Beyond Future skills readiness’ 단계에서는 가치있는 미래역량skill 트레이닝을 제공하여 고등교육 학습역량을 배양하고자 한다. 사실 학생들의 1/3가량은 멘토가 없어서,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멘토링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미래역량을 교육하였고, 실제 멘토링을 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대학에 진학하는 확률이 55% 높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사회환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발전, 직원경력개별, 고객가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EY의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교육격차 해소라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며, EY의 직원들 또한 재능을 기반으로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 간의 관계가 보다 원만해지고 근속기간이나 업무성과도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임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몰입은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천이 된다고 한다.
이 강연을 통해, EY는 경영층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멘토링을 회사의 문화로 발전시키고 있음은 물론, 인터넷 보급 및 교육지원을 위해 협력 파트너들을 물색하고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EY 사례를 통해 사회환원 프로그램 실행 테마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회사의 일관된 지원이 중요함을 느꼈다. 사실, 활동 재원 마련을 위해 직원과 회사가 다같이 기부에 참여하는 매칭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점, 직원들이 멘토링에 참여하기 위해 봉사활동 포털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참가신청/참가실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은 여느 회사의 사회공헌 하드웨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EY는 디지털 격차 이니셔티브를 지난 11년간 꾸준하게 실천해 왔으며, 그 결과 파트너들도 유사 사업 진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김학영(포스코 기업시민실 차장)

General Session 3 : Pitney Bowes

미국 우편 관련 전문회사 ‘피트니보우Pitney Bowes’는 코로나 시대에 변화하는 지역사회 요구에 대응한 사례 및 전략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피트니보우에서는 ‘기업은 지역사회를 이익창출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서 함께 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한다’고 보았다. 이에, 피트니보우는 다른 기업들(Bank of America, First County
Bank, Lapine Associates, Synchrony, Xerox)과 함께 FCCF(Fairfield County’s Community Foundation, Fairfield County의 커뮤니티 재단)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교육 자본 육성 및 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한 사업 추진하였다(2020.12~).
그리고 지역사회의 책임은 이해관계자와 연계되어 있다고 보아, 비영리 재단을 통해 중/고교생 교육을 지원하였으며, 전 과정은 CEO간 대화를 통해 교육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의견 수합 및 의견 조율을 했다고 밝혔다.

피트니보우는 플랫폼으로 일하기를 희망하였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불평등 및 방과후 학교 급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했다. 미국은 아이에 대한 방임이 불가하여, 돌봄 공백이 있는 방과후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했으며, 푸드 드라이브Food Drive를 운영하여 굶는 아이들에게 스쿨 밀키트School Meal Kit를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 전환과 함께, 인터넷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 청소년 발생하자, 이들을 위한 휴대용 인터넷 단말기와 랩탑을 신속하게 지원했다.
피트니보우는 지역사회에 이러한 활동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으며, 특히 기업간 협업의 가장 큰 이점은 인식의 확산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자선 자원을 모으고, 각 기업 브랜드의 영향력을 활용하며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은 물론,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조정함으로써 지역에 존재하는 일부 기회격차를 줄이는 데 의미있고 측정 가능한 차이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응한 지역사회 지원 활동은 지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집중할 수 있었던 기회였으며,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커뮤니티 재단Community Foundation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고 한다.
또한, 사각지대 취약계층 교육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다양한 회사가 모여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업들과의 협업은 보다 임팩트 있고 효과적이었으며, 지역사회 내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 발표를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역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역량을 모았다는 점은 유의미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기업간 협업 작업에 대한 소감 위주의 발표도 유의미했으나, 기업간 소통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사례 등이 소개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또한, 대표적인 사업 컨텐츠로 시의적절한 인터넷 단말기 및 랩탑 보급을 소개했는데, 한국의 경우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IT기기 보급도 빨리 진행되어 사업 컨텐츠의 참신성은 찾기 어려웠다.

김영림(포스코 기업시민실 차장)

General Session 4 : Empowering  the next wave of Empathetic Innovator

삼성전자(US)은 SFT(Solve For Tomorrow, 미래를 위한 해결)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소외계층 학생들의 STEM(Science, Technology, Education, and Math, 과학·기술·교육·수학) 역량 향상에 기여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SFT는 미국 내 STEM 교육성취도가 낮은 유색인종이나 여학생들을 돕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지난 11년 동안 국공립 6~12학년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 모델이며, 현재까지 약 23,000개 이상의 학교에서 10만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았다.
SFT프로그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11년동안 진행되면서 참여 학생의 구성도 다양하게 변화되었다(여학생 비율 증가 등). 그리고 다양성과 포용성의 개념을 STEM교육에 포함하였는데, 이는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서 겪게 될 평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US)는 2018년부터 비영리 기업인 「DonorsChoose」와 파트너십을 맺고, SFT 대회에 참여하는 전국 4,000여명의 교사에게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고 있다. SFT에 참여중인 현직 교사들은 삼성전자의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서,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었으며, 학교에서 발생하는 현실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SFT에 참여한 사례 중 Hubbard School의 경우,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기술을 적용한 앱 개발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또 다른 사례로 Reinmut School의 경우, 작은 시골 농촌마을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먼지가 농작물에 쌓여 발생하는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드론 시스템을 활용했다. 우선,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드론으로 스캔 후 지도와 맵핑하고, 해당 지역에만 드론으로 살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하여 먼지를 제거하였다.
삼성전자(US)는 오랜 기간 SFT를 운영하며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SFT를 단순한 경연대회가 아닌 교사, 학생 그리고 기업의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 기회를 만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와 학생의 육성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이 사례를 통해, 교육환경이 취약한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STEM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성취감 배양과 동시에, 공동체를 위한 상호 협력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SFT 프로그램이 장기간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SFT는 포스코그룹에서 운영하는 「포유드림」 프로그램의 참고 모델로써 활용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국내 주요 대학에 「기업시민 과정」 개설과 연계하여 SFT 경연대회와 유사한 PJT경진대회 추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교육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반한 교육을 통하여,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데 개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류지현(포스코 기업시민실 차장)

General Session 5 : Philanthropy Through a Social Justice Lens

기업의 사회정의란 무엇일까? ‘사회정의 렌즈를 통한 자선사업’ 세션에서는 기업의 사회정의에 대해 고찰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 자선사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하는 지에 대해 논의되었다. 먼저, ‘기업의 사회정의’란 기업과 직원, 고객, 주주, 그리고 그것이 접촉하는 공동체 사이의 신뢰에 의해 규제되는 구조framework며, 그들 모두 선善을 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정의 자선사업 활동’은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 자원을 의도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회정의 자선사업 활동의 틀은 ‘이해관계자 기업 모델’로 직원, 이사회, 고객, 그리고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회정의 미션’을 정의한다.
이때, ‘사회정의 미션’은 회사의 가치와 일치해야 하며, 이는 회사 내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가장 큰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러한 요구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UPS 재단에서는 사회정의라는 측면에서 자선사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해관계자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물어보고 평가받는 게 중요하고, 직원들과 함께 공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보았다. 직원들이 자선사업 활동에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정의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려면 구성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러한 변화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지금 우리가 당장 해야 하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많은 이슈들이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모두 할 수 없다. 그래서 생산과 측정에 집중하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기업은 이것이 마라톤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왜’를 전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거나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사결정을 내린 후에 커뮤니케이터를 들여와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였다. 커뮤니케이션은 솔루션을 구축하거나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고, 측정 항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모든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커뮤니케이터를 데려오지 않는다면, 그 기회를 잃게 된다고 경고하였다. 또한 이사회든, CEO든, 지역사회든 기업이 맺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해야 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보았다(그들이 제공하는 피드백이 생각했던 방향과 조금 다르더라도 기꺼이 듣고, 상호 관심사가 일치하는 지점에 도달할때까지 조정하고 도와야 한다).
그리고 UPS와 같이 글로벌기업일 때, ‘정의’라는 단어가 아마도 국내 관점과 국제 관점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사람들이 국제적인 관점에서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이러한 뉘앙스 차이를 확인하려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다.
특히,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정의도 요구하고 있다. 즉, 소비자 중 70%는 자신이 지원하는 브랜드가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하고, 소비자 중 46%는 제품을 구입할 때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 노력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에, 사회정의를 위한 기업의 활동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사회정의 미션을 일치시켜야 하며, 이와 함께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정의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려면 구성원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러한 변화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이를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투자 수익률을입증하려면 기업이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손예령(포스텍 기업시민연구소 연구조교수)

General Session 6 : Featuring Liberty Mutual

“장애란 주변부에 머무는 조연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혁신과 창의의 원동력이다.” 미국 4위 손해보험사인 리버티뮤추얼社Liberty Mutual는 포용적 세계를 달성하기 위해 3가지 축(장애인 접근성, 홈리스Homelessness, 교육)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어울려 놀며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놀이터’를 구축하였으며, 장애인 인턴 고용 등 직접적인 활동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 지원 생태계 자체가 지속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꾸준하게 지원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코로나사태로 인한 뉴 노멀이 대두되며 장애를 바라보는 기업의 관점도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에는 장애를 시민권리 차원에서 인식하여 인적 자원(장애인 고용) 측면에만 초점을 두었으나, 기업들은 이를 넘어 장애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시장임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다른 소수집단과 달리 장애인 집단은 누구나 언제든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따라 고정된 집단이 아니라는 점도 한몫했다고 한다.
기업들은 장애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가 장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포용적 상품 개발에 힘쓰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의 경우, 뇌성마비를 지닌 남자아이가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손을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아이디어를 접수하였고 그를 직접 디자인 과정에서 참여시켜 손을 사용하지 않고 발로만 편안하게 벗고 신을 수 있는 플라이이즈FlyEase 신발을 개발하여 핸즈프리Hands-free 신발시장을 개척하였다. ‘구찌’는 척추 파열로 인하여 신체 마비를 겪는 장애인이 주목하며 ‘적응형 의류(Adaptive Clothing, 신체가 불편해도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어 편하게 활용 가능한 의류)’사업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타미힐피거’, ‘랜디스’ 등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450조 시장이 형성되었다. ‘옥소(주방용품 전문社)’는 파킨슨병을 지닌 아내를 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휘어진 숟가락 등 ‘적응형 도구/기구Adaptive Utensil’을 개발하였고 이제 비장애인까지 큰 만족도를 보인 제품 시장을 형성하였다.
장애인들이 혁신의 원동력이 되어 더욱 포용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다음과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우선 수많은 종류의 장애인이 있으므로 포용성이란 의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 각 장애인별로 어떤 사회적인 제한이 존재하는가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았다. 아울러 장애인을 생각할 때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두기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현재 코로나사태로 인하여 재택근무가 확대되며 사무실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존재했던 장벽이 사라짐으로써 장애인들이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줄이고 인식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대중사회에서 장애인이 어떻게 표출되는지에 달려있다고 보았다. 인구고령화에 따라 장애를 겪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자폐증 건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기업 경영층, 고위공직자 중 학습/인지 장애, 정신 건강 문제, 즉 보이지 않는 장애를 겪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그 누구든 장애인 언제나 될 수 있으며 설령 장애인이 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애인사회에 대한 관심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강연을 통해, 장애란 비장애인 사회에서 단순 고용, 지원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각종 제한조건을 극복하며 문제를 해결할 지혜의 축적, 즉 혁신의 원동력으로 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함을 느꼈다. 포스코 사회공헌프로그램도 장애인의 삶의 지혜, 장애인만이 가진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업을 확대하면 유용할 것이고, 제품 개발 측면에서도 장애인 니즈를 반영할 수 있다면 거대한시장에 참여하기가 훨씬 용이할 것이라 생각된다.

고남규(포스코 기업시민실 대리)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직장에서의 다양성과 공정성 그리고 포용성

포용성과 재무적 성과 사이에는 지속적으로 긍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상위 20위권의 포용적 기업은 5년 간 연평균 주식 수익률이 10%인데 비해 하위 20위권은 4.2%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1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은 기업에 수 많은 정량적 혜택을 가져온다. 다양성과 포용성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회사는 팀워크2와 혁신3, 생산성4이 향상되는 경험을할 수 있다. 진정으로 포용적인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우리의 사회경제적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미국 내 모든 소수그룹(아시아계 미국인 제외)은 국가평균보다 높은 실업률을 겪고 있다. 인종을 막론하고 여성은 평균임금 수준이나 그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18% 정도만 현재 처우에 만족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인재의 고용과 유지에 힘쓰고 있는 두 회사, 나스닥Nasdaq과 로우스Lowe’s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두 기업은 포용적 직장을 만들기 위한 BCCCC 회원사의 대표적 모범 사례이다.

 

시장 전체에 아우르는 포용성, 나스닥

증권거래소인 나스닥은 자본시장과 경제 재평가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자 한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나스닥은 장기 ESG 전략과 감독뿐 아니라 모든 수준의 이해관계자를 위한 자선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나스닥 경영진들은 상장사들이 공동번영을 위협하는 오래되고 조직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엄밀히 말해, 나스닥은 경제를 강화하고 공정한 기회를 만들어 더욱 지속가능한 세계에 기여함으로써 포용적 성장과 번영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나스닥은 새로운 ‘목적 프로그램Purpose Initiative’을 선보여 여성과 소수 지역사회가 사업을 키우고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선활동과 커뮤니티 활동, 기업 지속가능성과 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본창출과 시장, 기술의 중심에 서 있는 나스닥 고유의 위치를 잘 활용하고 있다.
아데나 프리드먼Adena Friedman 나스닥 CEO는 “시장참여의 불평등은 우리 지역사회의 격차를 심화시키므로 나이와 성별, 인종을 막론하고 기업가와 투자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은 포용적 경제를 건설하고 부를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산업 전문성과 새로운 목적의식, 중점적 자선활동을 통해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소수민족과 여성 기업인의 지원을 늘릴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다시 불붙은 목적의식은 나스닥의 지역사회 참여활동에 잘 드러나있다. 나스닥은 소외된 지역사회가 재무적 지식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투자자 참여 재구성에 집중하기 위해 나스닥재단의 미션을 새롭게 정립했다. 2020년 6월 일어난 인종차별 시위 이후, 나스닥은 글로벌 보건, 경제, 사회정의의 위기에 특히 취약한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단체에 300억 달러의 현금을 기부했다. 또한 스마트투자포털을 만들어 일반 국민들이 소매거래와 투자의 모든 요소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나스닥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 인종을 아우르는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참여의 불평등은 우리 지역사회의 격차를 심화시키므로 나이와 성별, 인종을 막론하고 기업가와 투자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

이와 같이 나스닥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려는 노력은 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나스닥굿웍스Nasdaq GoodWorks 와 모두를 위한 글로벌 기업가 생태계를 꿈꾸는 비영리단체, 나스닥기업가센터Nasdaq Entrepreneurial Center를 통해 확대될 것이다.
내부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나스닥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전문성 증진과 인재영입 프로그램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나스닥은 우선 커뮤니케
이션과 교육, 개발, 전문성 증진과 인재영입 프로그램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선임 리더들은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을 위한 직원 네트워크 10개 중 하나인 GLOBEGlobal
Link of Black Employees와 협력해 이러한 노력들을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스닥은 시장 전반에 걸쳐 이사회 다양성과 투명성 증진을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0년 12월 나스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이사회 다양성과 공시와 관련해 새로운 상장 규정을 채택하자는 제안을 제출했다. SEC의 승인을 받으면 나스닥 미국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기업은 지속적이고 투명한 이사회의 다양성 관련 통계를 공시해야 한다. 또한 새 규정에 따르면 대부분의 나스닥 상장기업은 여성과 소수민족 또는 성 소수자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and queer를 포함해 최소 두 명의 이사를 소수자 계층에서 선임하지 못한 경우 그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외국 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은 유연하게 이사진 중 두 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워도 된다.

로우스 직원을 넘어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다양하고 포용적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헌신하고 있다.
문화와 다양성, 포용성은 로우스에게 꼭 필요한 비즈니스 목표다.

프리드먼은 “나스닥의 목적은 경제 강화를 위해 포용적 성장과 번영에 앞장서는 것”이라며, “이번 제안을 통해 나스닥 상장 기업들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사회 구성과 다양성에 대한 철학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투명한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규정은 미국 재계가 포용적 대표성을 이루기 위한 더 넓은 여정에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양성과 평등성, 포용성을 강조하는 기업, 로우스

로우스Lowe’s는 세계 최대 주택개조 소매업체 중 하나다. 따라서 전 세계 30만명 이상의 직원에게 변화를 가져오는 일은 복잡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 2018년 7월 취임한 마빈 앨리슨Marvin R. Ellison CEO는 임원진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고위임원팀을 만들어 진보적인 대화를 이끌어냈고, 고객의 다양성을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했다. 그는 포춘Fortune 500대 기업 내 단 4명밖에 되지않는 흑인 CEO 중 하나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효과적인 실행은 말보다 행동에기반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앨리슨에게 문화란 성공의 주 원동력이며, 이를 위해선 회사가 먼저 직원들에게 의지를 보여줘야 소매업체도 지역사회와 고객,리더들에게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다양성, 포용성은 로우스에게 꼭 필요한 비즈니스 목표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CEO 혼자 이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니스 듀프레 리틀Janice Dupré Little HR 부사장은 2020년 여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로우스에서 첫 최고다양성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로 일했다. 재니스 부사장의 리더십 덕에 로우스는 첫 비즈니스자원그룹 BRGBusiness Resource Group을 설립했고, 흑인정보네트워크Black Information Network를 공동 창립했으며 원텐OneTen연합에 가입했다.
로우스는 직원을 넘어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다양하고 포용적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헌신하고 있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 발발하자, 미국 내 18만 개 이상의 소기업이 간신히 문을 열고 있었고, 9만 8천 개 정도의 기업이 문을 닫았다.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다 완전히 문을 닫게 되는 소기업의 수가 점차 늘어나자 로우스는 소기업보조금프로그램Small Business Grant Program을 선보여 코로나19 피해가 큰 소수민족과 여성 소기업에 5천 5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2020년 12월까지 2천 개 이상의 소기업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로우스의 헌신은 사업 운영방식, 즉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 선반에 놓일 제품의 선택부터 공급자에 이르기까지 업무 전반에 녹아있다.
2020년 9월, 로우스는 클릭 한번으로 다양성 소기업을 주요 소매업체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 Making It…With Lowe’s를 선보였다. 다양성 소기업이란 소수민족, LGBTQ, 장애인, 참전용사나 여성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업체를 말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로우스 고객에게 다양하고 혁신적인 최고의 제품을 찾아주면서도 경제의 초석인 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성 기업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조명해 모든 소기업이 동등하지 않다는 인식을 재고했으며, 포춘 500대 기업이 되겠다는 꿈과 제품을 가진 기업인에게 등불이 되었다. 2020년 12월, 로우스는 30여 개 대기업이 모여 향후 10년 간 백만 개의 흑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연합체 원텐OneTen에 가입해 다양성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로우스의 문화와 다양성, 포용성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을 이해하게 되면 경영진들이 “우리는 함께 최고의 서비스와 가치로 모든 관련 채널과 지역사회에 최적의 주택개조용품을 제공할 것”이라는 회사의 미션에 생명을 불어넣는데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집을 만들겠다는 로우스의 명확한 의지가 비즈니스 목표 전반에 새겨져 있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 : ‘ESG 파이코노믹스’ 서평

 

 

 

[세상을 바꾸기 위한 기업의 움직임]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There is no business to be done on a dead planet).”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브라우어(David Brower)’는 환경이 오염되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그 어떠한 사업도 생존할 수 없으며, 모든 사업이나 행동은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의 CEO였던 ‘로즈 마카리오(Rose Marcario)’ 역시 이 메시지에 동감하며, “파타고니아는 우리의 고향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지구를 살리는 해결책이라고 본 파타고니아는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때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내걸었다. 새로운 상품의 소비는 자원의 낭비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파타고니아는 한 번 사면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헌옷을 수선해주는 부서도 마련했다. 그러자 파타고니아의 옷은 ‘한 번 사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이미지가 생겨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율이 증가했으며,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브랜드 2위로 성장하게 되었다.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면으로 티셔츠를 만들거나, 플라스틱 병과 자투리 원단을 사용한 티셔츠(Responcibili-Tee)를 만들어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한 공정무역 봉제 제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구매한 티셔츠 금액의 1%를 여러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지구를 위한 1%( 1% for the planet)’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티셔츠 한 장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기업들은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이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상품을 선택하고,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투자원칙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기업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파이 쪼개기’에서 ‘파이 키우기’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이윤 창출로 이어질까?”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알렉스 에드먼스(Alex Edmans)’ 교수는 그의 저서 『ESG 파이코노믹스(Pieconomics, 2021)』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기업에 사치나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반드시 필요하며 ‘사회적 가치를 키우면 이윤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재무적 이윤 추구와 사회적 목적 추구를 양분하여 사고하는 ‘이분법’이 기업의 존재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며, 모두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원칙으로 ‘파이코노믹스’를 제시하였다.

파이코노믹스는 ‘Pie + Economics’의 합성어로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접근방식’을 말한다.

이에, 파이코노믹스는 투자자를 중요하게 여긴다. 즉, 파이코노믹스 관점에서 기업은 투자자에게 이미 존재하는 파이의 큰 조각을 주는 것뿐 아니라 ‘파이(pie)를 키워’ 투자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본다. 『ESG 파이코노믹스』에서는 조직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기반으로 장기적 관점에 집중할 때 모두(주주, 노동자, 공급자, 고객, 환경, 지역사회, 납세자 등)의 몫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투자자와 사회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선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즉, 파이코노믹스는 투자자와사회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접근방식이다.

또한, 파이코노믹스 관점에서 리더는 이해관계자의 이윤을 재분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창출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적극적인 주주들은 쇠퇴하는 기업에 개입하여 파이를 키울 수 있으며, 동기부여가 잘된 직원들은 아래에서부터 파이를 혁신하는 방식으로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여기서 ‘파이’는 ‘이윤’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나타낸다. 그리고 이윤은 파이의 한 부분이다.


사회적 가치를 일차적 목표로 삼게 되면 이윤 추구를 최종 목표로 삼을 때보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 사회적 가치를 목표로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를 이루는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더 큰 이윤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애플, 파타고니아, 보다폰, 어도비 등의 다양한 기업 사례와 체계적인 연구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기업이 근무 여건을 개선하면 직원들은 보다 높은 의욕으로 생산성이 오를 것이고, 약값을 떠나 전염병 확산을 막고자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가 결과적으로는 약품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가치에 감화된 고객, 직원, 투자자를 끌여들여 결국 회사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옴을 강조한다.

 

[ESG 경영을 위한 나침반, 파이코노믹스]

대부분 기업들은 노동자의 임금, 고객의 행복과 이익 또는 기후변화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기업가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또한, 50년 전 미국의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 창출이다.”라고 한 말을 진리라 여기며, 여전히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 『ESG 파이코노믹스』저자 ‘알렉스 에드먼스’는 이러한 이유로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보았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 방법으로 ‘파이 키우기’를 소개했다.  그리고 에드먼스는 사회적 가치를 재고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파이를 키워 재무적 이윤도 창출한다는 이론과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기업은 파이 키우기를 통해 창출하는 총 가치를 확장하여 투자자뿐 아니라 이해관계자에게도 이익을 주며,  실제로 이러한 접근법을 따르면 주주 가치 극대화에 매진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수익이 더 향상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직원을 동료로 대우하거나, 지속가능한 정책을 이행하는 것, 또는 중요한 이해관계자에 투자하는 기업이 결국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이 책에서는 ESG에 근거한 기업의 파이 키우기 전략은 기존의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리더와 직원, 투자자, 주주, 사회, 환경, 시민 모두에게 득이되는 ‘협업 게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파이코노믹스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으로서, ESG 시대에 사회와 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해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사회혁신을 위한 대학과 기업시민의 협력

 

 

 

[사회혁신과 대학]

세계가 BCBefore Corona 시대와 ACAfter Corona 시대로 구분될 것이라는 혹자의 말처럼 지난해 시작되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라는 쓰나미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어느 영역 하나 빠짐없이 이전에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되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대학 또한 코로나19 시대의 대학교육 변화와 전환을 미래의 문제가 아닌 지금 현재의 문제로 직면하고 있다. 이미 3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단어인 VUCA를 재소환한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코로나19로 초래된 또 다른 변동성 Volatility-불확실성Uncertainty-복잡성Complexity-모호성Ambiguity을 맞이하며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의 문법을 구사해 야만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현재의 VUCA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의 문법으로서 사회혁신과 사회혁신 교육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혁신은 새로운 생산물 또는 생산 방법의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혁신과 정부 정책 및 행정상 문제를 인지하고 정보 또는 지식을 발굴·생산하여 새로운 정책을 채택하는 일련의 과정으로써의 정부혁신과는 혁신 주체의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즉 사회혁신은 시민 주도로 다양한 주체 간의 협력을 통한 혁신적인 방법 및 절차를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시민 스스로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시민의 주체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혁신의 특징을 담는 사회혁신 교육은 내용적으로는 다학제·초학제적 접근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방법론적으로는 프로젝트 기반 참여학습project-based action learning,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뒷받침하는 핵심역량으로써 흔히 5C라고 부르는 소통communic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협력collaboration, 통섭consilience, 창의성creativity 등이 강조된다.
코로나19 시대에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또 다른 코로나19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이제 대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의 또 하나의 시민 주체로서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할 시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학의 사회혁신 교육은 그 교육과정 자체가 하나의 사회혁신랩social innovation lab이 되어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대학 구성원 스스로 사회혁신 생태계 내에서 변화창조자change maker로서 역할을 발견하고 VUCA의 시대에 능동적인 건설자이자 창조자로 거듭나야하는 숙명을 떠안게 되었다.

 

[사회혁신과 기업시민]

코로나19가 몰고 온 VUCA의 광풍을 기업이라고 빗겨갈 수는 없다. 대학과 마찬가지고 기업 또한 변동성이 큰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며 기업 본연의 경제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불안과 위기의 시대에 다양한 사회문제를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회혁신의 또 다른 주체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회혁신을 위한 기업의 모습은 그 수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단기적 비전과 재무적 결과에 초점을 두는 수동적인 기업의 사회적 관리Corporate Social Stewardship에서부터 기업이 규제 대응적 측면에서 층위별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하게 대응하는 기업의 사회적 반응Corporate Social Responsiveness, 다국적·초국적 기업경영환경속에서 갈등과 충돌 예방 차원에서의 기업 윤리Business Ethics, 그리고 환경, 경제, 사회를 아우르는 사회 전반의 난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가로서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에 이르기까지 기업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
다만 복잡다단해져만 가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점점 분명해져 가는 사실은 기업이 기업 중심적 사고에서의 수동적 ‘책임Responsibility’ 준수를 넘어 기업과 유기적으로연결되어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고민하는 기업시민의 모습을 갖춰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과 마찬가지로 기업 또한 사회혁신 생태계 내에서 변화창조자change maker로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을 찾고 수행해야하는 숙명을 떠안게 된 것이다.

 

[대학과 기업시민이 협력하여 만드는 사회혁신]

대학에서의 협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산학협력이다. 최근에는 이 산학협력조차 기존 대학과 산업체 간 협력 관계에 양자의 중간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 정부(공공연구소)를 포함시킨 삼중나선 모형Triple Helix Model으로 확대되더니 어느 순간 시민사회의 참여를 강조하는 산·학·연·민협력을 가리키는 사중나선Quadruple Helix 모형, 그리고 여기에 환경 이슈를 포함시켜 지속가능발전 및 사회생태 분석을 위한 학제 간혹은 초 학제 간 분석틀을 제공하는 오중나선모형Quintuple Helix model으로 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혁신 분야에서의 협력의 대상과 범위는 어떠할까? EU 집행위원회 European Commission는 사회혁신을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서비스, 모델 등을 개발하고 실행함으로써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협력을 창출해내는 것’으로 정의하며 ‘그것은 충족되지 못했던 사회적 수요에 대한 새로운 대응방식이며, 사회적 상호작용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촉발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회혁신의 정의 자체에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협력’이 강조되는데 이를 사회혁신을 언급할 때 함께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공동창조co-creation로 대용하여 표현할 수도 있겠다. 이제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여 공동창조co-creation하는 사회혁신 실사례를 해외 대학과 포스코 기업시민 프로그램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뱁슨대학Babson College
뱁슨대학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 웰즐리Wellesley에 위치한 사립대학이다. 뱁슨대학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학부전공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최초의 대학으로 기업가정신 교육 분야에서 학부 및 대학원 과정 모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뱁슨대학이 정의하는 기업가정신은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과 자원 배분 역량’으로 많은 교과목이 이를 현장에서 실현해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MCFEManagement Consulting Field Experience는 기업 및 비영리기관들과 협력하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4~6명으로 구성된 학생 컨설턴트팀이 경영 컨설턴트들과 함께 참여 기업 및 비영리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능력 향상을 돕고 동시에 참여 기업 및 비영리기관에게 컨설팅 주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애리조나 주립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대학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혁신은 2002년 취임한 마이클 크로Michael Crow 총장의 강력한 리더십하에서, “New American University”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누구를 배제함으로써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포용함으로써 성공할 수있는 모델, 공공선에 도움이 되는 연구와 발명을 지향하는 모델, 공동체의 건강과 복지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주된 책무로 삼는 모델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을 교육기관이 아닌 ‘지식기업’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섹터들에게 대학 보유지식 및 기술을 오픈함으로써 기업체, 대학, 학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또한 다양한 섹터의 주체들과의 파트너십 체결 자체가 경제적 성과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분석,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등 현장 수요 중심의 연구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 학생들을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학생과 기업의 만족도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포스코 기업시민: 포유드림POSCO YOUTH DREAM
포유드림은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업이 시민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취업 아카데미, 청년 AI·Big Data 아카데미,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포유드림 잡매칭 등을 통해 포스코와 거래하는 중소 협력기업에 청년 구직자들을 즉시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가 하면, 포스텍 연구 인턴 또는 포스코그룹사에 상시 채용 지원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또한 우수 기술창업 아이템은 포스코 고유의 벤처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IMPIdea Market Place와 연계해 창업교육·엑셀러레이팅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등 내외
부 자원 연계를 통해 프로그램의 성과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기업시민 포스코경영연구원 x 가톨릭대학: 사회적경제 프로보노1 프로젝트
포스코경영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민·관·학 협력 모델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프로보노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 강화와 미래세대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연세대학교 사회혁신학회 SICASocial Innovation Creators’ Academia, 사회적기업 (주)상상우리와 함께 사회적경제 프로보노 프로젝트를 진행한데 이어 올해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2021년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의 주관대학 중에 하나인 가톨릭대학교와 사회적경제 프로보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 학기 동안 다양한 전공으로 구성된 가톨릭대학교 대학생팀과 전문 지식을 갖춘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 5명이 사회적경제 프로보노단을 결성하여 각각 매칭된 5개의 사회적경제 기업과 지속적인 인터뷰와 회의를 하고, 기업의 현황 분석을 시작으로 기업이 당면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pain point 파악 및 명확화, 연구조사 목표 및 계획 수립, 기업별 맞춤형 솔루션 도출, 최종 컨설팅 보고서 작성, 마지막 성장공유회 과정 등의 일련의 활동을 수행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애인용 높이조절 싱크대 제작업체인 휠링보장구협동조합은 “이번 프로젝트 마무리 시점에 학생들이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님과 함께 고민하여 직접 디자인한 브랜드와 이를 담아 직접 제작한 팜플렛을 지자체와 공기업에 배포했다. 그중에 실제 몇 군데서 제품과 관련된 문의를 해주었다. 실제 판매까지 이루어지기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 참가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인지라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참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포스코경영연구원 프로보노들은 참여 대학생들에게 기업컨설팅에 대한 실무적 지식뿐 아니라 선배 사회인으로서 멘토링을 제공해 미래세대 주역인 학생들이 글로벌 모범시민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영학과 4학년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위해 최전선에서 힘쓰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 행동에 앞서 사회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더 깊은 공감의 시선을 가진 기업시민 포스코를 바라며]

‘New ideas that work.’ 또 다른 사회혁신의 정의다. 물론 뒷부분에 ‘to address pressing unmet (social) needs’라는 문장이 따라붙어 궁극적인 사회혁신의 뜻을 완성하게 된다. 결국 사회혁신을 완성시키는 단어와 문장의 연결을 따라가다보면 사회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감각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이 감각을 ‘공감의 시선’이라고 표현한다. 지금까지 대학과 기업에게 불어오는 사회혁신의 바람과 대학과 기업의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혁신의 사례를 통해 살펴봤듯이 사회혁신, 그리고 그 사회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감의 시선은 유아독존의 세계관에서는 절대 생겨날 수 없다. 또 반대로 협력의 동반자가 많아질수록 그 공감의 시선은 더욱 더 깊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와의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선순환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구성원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온전한 인격체인 기업시민 포스코의 공감의 시선이 더욱 깊어지고 따뜻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기업시민 포스코의 모든 구성원이 우리 사회의 더욱더 많은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의 범위와 내용을 넓혀 나가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공동창조co-creation의 거리를 더 많이 만드는 독립적 주체가 되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삼성전자, 모두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전, “Screens Everywhere, Screens for all”]

지난 2015년 12월,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었다. 나아가 1.5℃ 이하로 제한하고자 하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2018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전 세계가 이상 기온·가뭄·태풍 등 지구 온난화 영향을 체감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후 대응 체제와 저탄소 모델로 전환할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게 된 것이다. 특히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MZ 세대에게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은 자원이 유한한 지구에서 살아가는 데 마땅히 지켜야 할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전 세계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과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삼성전자는 다방면에서 지속가능한 기후 변화 대처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매년 스크린의 혁신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기술을 가진 흥미로운 신제품들을 소개해 왔다. 여기서 삼성전자는 이런 기술들이 단지 엔지니어링 관점의 기술 개발이아닌 우리의 삶을 지속하게 하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Screens Everywhere’라는 비전을 선언하면서, 스크린이 사용될 수 있는 시간, 공간뿐만 아니라 스크린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스크린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재정의 하였다. 그리고 올해, ‘Screen Everywhere’의 비전을 ‘Screen for All’로 확장하여 모두를 위한 스크린의 비전까지도 제시했다. 이는 모든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삼성TV의 미션을 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바로 우리 모두를 위한 비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럼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삼성TV의 활동들에 대해 알아보자.

 

[Going Green: 친환경을 위한 노력]

환경 측면에서 삼성 TV는 ‘Going green’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생산 공정에서의 변화를 약속한 바 있다. TV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저감 뿐만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자원 순환이 이뤄지고, 소비자가 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여 전자 폐기물을 최소화하겠다는 순환 경제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는단순 슬로건 수준이 아닌, 현재까지 실천해온 친환경 정책을 확장하고, 앞으로의 비전까지 발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삼성TV는 2021년 라이프스타일 제품에만 적용되었던 포장재 업사이클링 에코패키지를 전체 TV로 확대했다. TV 배송이라는 임무만 마치면 쓰레기가 되는 포장재를 가치 있게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소소한 물음에서 시작된 에코 패키지는 반려동물을 위한 물건이나 소형 가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골판지로된 포장 박스의 각 면에 도트 디자인을 적용하고, QR 코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소품 제작을 위한 설명서를 제공하여 DIY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포장재에 둘렀던 각종 색채 인쇄와 부착물을 모두 걷어내어 업사이클링이 더욱 용이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박스 1개당 1개의 소품만 제작해 업사이클링 한다고 해도 약 1만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
에코패키지는 간단한 작업만으로 패키지를 재창조할 수 있는 DIY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기업이 할 수 있는 선한 행동을 넘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발전되어 환경 보호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취지를 인정받아 에코패키지는 2020년에 CES 혁신상, 2020 국제 디자인 공모전IDEA 은상, 2020 우수디자인 공모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2020 월드스타 글로벌 패키징 어워즈World Star Global Packaging Awards 등 국내외 다양한 수상 실적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 TV는 리모컨에서도 ‘Going Green’의 접근 방법을 찾았다. 뒷면에 태양전지 패널을 부착하여 일회용 배터리 없이 태양광이나 실내 조명으로 충전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리모컨(솔라셀 리모컨)’을 2021년형 제품에 적용한 것이다. 지구 환경을 위해 그 동안 바뀌지 않았던 TV 리모컨의 구조를 바꾸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자체적으로 충전 가능한 배터리로 리모컨을 흔들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나, 마이크에 소리가 들어가며 발생하는 진동에너지 등 수많은 방식을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선택된 것은 태양전지 솔라셀 이었다. 가정에서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전등을 늘 켜 둔다는 것에 착안해 빛을 얻기 쉽고, 충전이 용이한 태양전지를 적용했다. 하지만 태양전지의 적용만으로 리모컨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부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빛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는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리모컨이 하루 동안 필요로 하는 소비전력량을 줄여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하였다. 사용자들의 TV 시청 패턴과 버튼을 누르는 횟수, 사용시간 등을 고려해 재설계한 결과 소비전력량을 86%나 줄일 수 있었다.
TV의 사용 주기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약 7년으로 설정했을 때, 1년에 한 번만 리모컨 배터리를 교체해도 한 가정에서 14개의 AA사이즈 배터리가 꾸준히 폐기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 공식을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로 판매될 TV의 친환경 리모컨 판매량에 적용하면 약 1억 개의 배터리 폐기물을 줄이고, 약 1만 4000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업계 리더로서 친환경을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과 발걸음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뿐만 아니라, TV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길 희망한다. 다른 TV & Audio 업체들도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한다면, 연간 2억 대가 넘게 팔리는 전 세계 TV 시장으로 솔라셀 리모콘이 확대된다고 가정해 보았을때, 약 31억개의 배터리 폐기물을 줄여 연간 44만톤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약 55,660개의 축구장을 소나무로 가득 채울 수 있을 만큼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재생플라스틱 사용을 통한 친환경 노력에도 역량을 발휘했다. 자연의 선순환 측면에서 재생 플라스틱은 분명 매력적인 소재지만 ‘재생되었다’는 것 때문에 새로운 플라스틱 소재를 쓰는 것보다 단가가 높아진다. 즉, 재생 플라스틱을 쓰면 쓸수록 제품의 원가는 올라가고 기업의 이익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TV는 제품 판매를 통한 이익보다 환경에 미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모니터와 사이니지의 스탠드 및 뒷면 커버에 재생플라스틱을 지속 활용하는 등 그 사용처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솔라셀 리모컨 또한 리모컨 플라스틱 소재의 28%를 재활용된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조하는 등 친환경 재생 소재 활용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으며, 향후 TV 제품 전반으로 재생 소재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No One Behind: 단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에게 평등한 스크린]

흔히들 저시력자, 전맹인, 난청인, 농인은 TV를 즐기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사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TV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TV가 바로 그들이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채널을 돌리고, 원하는 소리로 볼륨을 조절하고, TV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이해하는 것까지. 흔히 ‘TV를 시청한다’고 했을 때머릿속에 그려지는 당연한 과정이지만, 눈이나 귀가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이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애로사항들을 감안해 삼성 TV는 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나 ‘당연히’ TV 속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접근성 기능들을 개발해 2013년부터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접근성 기능을 사용하는 실 사용자 입장에서 TV를 바라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삼성TV 개발자들은 2013년부터 영국 왕립 시각장애인협회, 그리고 미국, 유럽 등의 장애인 단체를 찾아가 TV 사용 과정에서 장애인 소비자가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기능과, 몰랐던 기능에 대한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국내에서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한국농아인협회 등과 협업해 실 사용자들이 TV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21년 삼성 TV에 도입된 기능들 역시, 실제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물이다. ▲색각 이상자들이 TV에 표현되는 색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색각 이상을 체크하고 화면을 보정해주는 ‘씨컬러스SeeColors’ 앱 ▲콘텐츠 자막Closed Caption의 위치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자막 이동’ 기능 ▲뉴스에 나오는 수어 화면을 AI를 통해 자동으로 인식해서 확대해주는 ‘수어 확대’ 기능 ▲스피커와 헤드폰 두 곳으로 동시에 사운드를 출력해 일반인과 저청력 장애인이 함께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 출력 오디오 기능’ 등을 적용했다.
삼성 TV의 뛰어난 접근성 기능은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에는 소비자 가전 제품 최초로 영국 왕립 시각장애인 협회 (RNIB, Royal National Institute of Blind People)로부터 ‘시각장애인 접근성 인증’을 획득했으며, 2021년 CES Award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방송통신위원회는 저소득층 시청각 장애인의 방송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시청각 장애인용 TV를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접근성 기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삼성전자는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각 장애인용 TV 보급사업’ 공급자로 선정되어, 국내 시청각 장애인들의 삶을 지원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미래, 모두가 함께하는 삶]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삼성전자는 환경과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개발 과정과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공명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강
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제품 뿐 아니라 포장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만드는 과정은 물론 에너지 사용 효율화 등 고객의 삶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를 위해 도전과 노
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속가능 활동은 많은 투자와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일들이지만 이러한 활동들로 우리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얻을 수 있기에 삼성전자는 가치의 우선 순위를 다시 보면서, 우리 주변 세상을 도와야겠다는 새로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리더십은 1위, 최초, 최고의 제품만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삼성전자는 믿고 있다.
앞으로 삼성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모든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생존을 위한 ESG 경영과 측정

 

 

 

 

[기업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ESG 압력]

최근의 동향을 보면, 기업을 향한 ESG 압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며, 앞으로는 더더욱 거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및 제도적 압력부터 살펴보면, 프랑스 하원은 2021년 5월 고속열차 테제베로 2시간 30분 이내 도착 가능한 곳의 단거리 국내선 여객기 운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물, 공기, 토양을 고의로 오염시키면 ‘환경 학살(ecocide)’ 혐의로 기소될 수 있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복원까지 책임져야 한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스웨덴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시킨다. 미국의 LA는 2028년에는 모든 택시를 전기화하고 2035년에는 모든 배달차량의 배출가스를 금지시킬 계획이며, 파리는 2024년에는 디젤차, 2030년에는 가솔린차의 운행금지를 선언하였다. 이에 더하여 각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40%에서 55%로, 미국은 26~28%에서 50~52%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조정하였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기본법이 제정되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4.4%에서 40%로 크게 상향조정하였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압력 또한 매우 강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BlackRock은 모든 투자과정에 ESG를 고려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관련 매출이 25%를 넘는 기업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도 지난 5월 탈석탄운영정책을 선언하고 향후 석탄채굴 및 발전 산업에 대하여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을 도입하기로 하였다. 최근 EY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세계 기관투자가 중 74%가 ESG 성과가 저조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회수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심지어 Finance Watch와 같은 유럽의 금융규제 전문 비정부기구는 화석연료유전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1,250%로 크게 상향하여 금융기관의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원천봉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운영에도 직접적인 압력이 현실화되고 있다. BlackRock은 2020년 상반기에 환경문제를 다루지 않는 244개 기업을 지적하고 53개 기업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에서 행동을 취했다. Engine No. 1이라는 헷지펀드가 세계최대 정유업체인 Exxon Mobil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12명의 이사 중 어떤? 3명의 이사 자리를 확보하기도 하였다. 시민운동도 적극적으로 변하여서, 네덜란드의 환경단체는 유럽 최대 기업인 Royal Dutch Shell을 상대로 제소하여 2030년까지 탄소배출양을 45% 감소시키라는 법원의 판결을 얻어내기도 하였다. 네덜란드 연기금은 삼성전자,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 대기업 10곳에 탄소배출 감소 등 기후위기에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었으며, APG는 석탄화력발전을 지속한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바도 있다.

 

[생존을 위한 경영, ESG 경영]

이와 같은 기업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압력은 기업들로 하여금 경영에 ESG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런데 기업들은 ESG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을까?  최근 수행된 연구(Bingler et al. 2021)에서 이에 대한 대답을 엿볼 수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전세계 818개 기업의 환경관련 공시수준이 지난 6년간 향상된 정도를 수치화 하면 겨우 1.9%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ESG를 실제 경영에서 비중있게 반영한 것보다는 외부로부터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늬만(?) ESG를 표명한 것임을 시사한다.

그런데 ESG는 외부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또는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 듯하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압력은 기업에게는 실질적인 위기이자 위협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압력은 ESG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거나 투자 자금을 조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규제기관의 압력은 제품의 원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제품의 판매량을 결정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정부의 목표는 탄소배출권과 탄소세 등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EU탄소배출권의 가격은 지난 2월 사상최고가인 톤당 96유로에 거래되어 2021년초 대비 200% 가량 상승하였다. 이에 더하여 독일의 경우 2021년부터 톤당 25유로의 탄소세를 부과 중이며, EU는 2021년 탄소국경세 법안을 발의한 후 2023년에 도입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포스코는 국내 민간 기업 중 가장 많은 7,567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3개 업종에서만 탄소 중립 비용으로 2050년까지 최소 40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탄소중립을 위하여 9기의 고로를 순차적으로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교체하는데 이를 위하여 1기당 약 6조원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30년 치 영업이익을 모두 쏟아부어야 가능한 금액이다.[1]

ESG에 대한 구매자의 인식도 변하고 있어, ESG 활동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제품의 판매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2021년 5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63%의 응답자가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대답하였으며, 70.3%의 응답자가 실제로 제품구매시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더해서 애플이나 BMW 같은 기업들이 협력업체에까지 ESG를 요구하며,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업자체가 무산되는 결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LG화학이 BMW의 ESG 관련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으며, 중국의 카메라 모듈 회사인 오필름은 신장 위구루에 대한 중국당국의 박해로 인해 애플의 공급망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EU같은 ESG 선진국이 ESG를 무역장벽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인들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ESG를 동일한 것이라 혼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동일하지 않다. CSR은 박애주의에 기반하여 기업의 자원으로 사회와 환경을 돕는다거나, 기업의 평판을 향상시키기 위해 행하는 기업의 부가활동을 의미한다.  반면에, ESG는 환경(E)에 대한 책임, 사회(S)에 대한 책임을 기업의 경영과 재무활동 전반에 연동시키고 지배구조(G)를 강화시킴으로써 지속가능한(sustainable) 기업을 만들어 가는 기업 경영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필수요소이다.  즉, ESG라는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의미(Day 2021; Rai et al. 2021; Ng et al. 2021)로, ESG 경영이란 “비재무적 요소(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여 기업이 생존(survivability)을 위하여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1] 조선일보 2021.07.06. 포스코 탄소제로, 30년 번 돈 쏟아 부어야 가능,”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1/07/06/SGAZ67RMJFGQDNV6U6CINTUINE

 

[ESG 경영의 필수요건, 측정과 성과평가]

생존을 위한 ESG 경영을 위하여 필수적인 것이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측정’과 이에 근거한 ‘성과평가’이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What gets measured gets managed)“고 하였다.  측정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기업은 결코 변화되지 않고, 따라서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의미이다.

ESG 경영을 위한 측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economic) 가치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1>에서와 같이, 사회적(social) 가치와 환경적(environmental) 가치를 함께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 자신의 영업(own operation)뿐 아니라 공급망을 포함한 업스트림(upstream)과 고객을 포함한 다운스트림(downstream)이 창출하는 가치를 측정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야, 기업이 사회 및 환경과 주고∙받는 임팩트(impact)에 대한 모든 긍정적/부정적 가치가 측정되어 ESG경영에 고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로 설명하면, ESG경영을 위해서는 1~9번 박스의 모든 것을 측정해야 한다.  이제까지 전통적 회계에서의 측정은 2번 박스에 해당하는 기업 자신의 영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 한정되어 있었다.  계속해서 전통적 회계만을 고집하고 2번 박스만을 측정한다면, 기업은 과거의 경영에 얽매여 변화되지 않을 것이며 ESG 경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측정과 관련하여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한다면, 측정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업부별, 프로젝트별, 공정별, 제품별 등에서 측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들에 대한 가치가 화폐단위로 측정되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의사결정도 눈을 감고 하는 의사결정과 같을 것이다. 그 어떠한 목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도 합리적일 수 없을 것이다.  <그림 2>는 의류업체인 Puma의 환경손익계산서인데, Puma는 환경에 대한 가치를 공급망별, 지역별, 사업부별로 측정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측정의 결과는 성과평가 및 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많은 연구들이 ESG에 근거한 성과급이 기업의 장기성과(Flammer et al. 2019)나 ESG 평가지수(Ikram et al. 2019)를 상승시킬 뿐 아니라, 회계적 이익(Abdelmotaal and Abdel-Kader 2016)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가치를 측정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측정을 성과평가와 연결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미 BASF, Lafarge Holcim, Toshiba 등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다.  <그림 2>의 환경손익계산서도 최근에 작성된 것이 아닌, 십년 전인 2010년에 작성된 것이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ESG 측정을 경영진의 성과평가 및 보상에 연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Larfarge Hocim은 산업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임원의 성과급에 반영하고 있으며, Enel은 탄소배출량은 임원의 장기인센티브에, 사업장의 안정성은 단기성과급에 반영하고 있다.

이 기업들의 시도는 절대로 완벽하지 않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격어 왔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격을 것이다.  기업 성과의 측정과 평가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회계가 사회적 관심을 받고 발전을 시작한 시점은 미국의 대공항이었다.  잘못된 회계로 인하여 기업의 성과가 부풀려지고 기업간 비교가 불가능했던 것이 대공항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미국에서 증권법(Securities Act of 1933)과 증권거래법(Securities Exchange Act of 1934)이 만들어지면서 회계가 정비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수 십년간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ESG의 측정과 성과평가는 쉽지 않는 과정이며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과업이다.  하지만 기업내부의 임직원 및 시장과 소통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 가야한다.  측정하고 성과에 반영하여 조직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ESG 경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ESG는 새로운 생태계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ESG에 대하여 눈을 감고 모르는 척할 수도, 하는 척만 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강자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해 물러갔던 것처럼, ESG라는 새로운 생태계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ESG경영은 남을 돕는 것도 베푸는 것도 아닌,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경영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혁신을 통해 변화한 기업은 살아남지만, 변화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뒤따르는 기업은 도태되었다.  지금 시작하지 않는다면, 지금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그만큼 어두워질 것이다.

 

참고문헌

Abdelmotaal, H., & M. Abdel-Kader. (2016). The use of sustainability incentives in executive remuneration contracts: Firm characteristics and impact on the shareholders’ returns. Journal of Applied Accounting Research, 17(3), 311-330.

Bingler, J., M. Kraus, & M. Leippold. (2021). Cheap Talk and Cherry-Picking: What ClimateBert has to say on Corporate Climate Risk Disclosures. https://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3796152.

Day, A. (2021). Nonprofit strategies for alternative revenue generation and sustainability (Doctoral dissertation, Walden University). Retrieved from https://www.proquest.com/dissertations-theses/nonprofit-strategies-alternative-revenue/docview/2479018173/se-2?accountid=10785

Flammer, C., B. Hong, & D. Minor. (2019). Corporate governance and the rise of integrat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riteria in executive compensation: Effectiveness and implications for firm outcome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40(7), 1097-1122.

Ikram, A., Z. F. Li, & D. Minor. (2019). CSR-contingent executive compensation contracts. Journal of Banking & Finance, 105655.

Rai, S.S., Rai, S. & Singh, N.K. 2021. Organizational resilience and social-economic sustainability: COVID-19 perspective. Environment, Development and Sustainability 23, 12006–12023.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

Win or Learn, Never Lose! : ESG의 여러모습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우리 곁에 밀접하게 다가온 ESG는 하나의 잣대로 일률적으로 정의하기는 힘든 개념임이 분명하다. 사람, 분야 그리고 나라에 따라 ESG의 개념과 그 깊이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ESG활동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성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을 것이란 점이다. 오늘은 우리 주위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인식되는 ESG의 모습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이런 다면적인 개념과 사례를 통해, ESG를 쌓아가고자 하는 전사적인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Head: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현재 거세게 불고 있는 ESG 광풍의 배경에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의 부작용에 대한 강한 반성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에 대한 넓은 지지가 자리잡고 있다. 2010년대 초반 피케티 교수의 “불평등론”이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준 이래로, 세계2차 대전 이후 75년간 인류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이 있었으나, 그로 인한 이면에는 불평등과 비지속성은 위험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자유시장free market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 시장근본주의Market Fundamentalism와 주주자본주의는 그 유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WID World 가 분석한 “세계의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소득 상위 1% 하위 50% 계층의 국민소득의 변화추이는 우리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1980년 미국의 상위 1%의 소득비중은 하위 50% 소득의 반에 불과했으나, 35년이 지난 2015년에는 그 상황이 역전되어 상위 1%의 소득비중이 하위 50% 소득의 2배가량으로 급증한 것이다.
한편, 다보스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왑Klaus Schwab박사는 최근 저서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책에서 많은 경제학자와 정책당국자들은 쿠즈네츠Kuznets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불평등이 해소되는 관계를 갖는다”는 이론을 맹신하였고, 그 결과 오늘날의 심각한 불평등을 야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쿠즈네츠의 저주kuznets’ Curse 라고 표현한바 있다. 그는 현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는데, 그의 이해관계자 모형의 컨셉은 아래 <표2> 와 같다. 즉, 그간 중요시되던 경제적 번영Prosperity을 넘어 여러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와 공익을 감안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추가적으로 2개의 P, 즉 People  사람)과 Planet (환경)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슈왑 회장이 강력히 주창하고 있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바로 오늘날 최대의 관심사인 ESG와 직결되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자본/투자시장에서의 용어가 바로 ESG인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즉,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사에서 ESG는 주주자본주의와의 결별을 고하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각국의 경제정책에서 배태될 경제불평등 완화 및 친환경 경제정책은 바로 ESG의 새로운 모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Heart: 파이 키우기 사고방식]

최근에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해 보겠다. 바로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알렉스 에드먼즈Alex Edmans 교수가 저술한 “Grow the Pie”라는 책인데, 이 책은 최근국내에서 “ESG 파이코노믹스”라는 책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은 ESG를 기업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존의 파이 쪼개기 사고방식Pie-Splitting Mentality이 아닌 파이를 키우는 사고방식Pie-Growing Mentality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어 경영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다. 즉, 파이를 키우는 사고방식은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적을 갖고 장기간 함께 일할 때, 파이 조각이 커지는 방식으로 공유된 가치가 창조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파이pie는 “이익”이 아닌 “사회적가치”혹은 “ESG”를 상징하며, 이익은 단지 파이의 일부분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놀랍게도 이 주장은 최근 ESG라는 용어를 통해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아니던가!
에드먼즈 교수는 파이코노믹스Pieconomics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선 사회적가치 창출을 통해서 이윤도 창출하려는 기업활동에 대한 접근법을 주창하고 있다. 여기서,파이Pie는 기업이 사회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를 의미하며, 사회에는 투자자 뿐만 아니라 동료, 고객, 공급자, 환경, 정부, 지역사회라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포함된다고본다. 그리고, 파이코노믹스를 추구하는 것이 (i) 직접적으로 이윤만 추구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으며, (ii) 투자자의 파이 조각을 줄이는 것보다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파이를 키우는 것은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수반함을 인정하고 있다. 파이를 키우고자 하는 기업

은 첫째, 파이의 크기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둘째, 가능한 어느 구성원의 파이조각도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두번째 목표는 항상 실현가능한 것은 아닐 수 있는 바, 이러한 트레이드오프를 조율하는데 있어서, 경영자인 리더의 판단과 기업의 목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기업내부적으로도, 기업경영을 ESG 사고틀로 이해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ESG 경영”이 최근 경영학계에서도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에드먼즈 교수가 서술한 내용 중에 의미 있는 한가지를 강조해 보고자 한다. 기존의 파이 쪼개기 사고방식에 젖어 있으면서 우리가 은연중에 써 왔던 중요 어휘들이 파이를 키우는 사고방식에서는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래 표를 보면,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써 왔던 단어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잘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을 corporation 보다는 enterprise 로, 기업의 경영진을 Executives 보다는 Leaders 로, 우리 구성원을 Employees 보다는 Colleagues 로 이해해 보자는 것이다. 단순한 어휘의 정의 및 수정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 또한 ESG로 재무장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서는 의미 있는 작은 노력으로 내재화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에드먼즈 교수는 파이 키우기 사고방식 하에서 리더들의 판단에 지침이 될 세가지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첫째, 비교우위의 원칙The Principles of Competitive Advantage으로, 기업이 해당 활동을 통해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중요성의 원칙The Principles of Materiality으로, 이해관계자가 사업에 중요한 영향(사업적 중요성)을 미치거나 기업이 염려하는 이해관계자인지 여부(본질적 중요성) 등 특정 이해관계자가 그 기업에 중요한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리고 셋째, 곱셈의 원칙The Principle of Multiplication으로, 특정 활동이 기업이 치르는 비용보다 이해관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지 (즉, 투자자에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지가 아니라)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기업들은 첫번째 비교우위는 익히 알고 있지만, 둘째와 특히 셋째 원칙에 대해서는 거의 인식을 하지 못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 ESG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시대에서는 그 이해관계자가 본질적, 사업적으로 중요한 대상인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며, 결정적으로 이윤의 과다 측면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에게 귀속되는 가치의 창출여부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ESG에 내재화되어 있는 경영마인드를 함축적으로 잘 표현해 준 것이라 하겠다.

 

[Hand: Higg Index]

앞에서는 ESG와 연관된 사고체계Head와 진실성 있는 경영마인드Heart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여기서는 실제 기업의 생산/제조 현장에서 ESG가 구현Hand 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SG 개념 중에 2050 넷제로 목표와 관련,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 바로 E(환경) 영역인 바, 여기서는 섬유/의류 업체에서의 ESG가 내재화된 생산평가툴인 Higg 인덱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친환경 의류회사의 대표격인 파타고니아Patagonia는 2009년 월마트와 함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류를 만들기 위한 협의체인 SACSustainability Apparel Coalition를 결성하였다. 그 첫 작업으로 의류 생산현장의 환경영향 측정/평가방법을 표준화한 지속가능성 평가툴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Higg 인덱스이다. 라이프사이클 측정Life Cycle Assessment을 바탕으로 의류, 신발, 홈텍스타일 생산의 모든 흐름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수치화하고, 이를 소비자 및 산업계에 전달하고자 하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프로그램으로 제시된 것이다. 원료 – 생산 – 브랜드 – 판매 – 사용 – 폐기로 이어지는 모든 생산과정에 대한 환경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환경 친화적인 제품/생산공정을 만드는 것이 동 제도의 목적이다. Higg 인덱스는 2015년 Higg 인덱스 2.0을 거쳐 본격적으로 생산공정에 대한 등록 및 평가를 진행하였으며, 2018년부터 Higg 인덱스 3.0 버전을 운영중에 있다.
아래 표에서 보듯, Higg 인덱스는 밸류체인 내 참여 기업의 자발적인 자체 평가 프로그램으로 제시되었으며, Facility, Brand, Product, Retailer 4개 분야의 8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주력 물품의 생산단계 업스트림 과정에서부터 다운스트림 과정 내 환경영향을 측정하고 있으며, 당해 참여기업과 브랜드의 ESG 측면에서의 강점과 약점을 쉽게 알 수 있게 해 준다. 동 Higg 인덱스는 섬유/의류 업계에서는 친환경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바, EU는 역내에 수입되는 섬유/의류제품의 경우 Higg 인덱스가 표기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된 상황이며, 중국 또한 의류제조 공장의 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 후 중앙 시스템에 보고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다만, 이 Higg 인덱스는 ESG를 저해하는 과정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둔 제도로서 ESG/사회적 가치를 플러스(+)로 늘리는 것에는 미흡한 단점이 있으며, 그 표현법도 100점 만점 기준의 점수로 표현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완전한 정량적 측정이 되지는 못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제조 단계에서의 환경영향을 실제 측정/평가/관리하고자 하는 발상자체는 다른 업계에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방안이라 하겠다. 다른 업종에서도 이러한 Higg 인덱스 류의 실제 관리 프로그램이 지속 나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마무리: Win or Learn! Never Lose!]

ESG의 불길은 금방 스러져갈 모닥불은 결코 아닌 듯하다. 경제사적으로도 그 의미가 명확해지고 있고,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도 파이를 키우는 방법론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ESG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각 업종별, 회사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축적되어 갈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엔 ESG를 하나의 평가지수로 보는 리스크 회피의 시각이 만연한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ESG가 추구하는 것이 단순 위험회피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인류의 체계적인 노력인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일들이 승패관계로 이해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현재의 ESG 상황은 지수평가에 따라 한 기업이 누구보다 낫고 못하다고 하는 Win or Lose 관계가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가 win 혹은 learn 하면서 전체가 발전하는 Win-Win 상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가는 한 기업의 좋은 사례가 모두에게 배움이 되고, 그 배움이 전체 생태계를 업그레이드해서, 새롭게 승화 발전되는 자기구현적 생태계Self-fulfilling ecosystem를 지향해야 한다. 모두가 “루저”가 되지 않고 배움을 이끄는 “리더”가 되는 한국의 ESG 생태계를 꿈꿔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0호